“세입자 피눈물 값만큼 싸게”…강제경매 쏟아져 나온 전세사기 빌라
언론기사2026.01.11
강제경매 개시 집합건물 역대 최다
경기도·서울서만 각각 1만채 넘어
전세사기·경기침체의 직격탄 분석

지난해 3월 서울 경매법원 [이충우 기자]지난해 전국적으로 강제경매에 넘어간 집합건물은 3만8524채로 연도별 최다 건수 신청 건수를 기록했다.

1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를 신청한 집합건물은 3만8524채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연도별 가장 많은 신청건수다.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는 채권자가 판결문과 같은 국가로부터 집행력이 부여된 공정증서를 확보한 뒤 법원에 강제경매를 신청하면 이뤄지는 절차다. 집합건물은 하나의 건물 안에 다수의 독립된 공간이 존재해 각각 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아파트,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상가 같은 부동산 유형을 말한다.

전국적으로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이 발생한 집합건물은 2023년 전까지 매년 3만채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2024년 3만4795채로 처음으로 3만채 선을 넘었고 지난해 3만8524채로 10.7% 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만1323채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 1만324채, 인천 5281채, 부산 2254채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도와 서울에서 신청 건수가 1만채를 넘어선 것 역시 지난해가 최초다.

강제경매 증가는 경기 침체 시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으로 서민 경제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고 분석된다. 특히 강제경매에 넘어간 집합건물 중 상당수는 전세사기 여파에 의한 빌라인 것으로 보인다. 피해 임차인의 강제경매 신청이 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피해 주택 낙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매각된 물건 수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지난해 전세사기나 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 피해 임차인들이 강제경매를 신청한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전문위원은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 경색과 채무 불이행으로 법원 판결을 통해 ‘최후의 보루’인 부동산이 강제경매로 넘어간 사례도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전국적으로 강제경매에 의해 낙찰돼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집합건물도 1만3443채로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도별 1만채 이상을 넘긴것도 지난해가 최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398채로 가장 많았고 경기 3067채, 인천 2862채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인천 다음은 부산(591채)으로 수도권과 큰 차이가 있었다.

지난해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를 신청과 임의경매에 의한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이 이뤄진 집합건물은 각각 4만9253채, 2만4837채로 집계됐다. 2024년과 비교했을 때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를 신청한 건물은 11.1%(2024년 5만5424채) 감소했지만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건물은 17.4%(2024년 2만1159채) 늘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채무자가 일정 기간 이상 원금·이자를 갚지 못할 때 은행 등 채권자가 부동산을 법원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과거 집값 급등기에 ‘영끌’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섰던 매수자들이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을 견디기 어렵게 되면서 소유권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