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비중 31개월만에 최저
언론기사2026.01.12
토허구역 실거주 의무 강화
2·3주택자 비중 동반 감소
‘똘똘한 한 채’ 핵심지 집중
정부 양도세 등 세제카드 검토



전국 다주택자 비중이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집값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실거주를 강제하자 다주택자들이 전략적으로 ‘똘똘한 한 채’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주택자 6월 이후 급감, 3주택은 42개월만 최저치=1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16.381을 기록해 2023년 5월(16.379) 이후 31개월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유효한 집합건물 다소유명의인 수를 집합건물 소유명의인 수로 나눈 값으로, 2채 이상 보유한 이의 비율을 구한 것이다.

다주택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2주택자 지수는 지난 12월 말 기준 11.307을 기록해 2024년 4월 이후 20개월만 가장 낮았다. 2주택자 지수는 올해 1월 11.343→2월 11.346→3월 11.348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6월 11.357을 찍고 그 이후부터 꺾였다. 3채 소유 역시 같은 기간 2.58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2022년 6월 이후 42개월만 최저치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강도 높은 정책을 시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본격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 억제책을 강행하기 시작했다. 6·27 규제 당시 1주택자 또는 2주택자 이상에 허용되던 주택담보비율(LTV)을 60%(규제지역 30%)에서 0%로 강화했다. 사실상 집이 있는 이가 또 다른 주택을 매입할 땐 대출을 1원도 내어주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다.

실거주 의무도 강제했다.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묶어 ‘2년간 실거주 의무’를 부여했으며,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도 2억원으로 제한했다. 다주택 수요와 공급을 모두 조이자 ‘1가구 1주택’을 강제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정책이 만든 ‘똘똘한 한 채’…세제로 또 겨냥=정책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똘똘한 한 채’ 기조는 더욱 심화했다. 서울 외곽 지역에 다수의 주택을 보유하던 이들도 이를 모두 처분하고, 집값이 더 잘 오르는 인기지역을 찾아 주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본래 규제지역으로 묶여있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외에도 마포·성동, 강동·광진·동작구 등에 풍선효과가 나타나며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아파트 평균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송파구로, 상승률이 20.92%에 달했다. 그다음 성동구가 19.12%를 기록했으며, 마포구(14.26%), 서초구(14.11%), 강남구(13.59%) 순이었다.

‘똘똘한 한 채’ 기조가 심화하자 양극화는 더욱 굳어졌다. 서울과 지방,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남과 비(非)강남 등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KB부동산 월간시계열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역대 최고치인 34억3849만원을 기록했지만 전국 1분위(하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억1519만원에 그쳤다. 약 29.8배 차이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간격은 더 벌어졌다. 서울 1분위(하위 20%) 아파트의 12월 평균 가격은 4억9877만원으로, 2023년 12월(5억150만원) 이후 24개월간 4억9000만원대를 유지했다. 차이는 역시나 사상 최대치인 6.9배로 확대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주택 가액 중심의 세제 개편을 검토하면서, 보유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부동산 보유세 강화가 납세자의 부담 능력에 맞게 공평한 과세를 해야 한다는 조세 원칙인 ‘응능부담(부담 능력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는 조세원칙)’에 해당한다”며 “고가의 집을 보유하는 데 부담이 크면 집을 팔 것이고, 부동산 시장에도 유동성이 생길 것”이라고 세제개편을 시사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현재는 구로와 반포 아파트의 세제 차이가 집값만큼 나진 않는다”면서 “양도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올리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