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호재, 다른 집값… ‘반도체 벨트’ 명암, 공급이 갈랐다
언론기사2026.01.12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아직 교통 측면에서 아쉽지만 계속 발전되고 있다는 게 눈으로 보이죠. 집값도 조금씩 오르면서 일부 신축 아파트는 약 2~3년 전보다 2억원 가까이 올랐어요."(경기 용인시 처인구 주민 A씨)

"지금 공급도 많고 미분양도 많아요. 2년 전보다 2억원 이상 떨어진 곳도 수두룩합니다."(경기 평택시 B공인 대표)

국내 양대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장을 짓거나 자리잡은 경기 남부의 속칭 '반도체 벨트' 주변이 지역마다 온도차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 쪽에선 호재가 다른 한 쪽에선 영 힘을 못 쓰고 있는 것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반도체 벨트가 형성된 용인의 지난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4.17%, 수원은 4.13%, 화성은 3.19%로 경기 전체 상승률(1.37%)을 웃돌았다.

반면 SK하이닉스가 입주해 있는 이천과 삼성전자 반도체 P5공장이 지어지고 있는 평택은 각각 4.56%, 7.7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이천은 수도권 전반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투자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고, 평택은 삼성전자 효과로 상승세를 보이던 때와 달리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고전하고 있다.

용인과 화성, 수원은 반도체 효과 외에도 정주환경이 조성된 점과 비교적 서울과의 거리가 가까워 서울의 집값 상승 온기가 퍼졌던 점도 집값 강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평택과 이천은 아직 초기 신도시 느낌이 강해 해당 지역에서 거주하려는 수요가 다른 반도체 지역에 비해 덜하다. 여기에 과거 반도체 효과로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했던 데다 수년간 공급 과잉이 이어지며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천이나 평택은 수요 대비 공급이 과거에도 많았고, 앞으로도 많아 일자리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라며 "용인도 미분양이 많긴 했지만 입주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공급이 많았더라도, 향후 공급이 없다고 하면 일정 부분 물량이 해소되는데 평택같은 경우는 계속 (공급이) 나올 예정이라 단기 시장 전망은 그리 좋지 않다"며 "아울러 이미 정주환경이 조성된 수원 등 다른 반도체 지역들과 비교했을 때 평택이나 이천은 여전히 군소 지역이 많아 수요가 불안정한 면도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미분양은 평택이 3594가구로 경기도 전 지역 중 가장 많았고, 이천도 미분양 물량이 1015가구에 달한다. 화성(65가구)·용인(450가구)·수원(0가구)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이천과 평택은 일자리에 비해 공급이 과하게 이뤄졌고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신규 분양 아파트보다 더 싼 값의 신축 아파트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점도 미분양 물량 적체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향후 공급 예정 물량도 많은 만큼 이천과 평택이 단기간에 반등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이천시의 입주물량은 5065가구로 적정 수요(1117가구)를 5배 가까이 웃돈다. 평택 또한 2015년부터 적정 수요(3044가구)를 뛰어넘는 물량이 공급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오는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