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삼 1억 올려도 바로 사갔다"…토허제 후 달아오른 노원, 왜
언론기사2026.01.15
“신고가(10억원)로 올려도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자, 매도인이 1억원을 더 올렸어요. 매수 의향자가 고민하는 사이, 다른 매수자가 나타나 다음 날 바로 거래됐죠.”(서울 노원구 월계동 A 공인중개사)

서울 노원구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이른바 ‘미미삼’(미성ㆍ미륭ㆍ삼호3차) 아파트 전경. 김준영 기자 서울 노원구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이른바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의 전용면적 59m² 아파트가 지난주 11억원 신고가로 가계약된 과정이다. 같은 면적 기준으로 지난달 11일 9억4500만원으로 손바뀜한 지 한 달 만에 1억5500만원 뛴 거래였다.

A 공인중개사는 “준공 41년 차인 미미삼은 재건축 기대감에 더해 인근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등 호재로 원래 주목받았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 후 더 뜨거운 단지가 됐다”며 “최근 실수요 목적의 젊은 층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15일 현재 미미삼 59m² 호가는 12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2028년 7월 입주하는 노원구 서울원아이파크 역시 연일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인근의 B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분양가 11억6500만원인 전용 72㎡ 아파트의 분양권이 최근 2억8500만원 웃돈이 붙은 14억5000만원에 가계약됐다. 본계약이 체결된 거래만 따져봐도, 지난 9일 국민 평형(84㎡) 분양권(분양가 12억7000만원~14억1400만원)이 14억88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되는 등 고공행진이다.



서울 전역 토허 시대…허가량 1위 노원구
지난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노원구가 신흥 불장으로 떠올랐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대출규제 영향이 적고 ▶학군 인프라를 갖춘 데다 ▶대단지가 많아 신혼부부 등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지역으로 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준홍 기자
토허제 후 노원구 인기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토지거래 신청에서 허가까지 걸리는 기간(약 2주)을 감안해 지난해 10월 1일부터 지난 1일까지 두 달간 서울에서 이뤄진 토지거래 허가 내역을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집계한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 9017건 중 노원구(827건·9.2%)가 1위였다. 지난해 전국 최고 불장이었던 송파구(721건·2위)보다 100여건 많았다.

실제 노원구 현장에서 만난 여러 부동산 관계자들은 “토허제 후 대다수 지역에서 거래가 주춤했지만, 노원구만큼은 선방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미미삼이나, 신축 프리미엄이 있는 서울원아이파크 쪽은 “매물이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왔고, 주공 아파트 단지와 학원이 몰려있는 상계동·중계동 역시 최근 신고가가 여럿 나왔다.

상계동의 포레나노원과 상계주공3단지는 84㎡ 기준, 지난달 각각 12억4000만원과 10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중계동 학원가 인근 청구3차 84㎡ 역시 지난 8일 13억3500만원으로 신고가를 세웠다. 상계동의 C 공인중개사는 “물건이 나오면 일단 문의가 쇄도한다”며 “지난주엔 물건 하나를 보러 하루에 세 팀이 찾아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 중 하나인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학원가 인근의 청구3차 아파트 전경. 김준영 기자

집값·교육·교통 이점에 개발 가능성도
토허제 후 노원구 부동산 거래가 유독 활발한 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실수요 환경 및 투자 가치 등 복합적인 요소가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거주 의무와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으면서도 실거주 환경이 괜찮은 곳으로 눈을 돌렸고, 학군(중계동)·교통(지하철 4·7호선 관통) 등 이점이 있는 노원구가 떠올랐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강력한 개발 의지도 기대치를 높였다. 지난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물류부지 현장을 찾아 “이곳을 ‘서울아레나’,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와 함께 강북을 대개조할 3대 혁신 개발 축으로 만들겠다”며 “이곳은 강북 대개조의 핵심이며 2028년이면 지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토허제 후 상대적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노원구의 경우 포모(FOMO·소외공포) 심리가 강한 30·40세대 입장에서 대출 제한이 적어 매수가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데다, 향후 자녀 교육이나 투자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입지로 인식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