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면 전세도 1억씩 급등” 올해 더 오른다[부동산360]
언론기사2026.01.16
강남 등 “계약할 때마다 2~3억씩 뛴다”
규제·입주절벽·월세전환 맞물려
세입자들, 갱신계약 늘며 ‘버티기’ 시도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가 위축되면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붙은 매물 게시판.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올해 2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 A씨는 지난해 10월 8억원대 전세를 목표로 서울 종로구 ‘경희궁 자이’에서 신혼집을 알아봤다. 그러나 전세를 알아보는 사이 정부 대책이 나오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자, 결국 거주 지역을 은평구로 옮겼다. 현재 경희궁 자이는 59㎡(이하 전용면적) 기준 전세 매물이 10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임차인의 월세 선호 확대, 전세 물량 감소, 신규 입주 축소 등이 맞물리며, 올해에도 전세가격이 더 빠르게 올라 서민 주거 안정을 흔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단기간에 최소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이상 오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 주요 학군지에서는 전세 상승 폭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일례로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반포자이’의 경우 84A㎡ 전세가는 최근 두 달 사이 2~3억원씩 뛰었다. 지난해 10월달만 해도 14억원대로 거래됐지만, 최근 전세 매물은 17~18억원대에서 형성돼있다. 인근 ‘메이플자이’ 역시 84A㎡ 기준 전세 매물이 21억원돼 최근 3개월간 3~4억원 가량 호가가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53% 상승했다. 월별 추이를 봐도 지난해 1년 내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전국(0.28%), 수도권(0.42%), 지방(0.15%) 등도 모두 상승세다.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이면서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가 차단된 데다,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진 점도 전세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묵시적 갱신 기간 이후 집주인들로부터 전세금 증액 요청을 받았다”며 법률상담을 요청하는 세입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매매로 이동하지 못한 수요가 전세시장에 머무르며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22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전세난은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17만2270가구로 지난해 23만8372가구 보다 28% 감소했다. 특히 서울은 지난해보다 48% 적은 1만6412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단기간에 최소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이상 오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연합>

이같은 상황에서 갱신계약 비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25만8398건 중 갱신거래는 9만8489건으로, 전체의 38%였다. 2024년 전체 25만1424건 중 갱신거래가 7만5000건(29.8%)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 건수가 모두 늘었다. 치솟는 전세값에 계약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전세계약 특성상 임대차법 적용 시점과 계약 만료 시기가 제각각이어서 통계보다 체감 전세 상승 폭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세 물량은 줄고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서울과 지방 간 격차가 심해지는 등 지역별로도 차별화된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세입자들이 거주 지역을 옮기거나, 주택유형을 바꾸는 등 외곽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커질 것으로 보고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월세로 계약을 전환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서울 지역은 입주물량 부족으로 전세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일차적으로는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요구권을 쓰면서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월세 전환이나 주거 눈높이 조정 등 다양한 대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