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중단' 현대엔지니어링, 삼표 성수 금싸라기 개발도 참여 안하나
언론기사2025.05.13
서울세종고속도로 사고 여파로 수주 중단 선언…삼표 성수동 부지 개발, 시공 파트너 재검토 불가피 서울 성수동 소재 삼표 레미콘 공장 전경. /사진제공=서울시현대엔지니어링이 신규 수주를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최근 밝히면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 금싸라기 땅 개발사업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말 내부 타운홀 미팅을 통해 "당분간 신규 수주를 중단하고 조직 내 안전관리와 품질 강화를 위한 쇄신 작업에 집중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지난 2월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의 여파로 풀이된다. 당시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미지 타격을 입고 책임론에 직면했다. 이후 조직 전반에 대한 재정비가 절실하다는 내부 판단이 내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선 무리한 수주보다는 체질 개선이 우선이라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수주 전면 중단은 대외 이미지 회복을 위한 전략적 조치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표그룹의 성수동 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사업에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사로 참여할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삼표는 성수동 본사와 레미콘 공장이 위치한 핵심 부지를 77층 규모 복합업무시설·상업시설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서울시와의 사전협상 절차를 마무리했다. 조만간 본격적인 인허가·사업 기획 단계로 진입할 예정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해당 부지 개발의 시공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왔다. 삼표와 현대엔지니어링의 관계가 돈독해서다. 두 회사는 '사돈기업'이기도 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선씨가 지난 1995년 결혼하면서 사돈이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신규 사업 수주를 잠정 중단하기 전까지는 성수동 부지 개발 시공사로 '내정' 수준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표 입장에서는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긴 셈"이라며 "시공 파트너를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표는 최근 부동산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미셸 푸치르코우즈(Michel Puchercos) 부회장을 전격 영입했다. 글로벌 디벨로퍼 출신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삼표는 푸치르코우즈 부회장에게 성수동 프로젝트뿐 아니라 향후 삼표의 핵심 개발사업들의 총괄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삼표는 조만간 서울시에 본격적인 인허가 절차를 신청할 예정이다. 건축설계사 선정, 시공사 물색 등 본격적인 개발 전 단계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개발 예정지인 성수동 일대는 최근 복합문화공간, 고급 주거시설,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며 서울 동부권의 핵심 상업지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주 중단에 대해 "기한을 따로 정해둔것은 아니고 내부적으로 안전·품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놓고 수주하는 게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삼표 부지 시공사 참여에 대해선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동 부지는 수익성과 상징성이 높은 개발 프로젝트인 만큼, 삼표 역시 시공 파트너 선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 시공사 선정까지 시간이 남은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이 향후 신뢰를 회복한다면 다시 거론될 여지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편, 1977년부터 45년간 레미콘 공장으로 사용됐던 삼표레미콘 부지의 개발 사업은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무·숙박 등 복합 시설이 포함된 77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삼표는 서울시와 6000억여원 규모 공공기여 협상을 지난 2월 마치고, 본격적인 개발 절차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