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전`이라더니 줄줄이 유찰…몸 사리는 건설사
언론기사・2025.05.13
[연합뉴스] 시공사 간에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지곤 하던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경쟁 입찰이 사라지고 있다. 수차례 유찰 이후 수의계약으로 '무혈 입성'하는 일 역시 늘고 있다. 악화된 경기와 높은 원가율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를 앞세우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중구 신당 10구역 재개발조합이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만 응찰해 유찰됐다.
시공사 선정 유찰이 반복된 신당10구역은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과 수의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현행법상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은 경쟁입찰이 원칙이지만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없거나 한 곳이면 자동 유찰되고, 2회 이상 유찰되면 단독 입찰한 건설사와 계약할 수 있다.
지난 3월 현장 설명회에는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비롯한 HS화성, 두산건설, 코오롱글로벌, 한화 건설부문을 포함한 4곳이 참석했지만 실제 공모에서는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신당10구역 재개발은 서울 중구 신당동 일대에 최고 35층, 1423가구 규모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6217억원 규모다. 지난 2006년 정비구역으로 처음 지정됐다가 2015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그러다 2021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대상지에 선정되면서 2023년말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조합은 지난해 9월부터 세 차례 입찰에 나섰지만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이후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 형태 입찰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조합이 3월 중순 공동도급을 허용한다며 네 번째 입찰 공고를 냈다.
최근엔 사업성이 보장된 강남 재건축 사업지에서도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7일 진행한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1842가구) 재건축 시공사 입찰은 GS건설만 참여해 유찰됐다. 지난 3월 입찰에서 GS건설이 단독 참여해 한 차례 유찰된 가운데 또 한번 유찰되면서 수의계약이 가능해졌다.
이 단지의 예정 공사비는 평(3.3㎡)당 920만원으로, 총 1조6934억원에 달한다. 1차 유찰 이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면서 '3파전'까지 점쳐졌으나 두 회사 모두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1960가구)도 시공사 선정 재입찰에 현대건설만 응하며 무산됐다. 이 단지 역시 지난 3월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해 유찰된 이후 다시 진행한 것이었다. 개포동 185일대 11만6682㎡ 부지에 지하 5층~지상 35층, 2689가구를 조성하는 이 사업의 총 공사비는 1조5319억원이다.
인근 서초구 방배동에서는 방배신삼호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도 HDC현대산업개발만 참여해 2차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용산구 한남5구역은 일찌감치 DL이앤씨가 수의계약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오는 31일 선정 절차가 마무리된다. 동빙고동 18만3707㎡ 부지에 2592가구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올라 원가율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 정비사업을 수주해도 이익이 크지 않다"면서 "건설 경기 하락이 지속되면서 경쟁입찰을 할 만큼 자금 여유가 없는 곳들도 많다"고 전했다.
다른 건설사와 출혈 경쟁보다는 컨소시엄(공동도급) 형태의 입찰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약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조합은 처음에는 컨소시엄 입찰 금지 조항을 내건다. 조합 입장에서는 컨소보다는 건설사들끼리 경쟁을 해야 보다 협상에서 유리하고 대출 조건과 이사비용 등의 지원, 또 설계와 자재, 브랜드 등 다양한 혜택을 제안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라고 전했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29/0002954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