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 5000만원 줘도 세입자 안나가요” 세 낀 다주택자, 숨 돌리나[부동산360]
언론기사・2026.02.05
이재명 대통령이 거주하지 않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증세를 예고하면서, 시장에 관련 매물이 나올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임세준 기자[헤럴드경제=홍승희·윤성현 기자]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세 낀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퇴로를 마련해주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살지 않는 집은 팔아라”는 메시지가 실거주 의무를 부여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선 상충된다는 지적에 따라, 세입자를 내보내야만 매도할 수 있었던 이들에게 유예 기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90여일 남은 기간 ‘세 낀 집’을 급히 팔려던 이들에게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연일 팔라는데, 어떻게 팔아요” 세입자 있는 집, 팔 수 있게 되나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때문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묶으면서 아파트를 사려면 반드시 4개월 내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하도록 했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가 퇴거에 불응하면 집주인은 집을 팔 수 없게 된 것이다.
만약 사들인 주택에 임차인이 있으면 구청에 토지거래 허가를 신청할 때 해당 임차인의 퇴거 확약서를 내야 한다. 집주인이 주택을 팔기 위해선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이사 협의부터 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셈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박 모씨는 “인근 재건축 단지에 수억원 내린 급매가 있는데, 세입자가 버티고 있어서 수개월 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면서 “이사비 5000만원을 제시해도 못나가겠다고 하니 세금 폭탄을 안아야 하나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의 임대 기간까지는 예외적으로 한다든지 해서 그 이후에는 반드시 들어가게하도록 할 것”이라고 보완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에 계약갱신요구권을 쓴 임대차계약에 한 해 임차기간 종료시까지 세금 중과를 면하는 안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되면 기간이 임대차계약 종료가 2년 내로 제한돼, 시장에 순차적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세입자 나갈 때까지 기다릴 매수자 있을 지 의문
하지만 시장에선 정부의 이같은 보완책에도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당장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인한 최장 2년의 유예기간이 신규 계약건에는 적용되지 않아 또다른 보완책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추진부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전세 계약을 맺었다면, 매수 후 전입을 2~4년 후에나 하는데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그렇게까지 편의를 봐줄 매수자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세 낀 매물 퇴로를 열어주는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토지거래허가제가 갭투자(세 낀 매수)를 방지하려고 만든 것인만큼, 갭투자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어서 정부가 그 부분에 대한 또다른 대책을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안이 매매나 전세 시장 가격 안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양 위원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정부가 유도하고 있고, 유예 기간도 줬기 때문에 매물이 나오겠지만 시장에 쌓일 정도가 될 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전세시장 매물 자체가 감소하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김효선 위원은 “임대차 시장 공급 물량 자체는 감소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중저가 매물 매매 거래가 늘 수 있고, 지금까지와 주택시장의 온도차가 다르게 나타날 순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