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집 중국인, 서울집이 또 있대” 외국인은 양도세 중과 못한다? 역차별 논란 [부동산360]
언론기사2026.02.07
투자 위해 해외 거주 가족 명의로 주택 매수 시
다주택 산정 피해갈 수 있어…세대 파악 한계
정부 “완전한 정보 공유 어려워…보완책 검토”

지난 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가운데, 외국인 주택 보유자는 이러한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국인은 세대별로 다주택자 산정이 이뤄지지만 외국인은 가족관계 확인이 어려워 세대 단위 주택 보유 현황 파악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국인 다주택자 여부를 더욱 면밀히 관리·확인하기 위한 보완책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외국인 가족관계 정보 접근의 제약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7일 부동산·세무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주한 외국인은 소득세법상 거주자로 분류돼 내국인과 동일한 과세 체계가 적용된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외국인 다주택자의 경우 5월 9일부터 주택을 매도할 때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부과되는 것이다.

문제는 외국인은 세대 단위로 다주택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 1명이 여러 채의 주택을 매수한다면 다주택자로 분류되지만, 만약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자신의 가족 명의로 투자용 주택을 분산 취득하거나, 관계 입증이 어려운 타인 명의를 동원해 주택을 매수하면 다주택자 판정 자체를 피할 여지가 있다.

소득세법 주관 부처인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의 세대원이 전부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면 그들의 국내 주택 보유 여부는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또한 “외국인의 경우 체류 기간에 따라 세대원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세대 기준으로 주택 보유 현황을 일괄 관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로 인해 다주택자를 투기 수요로 규정하고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취득세 중과를 본격화한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내국인 역차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현 정부 또한 다주택자를 겨냥한 강경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만큼 외국인 다주택자와의 과세 형평성 논란은 반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다주택자를 향해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2022년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과세 형평성 논란을 고려해 주택을 매도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세대원의 주택 소유 현황을 제출받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인수위는 “가족의 동일세대 파악이 어려운 점을 악용해 1주택자로 위장하면서 양도소득세를 회피하는 사례가 일부 발견되고 있어 국민의 거주권 보호와 공정성 제고를 위해 외국인 다주택자의 투기성 주택 거래에 대한 검증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이는 현실화되지 못했다.

다만 국토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확인 가능한 건강보험 가입 내역 중 피부양자 정보 등을 활용해 외국인 가족관계를 1차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역시 국내 비거주 가족관계까지 파악하기엔 제도적 공백이 존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외국인 다주택자 관련 보완 방안 논의 및 검토는 내부적으로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행정정보가 국가 간 완전히 통용되지 않는 이상 우리 정부에서 요건이 안 된 상태에서 중과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국인 다주택의 경우 정보 구축의 문제인데 점차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차원의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수세는 해마다 증가해왔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을 매수한 외국인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건수는 1916건으로 2021년(2014건)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1916건 중 약 40%에 달하는 740건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한강벨트(강동·광진·마포·성동구) 지역에 집중됐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는 국내 주택을 보유한 외국인이 처음으로 10만명(국토부 통계)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국 국적이 6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이들이 보유한 주택이 전체 약 10만4000가구 중 5만9000가구에 달했다. 2주택자는 10만2477명 중 5421명(5.3%)이었고, 3주택 이상 보유자는 1339명(1.3%)으로 집계됐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현재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 서울 아파트를 한 채 보유하고 있고,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그의 배우자가 또 다른 서울 아파트 한 채를 매수했어도 양도소득세 중과를 부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국가 간 조세 조약도 연관이 돼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선에서 이를 실무적으로 판단할지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