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집 내놓을까…올해 서울서만 2만호 만기 [이슈&뷰]
언론기사・2026.02.09
李대통령 매입임대 제도 개선 시사
서울서 의무임대종료 3년간 3.7만호
“공급확대 긍정, 세입자 불안정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현행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개편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올해 의무임대 기간이 종료되는 서울 아파트가 2만호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예고로 서울 내 매물이 늘어나는 와중에 매입 임대 보유 물량도 더해지면, ‘공급 확대로 인한 시장 안정’이 나타날 지 주목된다. 다만 임대사업자가 전·월세 시장에서 주택 공급자 역할을 했던 만큼, 당장 내 집마련을 할 수 없는 무주택자의 주거 불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9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올해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서울 아파트(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 2024년 말 기준)는 2만2822호에 달한다.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7833호, 7028호로 집계돼 앞으로 3년간 총 3만7683호의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된다.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는 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하면서 세입자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집주인이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집은 의무임대기간을 지켜야 하며, 이 기간 동안 임대료를 연간 5% 이상 올릴 수 없다.
해당 물량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2019년 사이 매입임대로 등록된 주택이다. 당시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목표로 ‘등록임대 활성화’를 추진하며, 의무사항을 지킨 임대사업자에게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재산세·종합부동산세·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매입임대 제도가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2020년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일반(8년) 매입임대 유형은 폐지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을 이유로 단기 유형의 의무임대기간을 6년으로 늘려 비(非)아파트에 한해 부활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이 같은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에 대한 공론화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건설임대 아닌 매입임대를 계속 허용할 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며 “임대용 주택을 건축했다면 몰라도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이 수백채씩 집을 사모으도록 허용하면 수만채 집을 지어 공급한들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도 했다.
임대사업자 제도가 개편되면, 임대의무기한이 끝난 물량은 실제 일부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윤지해 R114 리서치랩장은 “이미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된 물량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서울은 초과수요 지역인 만큼, 이 물량이 ‘적정 가격’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때문에 집값 안정 효과를 과도하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임차인 보호를 위해 최소 8년간 임대료를 5% 이내 묶어둔데다 최대 10년 장기거주를 보장한만큼 일반 임대차 시장으로 풀리면서 억눌렸던 가격이 한번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임대의무기간을 모두 채운 매입임대 아파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대상이라는 것도 대규모 매물 출회를 돕지 않을 수 있다. 임대사업자들이 보유세 부담을 감내해서라도 ‘버티기’를 선택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서울 전역이 실거주 의무 등 각종 규제로 묶여 있어 집주인들은 세입자가 있는 상태에서는 팔기도 어렵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매입임대 사업자들이 매도와 보유 중 어느 쪽이 실익이 큰지를 따져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3년간 3만7000호가 모두 시장에 나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세입자의 주거 불안 문제도 제기된다. 또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반 임대차 시장으로 물량이 나올 경우, 세입자들이 전월세를 올려주거나 집주인 변경에 따라 이동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계약갱신청구권 등으로 보호를 받더라도 추후 시차를 두고 세입자들의 이동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전월세 시장에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정부는 이미 2020년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했고, 현재 남아 있는 등록임대주택은 수도권 6억원 이하,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의 노후 구축이 대부분”이라며 “설령 매물로 나온다 해도 시장이 선호하는 주택이 아니어서 신규 공급 효과는 기대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서정은 기자
서울서 의무임대종료 3년간 3.7만호
“공급확대 긍정, 세입자 불안정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현행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개편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올해 의무임대 기간이 종료되는 서울 아파트가 2만호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예고로 서울 내 매물이 늘어나는 와중에 매입 임대 보유 물량도 더해지면, ‘공급 확대로 인한 시장 안정’이 나타날 지 주목된다. 다만 임대사업자가 전·월세 시장에서 주택 공급자 역할을 했던 만큼, 당장 내 집마련을 할 수 없는 무주택자의 주거 불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9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올해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서울 아파트(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 2024년 말 기준)는 2만2822호에 달한다.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7833호, 7028호로 집계돼 앞으로 3년간 총 3만7683호의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된다.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는 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하면서 세입자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집주인이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집은 의무임대기간을 지켜야 하며, 이 기간 동안 임대료를 연간 5% 이상 올릴 수 없다.
해당 물량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2019년 사이 매입임대로 등록된 주택이다. 당시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목표로 ‘등록임대 활성화’를 추진하며, 의무사항을 지킨 임대사업자에게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재산세·종합부동산세·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매입임대 제도가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2020년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일반(8년) 매입임대 유형은 폐지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을 이유로 단기 유형의 의무임대기간을 6년으로 늘려 비(非)아파트에 한해 부활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이 같은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에 대한 공론화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건설임대 아닌 매입임대를 계속 허용할 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며 “임대용 주택을 건축했다면 몰라도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이 수백채씩 집을 사모으도록 허용하면 수만채 집을 지어 공급한들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도 했다.
임대사업자 제도가 개편되면, 임대의무기한이 끝난 물량은 실제 일부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윤지해 R114 리서치랩장은 “이미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된 물량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서울은 초과수요 지역인 만큼, 이 물량이 ‘적정 가격’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때문에 집값 안정 효과를 과도하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임차인 보호를 위해 최소 8년간 임대료를 5% 이내 묶어둔데다 최대 10년 장기거주를 보장한만큼 일반 임대차 시장으로 풀리면서 억눌렸던 가격이 한번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임대의무기간을 모두 채운 매입임대 아파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대상이라는 것도 대규모 매물 출회를 돕지 않을 수 있다. 임대사업자들이 보유세 부담을 감내해서라도 ‘버티기’를 선택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서울 전역이 실거주 의무 등 각종 규제로 묶여 있어 집주인들은 세입자가 있는 상태에서는 팔기도 어렵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매입임대 사업자들이 매도와 보유 중 어느 쪽이 실익이 큰지를 따져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3년간 3만7000호가 모두 시장에 나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세입자의 주거 불안 문제도 제기된다. 또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반 임대차 시장으로 물량이 나올 경우, 세입자들이 전월세를 올려주거나 집주인 변경에 따라 이동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계약갱신청구권 등으로 보호를 받더라도 추후 시차를 두고 세입자들의 이동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전월세 시장에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정부는 이미 2020년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했고, 현재 남아 있는 등록임대주택은 수도권 6억원 이하,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의 노후 구축이 대부분”이라며 “설령 매물로 나온다 해도 시장이 선호하는 주택이 아니어서 신규 공급 효과는 기대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서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