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매물 끌어내 공급 확대 총력…“가격이 관건”
언론기사・2026.02.10
양도세·비거주1주택·임대사업자 타깃 확대
임대업자 혜택 축소 가능성 사흘 연속 언급
李 “임대업자 보유 매물 나오면 공급효과 클 것”
서울 다주택 물량 50.8만호, 추가 매물 유도
전문가 “거래세 인하로 매물 출회 유도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서울 시내 아파트 4만2500세대가 적은 물량은 결코 아니다”라며 임대사업자들이 보유한 매물이 나올 경우 ‘공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매물 끌어내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다주택자를 향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시작으로 투자·투기용 ‘비거주 1주택자’, 임대사업자까지 표적도 단계적으로 넓히고 있다. 서울 내 다주택자 보유 물량 약 50만호에 더해 ‘추가 매물(알파)’까지 시장으로 끌어내 집값 안정에 나서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李 대통령 “수십만 호 공급 효과”…임대사업자 사흘 연속 언급=10일 새벽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서울 시내 아파트 4만2500세대가 적은 물량은 결코 아니다”라며 매입 임대사업자들의 매물 출회가 부동산 공급에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임대사업자들이 보유한 주택 상당수가 소형주택인만큼 아파트 가격 안정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따른 반박이다.
이 대통령은 사흘 연속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 축소를 공론화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 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했고, 그다음 날에도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특혜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동안 임대사업자는 전·월세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해오는 것으로 통용됐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과도한 혜택을 받으며 집을 보유해 공급축소를 초래한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임대소득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은 임대기간이 만료되면 함께 종료되지만, 양도세 중과배제 혜택은 계속 받는다. 이들이 보유세 부담을 감내해서라도 ‘버티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특혜 축소’ 가능성을 직접 거론해 임대사업자들의 매물 출회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으로 꼽힌다. 정부가 서울 및 수도권 등에 6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단기 착공이 쉽지 않은만큼 이들의 물량을 끌어내는게 빠른 공급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이같은 기조 하에 정부가 준비 중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후속 조치에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도 함께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재개하며 세입자의 잔여 임차기간을 보장하고, 매수인의 실거주 의무 적용 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의무기간 종료 후 매각이 가능해지는 물량에 더해 향후 임대사업자 제도 전반이 손질될 경우 추가적인 매물 출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올해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서울 아파트(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2024년 말 기준)는 2만2822호에 달한다.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7833호, 7028호로 집계돼 앞으로 3년간 총 3만7683호의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된다.
▶서울 다주택자 보유 50만호…잠재 매물 끌어내기 총력=최근 이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은 잠재 매물을 최대한 끌어내 공급 안정을 꾀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국가데이터처의 ‘주택소유 통계 및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2024년 서울 거주 가구는 415만9000가구(일반 가구 기준)로 이 가운데 2주택 이상 보유 가구는 50만8000가구였다. 전체의 12.2% 수준이다.
공급 확대에 대한 의지가 커지면서 언급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다주택자를 향해 ‘매물을 팔라’며 연일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가 하면, 최근에는 1주택자까지 겨냥하며 비거주 장기보유에 대한 양도세 특례 축소도 시사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했다고 세금감면하는 건 이상해 보인다”, 이달 5일에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고 썼다.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등 매물이 시장에 일부 나오면, 일부 공급효과는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시장에 한 채가 나오든, 두 채가 나오든 매물이 나오면 공급효과는 있다”면서도 “출회되는 매물의 가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단기에 매물 출회가 강제될 경우, 오히려 매물 잠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랩장은 “서울은 늘 수요가 더 많은 ‘수요 초과지역’”이라며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수요와 공급이 다소 억제된 측면이 있는게 현재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각종 세금 규제 등으로 매도자를 압박하면 1~2억 싼 매물이 나올 수는 있어도 오히려 이를 피하기 위해 궁극적으론 매물 잠김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임대사업자들의 매물 출회가 전·월세 주거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청년들의 주거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칫 서울 내 아파트 등 고품질 주택의 임대차 물량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는 취지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매매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전·월세에 사는 서민들이 오히려 외곽으로 밀려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서울 내 임대주택이 줄어드는 만큼 주거 불안이 심화되지 않도록 섬세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은·홍승희 기자
임대업자 혜택 축소 가능성 사흘 연속 언급
李 “임대업자 보유 매물 나오면 공급효과 클 것”
서울 다주택 물량 50.8만호, 추가 매물 유도
전문가 “거래세 인하로 매물 출회 유도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서울 시내 아파트 4만2500세대가 적은 물량은 결코 아니다”라며 임대사업자들이 보유한 매물이 나올 경우 ‘공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매물 끌어내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다주택자를 향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시작으로 투자·투기용 ‘비거주 1주택자’, 임대사업자까지 표적도 단계적으로 넓히고 있다. 서울 내 다주택자 보유 물량 약 50만호에 더해 ‘추가 매물(알파)’까지 시장으로 끌어내 집값 안정에 나서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李 대통령 “수십만 호 공급 효과”…임대사업자 사흘 연속 언급=10일 새벽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서울 시내 아파트 4만2500세대가 적은 물량은 결코 아니다”라며 매입 임대사업자들의 매물 출회가 부동산 공급에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임대사업자들이 보유한 주택 상당수가 소형주택인만큼 아파트 가격 안정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따른 반박이다.
이 대통령은 사흘 연속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 축소를 공론화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 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했고, 그다음 날에도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특혜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동안 임대사업자는 전·월세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해오는 것으로 통용됐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과도한 혜택을 받으며 집을 보유해 공급축소를 초래한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임대소득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은 임대기간이 만료되면 함께 종료되지만, 양도세 중과배제 혜택은 계속 받는다. 이들이 보유세 부담을 감내해서라도 ‘버티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특혜 축소’ 가능성을 직접 거론해 임대사업자들의 매물 출회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으로 꼽힌다. 정부가 서울 및 수도권 등에 6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단기 착공이 쉽지 않은만큼 이들의 물량을 끌어내는게 빠른 공급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이같은 기조 하에 정부가 준비 중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후속 조치에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도 함께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재개하며 세입자의 잔여 임차기간을 보장하고, 매수인의 실거주 의무 적용 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의무기간 종료 후 매각이 가능해지는 물량에 더해 향후 임대사업자 제도 전반이 손질될 경우 추가적인 매물 출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올해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서울 아파트(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2024년 말 기준)는 2만2822호에 달한다.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7833호, 7028호로 집계돼 앞으로 3년간 총 3만7683호의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된다.
▶서울 다주택자 보유 50만호…잠재 매물 끌어내기 총력=최근 이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은 잠재 매물을 최대한 끌어내 공급 안정을 꾀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국가데이터처의 ‘주택소유 통계 및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2024년 서울 거주 가구는 415만9000가구(일반 가구 기준)로 이 가운데 2주택 이상 보유 가구는 50만8000가구였다. 전체의 12.2% 수준이다.
공급 확대에 대한 의지가 커지면서 언급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다주택자를 향해 ‘매물을 팔라’며 연일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가 하면, 최근에는 1주택자까지 겨냥하며 비거주 장기보유에 대한 양도세 특례 축소도 시사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했다고 세금감면하는 건 이상해 보인다”, 이달 5일에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고 썼다.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등 매물이 시장에 일부 나오면, 일부 공급효과는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시장에 한 채가 나오든, 두 채가 나오든 매물이 나오면 공급효과는 있다”면서도 “출회되는 매물의 가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단기에 매물 출회가 강제될 경우, 오히려 매물 잠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랩장은 “서울은 늘 수요가 더 많은 ‘수요 초과지역’”이라며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수요와 공급이 다소 억제된 측면이 있는게 현재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각종 세금 규제 등으로 매도자를 압박하면 1~2억 싼 매물이 나올 수는 있어도 오히려 이를 피하기 위해 궁극적으론 매물 잠김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임대사업자들의 매물 출회가 전·월세 주거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청년들의 주거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칫 서울 내 아파트 등 고품질 주택의 임대차 물량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는 취지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매매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전·월세에 사는 서민들이 오히려 외곽으로 밀려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서울 내 임대주택이 줄어드는 만큼 주거 불안이 심화되지 않도록 섬세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은·홍승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