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등록임대주택 매물 출회 압박…양도세 중과 면제 ‘도마 위’
언론기사2026.02.13
“의무 임대 기간 동안 재산권 제한”…제도 개편에 반발
아파트 등록임대 이미 폐지…28년까지 4.1만가구 순차 해제
토허제와 규제 충돌 “보유세 내면서 임대 유지”
“주담대 문턱 높은데”…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는 임차인
이재명 대통령.ⓒ뉴시스[데일리안 = 임정희 기자] 정부가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를 겨냥하며 세제 혜택 축소를 암시하고 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과도하다는 것인데 임대업계에서는 일방적인 제도 손질이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울 뿐더러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폐지하기로 한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등록임대주택 제도 개편이 검토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서 관련 문제를 지적한 이후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도 “300~500채 가진 사람(등록임대사업자)도 많은데 양도세 중과 없이 팔아도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주무부처 장관인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1일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결단을 해야 한다”며 등록임대주택 관련 제도 개편을 시사한 바 있다.

양도세 중과 면제 논란에 임대사업자들 “어불성설”
등록임대사업자는 안정적인 민간임대 공급을 위해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17년 활성화됐다. 집주인들에게 의무 임대기간과 임대료 인상률 상한(5%) 등 규제를 적용하는 대신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감면 등 혜택을 지원했다.

양도세 중과 면제는 의무 임대 기간 종료 후 주택 매도 시 적용된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은 임대사업자가 양도차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라고 비판한 것이다.

하지만 임대사업자들은 이 같은 해석이 단편적이라고 반박한다. 보유세와 달리 양도세 혜택은 주택 매도가 금지된 의무 임대 기간 동안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임대 기간 시세차익을 누릴 수 없고 이 기간 임대 관련 의무를 부담하는 만큼 사후적으로 부여된 혜택이란 설명이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임대사업자에게 가장 강력한 조치는 의무 임대 기간 매도 제한으로 재산권이 침해된다는 점”이라며 “양도세 중과 면제가 포함된 것도, 등록 말소 후 보유세 혜택이 종료된 상황에서 임대를 이어갈지, 매도할지 최소한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뉴시스서울 임대 종료 아파트 4만여 가구…시장 공급 이미 예정
이미 등록임대 아파트 매물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나올 여건이 갖춰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물 공급을 압박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급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아파트의 경우 부동산 투기 등을 이유로 지난 2020년 등록임대 제도가 폐지됐고 기존 등록된 아파트도 의무 임대 기간(8년)이 경과하면 자동 등록 말소되도록 조치됐다.

실제로 대한주택임대인협회가 국토부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에서 3754가구 아파트(공공지원민간임대·기업형 임대 제외)가 등록 말소됐고 올해도 2만2822가구의 임대 기간이 종료된다. 내년과 2028년에도 각각 7833가구, 7028가구가 등록 말소된다.

서울에서만 총 4만1437가구가 등록 말소되는 셈인데 등록임대 기간이 종료되면 보유세 관련 세금 규제가 강화되므로 해당 물량들이 시장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은 구조가 이미 형성돼 있다.

규제 중첩에 매도도 난항…외곽으로 밀려나는 임차인들
무엇보다 주택처분 과정에서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인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주택 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의무 임대 기간이 종료되더라도, 기존에 거주하던 임차인이 계약갱신 청구권을 사용해 계약을 연장하면 임대인은 해당 주택을 매도하지도 못한 채 보유세 부담을 감내하면서 남은 임대 계약 기간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주택을 매도해 부동산 시장에 아파트 매물 공급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결국 주택담보대출 최대 6억원, 담보인정비율(LTV) 40% 적용 등 대출 규제 등으로 직접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실수요자는 제한적이다.

서울에 집주인이 많아질수록 실거주 수요가 큰 임차인들은 서울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공공에서 충분한 임대 물량을 공급하지 못했던 것을 보완하려고 주택임대사업자 제도가 운영됐다”며 “임대사업자 물량이 없어지고, 집주인들이 들어와 살면 세입자들은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대사업자들의 주택도 강남, 한강벨트에 위치한 매물들이 아니라서 공급 효과도 한계가 있다”며 “세입자들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