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머니무브]③민간임대 '엑소더스' 일어날까
언론기사2026.02.17
"같은 다주택인데 영구적 양도세 특혜"
임대인협회 "의무 전제한 정책적 계약"
'매물출회' 공급 기대…"시장안정 효과 의문"
부동산 시장을 노려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눈은 '민간임대사업자'에도 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대사업자 등록 시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을 무기한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이를 '특혜'라 표현했다.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줄여 시장에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행보로 풀이된다.

민간임대는 어떤 때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보루, 또 어떤 때는 다주택자가 세제 혜택을 누리려는 꼼수라는 상반된 인식 속에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인식은 후자다. 민간임대사업자 제도는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까.

▷관련기사: [이재명 머니무브]①'부동산→코스피' 일방통행?(2월14일)
[이재명 머니무브]②'에브리싱 랠리' 속 양도세 중과 변수(2월15일)


"같은 다주택인데 특혜란 의견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문제의식을 처음으로 공유했다.

그는 "임대용 주택을 건축했다면 몰라도,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 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며 "한 사람이 수백채씩 집을 사 모으도록 허용하면 수만채 집을 지어 공급한들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물음표를 던졌다.

다음날인 9일에도 임대사업자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에 대한 지적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서울 시내 등록임대주택 약 30만가구(아파트 약 5만가구)는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감면과 영구적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라는 특혜를 받는다"며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면 재산세, 종부세 감면 혜택은 사라지지만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특혜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다주택인데 한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다"며 "의무임대에 대한 보상은 임대기간 취득·보유·재산세 감면에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 양도세 중과 제외로 충분하지 않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대주택 취득·보유 과정에서 매겨지는 취득·보유·재산세 감면 혜택과 달리 양도세 중과 배제는 주택을 처분해야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의무임대기간 8년을 준수했다면 사실상 언제 팔더라도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는 셈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분명히 한 가운데 임대사업자를 예외로 둘 수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보인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압박을 통해 노리는 것은 '매물 출회를 통한 주택공급 효과'다. 이 대통령은 "의무임대기간과 일정한 양도세 중과 제외 기간이 지난 등록임대 다주택이 일반 다주택처럼 시장에 나오면 수십만가구 공급 효과가 있다"고도 했다.

또 서울 시내 매입임대 아파트 물량이 약 4만2500가구라는 통계를 인용하며 "다주택인 아파트 4만2500가구가 양도차익 누리며 무기한으로 버티지 않고 다주택 양도세 중과를 피해 매물로 나오면 '집값 안정 효과가 미지수'(신문기사 인용 부분)일 것 같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세제 혜택은 의무 전제한 정책적 계약"

임대인 이익단체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사실관계와 제도 취지를 심각하게 왜곡했다는 비판도 내놨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이 대통령 발언은) 현행 제도와 지난 수년간 정책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며 등록임대주택이 수많은 의무로 공공임대에 준하는 주거안정에 기여한 바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이 대통령이 언급한 '주택 무제한 매집'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2020년 7월10일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매입임대주택 신규 등록은 전면 금지됐으며 기존에 등록된 매입임대 아파트 또한 의무임대기간 종료에 따라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 말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도세 중과 배제 또한 민간이 공공임대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대신 규제와 의무를 전제로 제한적 과세 특례를 부여한 '정책적 계약'이었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임대사업자는 의무임대기간 동안 임의 매도나 실거주가 금지되고 임대료 증액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며 "양도세 중과 배제 역시 이러한 장기간 의무 이행과 매도 제한을 전제로 부여된 특례"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를 통해 노리는 공급 확대 효과도 제한적일 거라고 반박했다. 협회는 "등록임대주택은 최소 8년 이상 임대된 구축 주택이며 과세제도 요건상 수도권 6억원 이하, 비수도권 3억원 이하 주택으로 최근 매매시장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주택 공급 확대 효과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혜택 축소 수순…매물 나올까

등록임대사업자가 시장 전면에 나타난 건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과 함께 임대사업자 혜택을 확대하며 임대 등록을 유도했다.

그러나 임기 중인 2018년 9·13 대책, 2020년 7·10 대책 등을 통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면서 사실상 제도 폐지 수순에 돌입했다. 특히 7·10 대책의 경우 기존 4·8년 임대주택 의무기간이 끝나면 임대 등록을 말소시키기로 하면서 아파트 매입임대 신규 등록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지난해 6월 연립·다가구 주택 등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6년 단기등록임대 주택 제도가 부활했으나 비아파트로 한정된 탓에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는 평가다.▷관련기사:빌라 '6년 단기임대' 등록하면 주택수 미포함(2025년5월28일)

이 대통령이 직접 '특혜'라고 언급한 만큼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등 혜택 축소는 곧 실무 차원에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이 부분을 다시 언급했다. 이에 대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 내에 팔 수 있도록 제한 기간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의 바람대로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가 실제 시장 안정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등록임대사업자의 경우 제도적 한계로 인해 대다수가 비아파트에 몰려있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은 서울에서도 일부 지역 재건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만 일어나고 있는데, 비아파트 매물이 풀린다고 해서 아파트 가격이 안정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등 혜택은 당시 시장 여건에 따른 임대 등록 활성화를 위한 회유 수단이었다"며 "그것을 이제 와서 '특혜'로 규정하며 혜택 축소 소급 적용을 시사하는 것은 다소 맞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