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낀 매물’ 거래 풀어준 부동산 시장, 향후 전망은?
언론기사・2026.02.17
5월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둔 부동산시장
다주택 매물 늘어나는 가운데 집값 향방에 촉각
6·3 지방선거 후 보유세 정책과 전월세난이 변수
정부가 오는 5월 9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에 쐐기를 박으며 아파트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조태형 기자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정부가 다양한 보완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특히 실거주 의무로 거래가 가로 막혔던 ‘전세 낀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퇴로가 열렸고 이들이 세금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관측이다. 다만 집값의 향방에 어떻게 흘러갈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5월 9일까지 매도 러시가 일어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 가격에도 영향을 주리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전월세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한 매도 러시의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쌓이는 아파트 매물… “당분간 매물 증가 불가피”
17일 부동산 빅데이트 업체 아실에 따르면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4714건으로 설연휴 직전인 13일 6만 3745건과 비교해 1000여 건(1.5%) 가량 늘었다. 통상 명절 연휴 앞뒤로는 시장이 쉬어가지만 이번에는 휴일에도 매물이 쌓인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강조했던 1월 23일(5만 6291건)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15%(8426건)이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를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한 정부의 보완책 영향에서 찾고 있다. 5월 9일까지 계약만 체결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입자가 있는 ‘세 낀 매물’도 거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다주택자들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물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예정대로 부활시키되 팔고 싶어도 못 팔던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준 보완 대책은 향후 추가 매물 출회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특히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시그널과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 예고까지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적 수요 억제책이 강조된 상황에서 차익 실현 및 고령자 보유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역시 “5월 9일까지 계약을 체결하는 것만으로도 양도세 중과를 회피할 수 있게 되면서 해당하는 다주택자의 매도 러시는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세 낀 매물’ 거래 풀었지만… ‘갭 투자’ 수요 자극 우려도
다만 매물 출회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통상 매물이 쌓이면 매수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로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윤지혜 부동산R114 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10.15 대출 규제 조치들이 매도층의 ‘매물 잠김’과 매수층의 ‘수요 억제’를 동시에 발생시켜 거래 절벽으로 이끌었지만 이번 보완책은 다주택자 매물을 늘리게 했지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무주택자 수요 유입도 자극했다”며 “서울과 같은 수요 초과 지역에서의 가격 안정 효과를 전망하기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의 경우 정책 효과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단기에 많은 물량을 매도 유도하는 셈인데 실제로 유의미한 물량이 계속 쏟아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세 낀 매물’의 거래를 풀어준다고 해도 대출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구매력을 갖춘 무주택자’가 얼마나 많을 지 여부는 가격 조정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이 당장 무주택자의 주택 구매 매입 잔금 부담을 줄여줄 수는 있겠지만 세입자 만기에 맞춰 실입주를 해야 하는 등 거래 자격 요건이 까다로운 상황에서 거래에 유리한 무주택자들도 주춤할 수 있다는 의미다. 5월 9일 ‘데드라인’이 다가올 수록 급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매수자들이 당분간 관망세를 선택할 가능성도 자주 거론됐다.
보유세 정책 향방에 촉각…전월세 흐름도 변수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둘러싼 정부 정책이 중대 변수로 남은 상황에서 집값 향방을 예측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를 향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만큼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인 14일 SNS에 “집은 투자·투기보다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니 그 반대의 선택은 손실이 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것”이라고 썼고 16일 역시 “(다주택이)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분명한 만큼 국가 정책으로 세제, 금융, 규제 등에서 다주택자들에 부여한 부당한 특혜는 회수하고 다주택 보유로 만들어진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일정 정도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게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대출 규제와 공급 대책은 차례로 발표됐으나 세제 개편안은 아직 공백 상태”라며 “다주택자를 넘어 고가 1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도 늘어난다면 매물 출회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1년 넘게 계속된 전월세난은 집값 상승을 예측하는 변수로 거론된다. 전월세난이 공급 부족이라는 근본 원인에서 비롯된 만큼 주거 문제가 실질적 압박으로 체감된다면 서둘러 주택 매수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 집값 상승을 재차 자극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세전망지수는 125.79로, 2020년 12월(133.43)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해 기준점(100) 대비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이달 들어서도 2000여 건 가까이 줄어 16일 기준 1만 9808건까지 내려 앉았다.
다주택 매물 늘어나는 가운데 집값 향방에 촉각
6·3 지방선거 후 보유세 정책과 전월세난이 변수
정부가 오는 5월 9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에 쐐기를 박으며 아파트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조태형 기자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정부가 다양한 보완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특히 실거주 의무로 거래가 가로 막혔던 ‘전세 낀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퇴로가 열렸고 이들이 세금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관측이다. 다만 집값의 향방에 어떻게 흘러갈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5월 9일까지 매도 러시가 일어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 가격에도 영향을 주리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전월세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한 매도 러시의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쌓이는 아파트 매물… “당분간 매물 증가 불가피”
17일 부동산 빅데이트 업체 아실에 따르면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4714건으로 설연휴 직전인 13일 6만 3745건과 비교해 1000여 건(1.5%) 가량 늘었다. 통상 명절 연휴 앞뒤로는 시장이 쉬어가지만 이번에는 휴일에도 매물이 쌓인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강조했던 1월 23일(5만 6291건)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15%(8426건)이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를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한 정부의 보완책 영향에서 찾고 있다. 5월 9일까지 계약만 체결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입자가 있는 ‘세 낀 매물’도 거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다주택자들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물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예정대로 부활시키되 팔고 싶어도 못 팔던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준 보완 대책은 향후 추가 매물 출회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특히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시그널과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 예고까지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적 수요 억제책이 강조된 상황에서 차익 실현 및 고령자 보유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역시 “5월 9일까지 계약을 체결하는 것만으로도 양도세 중과를 회피할 수 있게 되면서 해당하는 다주택자의 매도 러시는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세 낀 매물’ 거래 풀었지만… ‘갭 투자’ 수요 자극 우려도
다만 매물 출회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통상 매물이 쌓이면 매수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로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윤지혜 부동산R114 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10.15 대출 규제 조치들이 매도층의 ‘매물 잠김’과 매수층의 ‘수요 억제’를 동시에 발생시켜 거래 절벽으로 이끌었지만 이번 보완책은 다주택자 매물을 늘리게 했지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무주택자 수요 유입도 자극했다”며 “서울과 같은 수요 초과 지역에서의 가격 안정 효과를 전망하기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의 경우 정책 효과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단기에 많은 물량을 매도 유도하는 셈인데 실제로 유의미한 물량이 계속 쏟아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세 낀 매물’의 거래를 풀어준다고 해도 대출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구매력을 갖춘 무주택자’가 얼마나 많을 지 여부는 가격 조정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이 당장 무주택자의 주택 구매 매입 잔금 부담을 줄여줄 수는 있겠지만 세입자 만기에 맞춰 실입주를 해야 하는 등 거래 자격 요건이 까다로운 상황에서 거래에 유리한 무주택자들도 주춤할 수 있다는 의미다. 5월 9일 ‘데드라인’이 다가올 수록 급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매수자들이 당분간 관망세를 선택할 가능성도 자주 거론됐다.
보유세 정책 향방에 촉각…전월세 흐름도 변수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둘러싼 정부 정책이 중대 변수로 남은 상황에서 집값 향방을 예측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를 향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만큼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인 14일 SNS에 “집은 투자·투기보다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니 그 반대의 선택은 손실이 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것”이라고 썼고 16일 역시 “(다주택이)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분명한 만큼 국가 정책으로 세제, 금융, 규제 등에서 다주택자들에 부여한 부당한 특혜는 회수하고 다주택 보유로 만들어진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일정 정도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게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대출 규제와 공급 대책은 차례로 발표됐으나 세제 개편안은 아직 공백 상태”라며 “다주택자를 넘어 고가 1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도 늘어난다면 매물 출회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1년 넘게 계속된 전월세난은 집값 상승을 예측하는 변수로 거론된다. 전월세난이 공급 부족이라는 근본 원인에서 비롯된 만큼 주거 문제가 실질적 압박으로 체감된다면 서둘러 주택 매수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 집값 상승을 재차 자극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세전망지수는 125.79로, 2020년 12월(133.43)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해 기준점(100) 대비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이달 들어서도 2000여 건 가까이 줄어 16일 기준 1만 9808건까지 내려 앉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