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집값 향방은…“강남은 가격 둔화, 강북은 강보합”
언론기사・2026.02.19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핵심 지역인 잠실, 압구정, 반포 등에 매물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공인중개사 아파트 매매 관련 안내문. 뉴스1 정부가 지난 12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보완 대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다주택자 매물이 늘고 있다. 5월 9일까지 계약 시 잔금·등기 기간을 4∼6개월 연장하고, 세입자가 있을 경우 최장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면서다. 18일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오피스텔 포함) 매매 매물은 6만4207건으로 정부 대책이 나온 12일(6만2357건) 이후 2000건 가까이 늘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지난달 23일(5만6219건) 이후로는 7988건(14%) 늘었다. 시장에선 계약 시기가 임박한 3~4월로 갈수록 급매물이 늘며 거래 가격이 하락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지역별로는 가격 둔화세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최근 매물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지역은 성동구(1656건, 1월 23일 대비 증가율 37%), 송파구(4718건, 34%), 동작구(1581건, 26%)를 비롯해 광진·강동·마포·용산·서초·강남구 등 한강벨트와 강남권이다. 현장 중개업소에선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 중에서도 향후 보유세 인상 등을 우려해 집을 내놓는 고령자가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와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혜택 축소, 오는 7월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까지 다주택·고가 주택에 대한 여러 수요억제책이 예고되고 있다”며 “강남·한강벨트는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오른 만큼 고점에서 팔아 차익 실현을 하려는 매물도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에선 최근 현대3차 전용면적 82㎡ 매물이 55억원에 나왔다. 지난해 11월 최고가 60억7000만원에서 5억원 가까이 내렸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지난해 초 42억원에서 1년 새 19억원 가까이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 지난해 상승세가 가팔랐던 주요 단지도 적게는 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25억원 이상 고가 주택은 대출이 적어 아직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며 “3~4월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대기 수요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에서 받아 주질 못해 매물이 쌓이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김경진 기자 반면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강북 지역은 요즘 거래가 활발하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매 975건 가운데 850건(87.2%)이 15억원 이하 아파트일 정도다. 10건 중 9건꼴이다. 15억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보니 20·30대 젊은층의 매수세가 강하다. 이런 영향으로 매물 증가세도 한강벨트·강남권에 비해 덜하다. 같은 기간 동대문구(17%), 종로·중·관악구(14%), 성북구(13%) 등에선 매물이 늘고 있지만, 강북구(-3.8%)와 금천구(-1.8%)는 오히려 줄었다. 구로(0.6%)·도봉(2.5%)·중랑(3.6%)·은평구(4.7%)도 매물 증가폭이 5% 미만에 그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북 등 중저가 지역은 여전히 아파트를 사려는 이들이 많아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며 “다주택자 매물이 나와도 집값이 강보합을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인기 대단지는 집값이 15억원에 수렴하는 ‘키 맞추기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 전용면적 114㎡는 지난 5일 14억95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말(13억8000만원)보다 1억원가량 올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끝나는 5월 9일 후로는 보유세와 금리 향방에 집값이 좌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5월 10일 이후로는 다주택자 매물이 들어가겠지만,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주담대 금리까지 오르면 1주택자의 매물 출회가 계속되며 가격 조정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반대로 보유세 인상 강도가 미미하고 금리 인하가 지속되면, 매물 잠김이 장기화돼 주요 지역 집값이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