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진짜 못 버티겠네" 돌변…압구정 아파트도 '11억' 뚝
언론기사・2026.02.21
호가 11억원 내린 압구정
저렴해진 서울 재건축 매물
사진=임형택 기자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기대에 호가를 높여온 서울 노후 아파트 단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압구정현대는 최고 실거래가 대비 11억원가량 호가가 내렸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과 부동산 보유세 인상 우려에 버티던 집주인이 앞다퉈 가격을 낮추고 있어서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실거주할 수 있는 재건축 추진 단지 내 전세 물건은 실종되다시피 해 정비사업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재건축 단지 가격 ‘뚝’2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 6·7차 전용면적 144㎡의 호가는 최근 70억원까지 내렸다. 1978년 준공된 현대6·7차(1288가구)는 압구정3구역에 속해 서울 강남권에서도 고가 재건축 아파트로 꼽힌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재건축 기대에 실거래가가 지난해 7월 81억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오는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세 부담 증가를 우려한 집주인이 일제히 호가를 낮추면서 지난달 83억원에 달하던 호가는 70억원까지 내려갔다. 압구정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달 정부 발표 직후 바로 호가를 4억원 내린 집주인도 있다”며 “잠재 매수자는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해 60억원대 매물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은 서울 내 다른 정비사업 추진 단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지난해 재건축 기대에 호가가 크게 뛴 곳들이다.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은 최근 전용 83㎡ 호가가 28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직전 실거래 최고가(32억원)보다 3억1000만원 내린 가격이다.
서초구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잠원동아 전용 84㎡ 호가는 32억원까지 내렸다. 같은 크기 매물이 최고 4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매물 간 호가가 8억원 가까이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영등포구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인 시범도 최근 전용 118㎡ 호가가 35억원까지 내려갔다. 실거래 최고가(38억5000만원) 대비 3억5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집주인들이 일제히 집을 내놓으면서 매물도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압구정동 매물은 1388건으로 한 달 전(1268건)과 비교해 9.4% 늘었다. 노후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여의도 역시 같은 기간 391건에서 469건으로 19.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예비 매수자는 매물 선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정부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정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조합설립을 인가받은 재건축 단지는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한 1주택자 매물’ 등의 예외가 아니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전세 수요자는 매물 없어 ‘패닉’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은 반대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 예비 수요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노후 단지는 주거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향후 철거를 앞두고 있어 통상 주변 단지에 비해 전세 시세가 낮게 형성된다. 하지만 정부 규제로 실거주를 선택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물건이 크게 줄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노후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구 대치동은 19일 기준 전세 물건이 824건으로 한 달 전(897건)과 비교해 8.2% 감소했다. 노후 단지가 많은 일원동(-11.5%)과 압구정동(-0.6%)도 매매시장과 반대로 전세 물건이 줄었다.
그동안 노후 단지는 집주인이 노후화를 이유로 집을 세놓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부가 전세를 낀 매매(갭투자)를 사실상 금지한 데다 실거주 의무를 강화해 전세 물건이 크게 감소했다. 정비사업이 진행될수록 전셋값이 내려간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주가 임박한 단지에서도 전세 시세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단지를 찾는 전세 수요자는 선택 폭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노후화로 인기가 없었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셋값이 올라 6억원을 바라보고 있다”며 “올해 정비사업 추진 단지 내 전세 물건 감소와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저렴해진 서울 재건축 매물
사진=임형택 기자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기대에 호가를 높여온 서울 노후 아파트 단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압구정현대는 최고 실거래가 대비 11억원가량 호가가 내렸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과 부동산 보유세 인상 우려에 버티던 집주인이 앞다퉈 가격을 낮추고 있어서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실거주할 수 있는 재건축 추진 단지 내 전세 물건은 실종되다시피 해 정비사업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재건축 단지 가격 ‘뚝’2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 6·7차 전용면적 144㎡의 호가는 최근 70억원까지 내렸다. 1978년 준공된 현대6·7차(1288가구)는 압구정3구역에 속해 서울 강남권에서도 고가 재건축 아파트로 꼽힌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재건축 기대에 실거래가가 지난해 7월 81억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오는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세 부담 증가를 우려한 집주인이 일제히 호가를 낮추면서 지난달 83억원에 달하던 호가는 70억원까지 내려갔다. 압구정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달 정부 발표 직후 바로 호가를 4억원 내린 집주인도 있다”며 “잠재 매수자는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해 60억원대 매물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은 서울 내 다른 정비사업 추진 단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지난해 재건축 기대에 호가가 크게 뛴 곳들이다.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은 최근 전용 83㎡ 호가가 28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직전 실거래 최고가(32억원)보다 3억1000만원 내린 가격이다.
서초구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잠원동아 전용 84㎡ 호가는 32억원까지 내렸다. 같은 크기 매물이 최고 4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매물 간 호가가 8억원 가까이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영등포구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인 시범도 최근 전용 118㎡ 호가가 35억원까지 내려갔다. 실거래 최고가(38억5000만원) 대비 3억5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집주인들이 일제히 집을 내놓으면서 매물도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압구정동 매물은 1388건으로 한 달 전(1268건)과 비교해 9.4% 늘었다. 노후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여의도 역시 같은 기간 391건에서 469건으로 19.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예비 매수자는 매물 선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정부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정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조합설립을 인가받은 재건축 단지는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한 1주택자 매물’ 등의 예외가 아니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전세 수요자는 매물 없어 ‘패닉’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은 반대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 예비 수요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노후 단지는 주거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향후 철거를 앞두고 있어 통상 주변 단지에 비해 전세 시세가 낮게 형성된다. 하지만 정부 규제로 실거주를 선택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물건이 크게 줄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노후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구 대치동은 19일 기준 전세 물건이 824건으로 한 달 전(897건)과 비교해 8.2% 감소했다. 노후 단지가 많은 일원동(-11.5%)과 압구정동(-0.6%)도 매매시장과 반대로 전세 물건이 줄었다.
그동안 노후 단지는 집주인이 노후화를 이유로 집을 세놓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부가 전세를 낀 매매(갭투자)를 사실상 금지한 데다 실거주 의무를 강화해 전세 물건이 크게 감소했다. 정비사업이 진행될수록 전셋값이 내려간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주가 임박한 단지에서도 전세 시세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단지를 찾는 전세 수요자는 선택 폭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노후화로 인기가 없었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셋값이 올라 6억원을 바라보고 있다”며 “올해 정비사업 추진 단지 내 전세 물건 감소와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