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 사는데 증여·상속자금 4조4400억 썼다…1년새 2배
언론기사2026.02.22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지난해 서울의 집을 사는데 4조4000억원의 증여·상속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2배로 급증한 셈이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서 집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증여·상속 자금은 4조4407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 취득 자금 출처를 밝히는 서류로,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의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의 6억원 이상 주택을 매매 계약 후 30일 안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한다.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에서는 2020년 10월 27일부터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했다.

지난해 서울 주택 매수에 투입된 증여·상속자금은 전체 조달 자금(106조996억원)의 4.2% 수준이지만, 2024년(2조2823억원)에 비해선 약 2배로 증가했다.

서울의 주택 매수에 들어간 증여·상속자금은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하고 이듬해인 2021년 2조6231억원에서 한국은행이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이상 인상)을 단행하며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2022년 7957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2023년 1조1503억원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4조4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한 이후 연도별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6월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과 10월 주담대 한도를 차등화해 대출 규제를 더 강화한 10·15 대책 등 연이은 초강력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옥죈 영향으로 풀이된다.

10·15대책에 따라 작년 10월 16일부터 15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대로 6억원의 주담대를 받을 수 있으나 15억 초과∼25억원 이하의 주택과 25억원 초과 주택은 각각 4억원, 2억원으로 주담대 규모가 축소됐다.

실제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주택 마련에 금융기관 대출로 조달한 자금 비중은 강남구가 지난해 7월 25.4%에서 같은 해 12월 10.4%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22.8%에서 10.3%로, 송파구는 24.5%에서 15.3%로 떨어졌다.

특히 2024년에는 서울의 주택 매수에 들어간 증여·상속자금(2조2823억원)과 주식·채권 매각대금(2조2545억원)이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증여·상속자금(4조4407억원)이 주식·채권 매각대금(3조8916억원)보다 5500억원가량 많았다.

지난해 서울에서 구별로 주택 매수에 증여·상속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간 지역은 송파구(5837억원)였다. 이어 강남구(5488억원), 서초구(4007억원), 성동구(3390억원), 동작구(2609억원), 강동구(2531억원), 영등포구(2435억원), 용산구(2111억원) 등의 순이었다.

전체 조달 자금에서 차지하는 증여·상속금의 비중은 지역별로 송파구(5.2%), 중구(4.9%), 강남·성동구(각 4.6%), 서초·동대문구(각 4.4%), 용산·동작·마포구(각 4.3%), 영등포구(4.1%), 양천구(4.0%) 등의 순으로 높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택 가격 상승과 강력한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 매수자들이 부모 자금을 증여받아 주택을 사들인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서울 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의 상속에 따른 소유권 이전 등기 건수는 1만9030건으로,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