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000억 강남 재건축 조합 내홍에 '좌초' 위기
언론기사・2025.06.26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신삼호아파트 단지 모습서울 서초구 방배동 '노른자'로 꼽히는 신삼호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졌다. 시공사 선정을 눈앞에 두고 갑자기 조합장이 해임되면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삼성물산 참여설'이 나돌면서 조합원 간 갈등이 불거졌다. 재건축 7부 능선을 넘지 못한 채 사실상 이후 사업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삼성물산은 참여설을 일축했다.방배신삼호아파트는 최고 41층, 높이 140m, 920가구 규모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6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조합원 갈등은 지난달 조합이 HDC현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불거졌다. HDC현산의 참여를 반대하는 일부 조합원들이 삼성물산 참여 가능성을 주장하고,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초구는 방배신삼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시공사 선정 절차 관련 행정지시를 내렸다. 당초 예정했던 다음 달 12일 정기총회에 앞서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라 관련 자료에 대한 사전검토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사전검토는 공공관리자(자치구)가 해당 사업 시공사의 정비계획 준수 여부, 계약서 적법성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사전검토를 받지 않으면 사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서초구는 이번 사전검토 절차 위반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에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위반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다. 서초구 관계자는 "관내 여러 정비사업장이 있지만, 해당 사업장처럼 절차법을 어긴 경우는 처음 본다"며 "해당 자료도 복잡한 게 아니라 앞서 열렸던 조합 대의원회 때 한 차례 검토받았던 자료를 절차상 한 번 더 제출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갑자기 조합장이 해임되면서 자료를 제출할 수 없게 된 것"이라며 "직무대행체제에서 이번 주중 자료를 제출하고, 정기총회 공고를 다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배신삼호아파트 단지 내 HDC현대산업개발 우선협상대상자 사업제안 설명 천막 부스방배신삼호 조합장은 시공사 선정 총회 직전에 해임됐다. 변호사·부동산전문가 등 일부 조합원들이 주축이 된 재건축 비상대책위원회가 시공사 선정 총회보다 앞서 조합장 해임총회를 먼저 열었고, 해임안이 통과됐다. 조합원들 내홍이 커진 배경 중 하나로 삼성물산 개입설이 지목된다. 비대위는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산에 반대하는 대신 삼성물산의 참여 가능성을 주장, 다른 조합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입설을 놓고 조합원 간 진실 공방까지 벌어졌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삼성물산 고위층이 참여를 비밀리에 약속했다"며 "래미안 브랜드가 붙어야 집값이 5억~10억원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다른 조합 관계자는 "1, 2차 입찰 참여도 안 한 삼성물산 참여를 얘기하는 게 맞냐"며 "HDC현산 조건이 주변 신반포2차(현대건설), 신반포4차(삼성물산) 재건축보다 좋다는데 이에 대해 검증을 해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올해 5월부터 진행했던 두 차례 시공사 입찰은 모두 HDC현산만 단독 입찰해 유찰됐다. 이후 수의계약 전환 과정에서 조합은 단독 입찰에 참여한 HDC현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삼성물산은 1, 2차 시공사 입찰에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참여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특정 조합, 개인한테 사업 추진을 약속할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영업 일선에서 다양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가끔 확대 해석이 생기는 일이 잦다"면서 "정식 절차 외에 사업 참여 등을 직접 약속하는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조합원들은 이번 내홍으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한 조합원은 "이번 시공사 선정 절차가 백지화되면 사업이 정상화되는 데까지 2~3년은 더 걸릴까 봐 우려된다"고 했다. HDC현산과 수의계약이 체결되면 그대로 후속 절차가 급물살을 타고, 계약이 불발되면 시공사 선정절차는 원점에서부터 다시 추진해야 한다. 서초구 관계자는 "통상 우선협상자가 부결되는 경우가 드문 탓에 해당 조합에서는 부결될 경우 절차가 마련하지 않았다"며 "이런 경우에는 처음부터 입찰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