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깡통전세' 도미노 우려…수도권 10곳 중 3곳이 "대출 불가"
언론기사2025.08.29
HF, 오늘부터 '공시가 126%룰' 적용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오는 28일부터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전세보증 심사 강화 기준을 시행함에 따라 비아파트 시장의 '전세 대란'이 우려된다. 은행 재원 일반 전세 자금 보증과 무주택 청년 특례 전세자금 보증 신청자를 대상으로 임차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기존 대출)을 합친 금액이 집값의 90%를 넘을 경우 앞으로 보증이 거절된다. 주택 가격의 산정 기준은 공시가격의 140%다.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2025.8.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28일부터 전세자금보증 심사에 '공시가격 126% 룰'을 전면 적용하면서 수도권 빌라 전세시장 대출 절벽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신규 세입자 유입이 차단되고 기존 임차인 보증금 반환마저 막히는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집토스가 2020년 이후 수도권 연립·다세대 전월세 실거래를 분석한 결과, 2023년 하반기에 체결된 계약의 27.3%가 HF 새 기준을 초과해 동일 조건으로는 신규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45.9%로 가장 높았고, 경기 36.8%, 서울 21.0% 순이었다. 즉 수도권 빌라 10곳 중 3곳은 신규 전세대출이 막히는 셈이다.

특히 인천과 경기 지역은 비아파트 전세 의존도가 높아, 10곳 중 4곳 가까이가 보증금 감액 없이는 계약 연장이 불가능하다. 집토스 관계자는 "이번 분석은 융자없는 개인 임대인을 전제로 한 '최상 조건'"이라며 "실제 시장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매물이 대출 불가로 분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번 HF 개편이 단순히 신규 계약에만 그치지 않고, 기존 세입자 보증금 반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세입자가 나가려 해도 새로 들어올 임차인이 대출을 받지 못하면 집주인이 돌려줄 보증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일각에선 HF 전세대출 규제 강화가 자칫하면 '제2의 화곡동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는 2019∼2020년경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대규모 세입자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이번 정책이 새 세입자의 전세대출을 차단할 경우 임차인 보증금 반환이 연쇄적으로 중단되는 '깡통전세 도미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임대인들의 불만도 거세다. 한 다세대주택 소유주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감평가는 시세의 60~70%에 불과하고, 수백만 원을 내고도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며 "HF 보증까지 막히면 전세로 운영되는 임대사업 자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세사기 사태 이후 빌라 임대사업자의 줄폐업이 현실화된 사례가 있다.

이밖에도 신규 전세대출 제한으로 임차인 선택지가 좁아지고, 역전세난 심화로 집주인 보증금 반환 부담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와 시세 괴리로 제도 형평성이 훼손된다는 지적, 소송·분쟁 증가와 금융권 손실로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책 취지는 전세사기 예방에 있으나,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HF의 주택가격 산정 방식을 실제 거래가에 가깝게 조정하고,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HUG·HF의 일률적 '공시가 126% 룰'이 아파트 시세에는 그나마 맞아떨어질 수 있으나, 시세 반영률이 낮은 빌라·다가구에는 부작용이 훨씬 클 것으로 우려한다. 다가구주택은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가 시세보다 훨씬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 위험 비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HUG에 이어 HF까지 전세대출의 문턱을 높임에 따라, 비아파트 시장의 임대인들은 보증금을 낮추지 않으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는 결국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의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의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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