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재개발 '속도전' 속 잡음…1·3지구, 입찰 조건·설계안 두고 '시끌'
언론기사2025.09.01
성수전략정비구역 위치도 / 사진=머니투데이 DB
서울 성수동 일대의 핵심 재개발 사업지인 '성수전략정비구역'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섰다. 전체 4개 지구로 구성된 해당 구역은 일제히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상황은 엇갈린다. 성수1지구가 가장 앞서가는 가운데 입찰 조건 관련해 대의원회가 예정됐고 성수3지구는 설계상 문제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성수2·4지구는 하반기 입찰 공고를 앞두고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성수1지구다. 성수1지구는 지하4층~지상 최고 69층으로 17개 동 3014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공사비는 2조원을 넘어선다. 한강변 조망권과 성수 일대의 높은 부동산 가치가 맞물리면서 강남 못지않은 프리미엄 입지로 평가받고 있다.

성수1지구 조합은 2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설명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GS건설과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총 7개 사가 참석했다. 사전에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던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찰 조건 완화 등을 요구하며 현장 설명회에 불참했다. 이들 업체는 최근 조합이 제시한 까다로운 입찰 조건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조건 완화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성수1지구 조합은 다음달 4일 대의원회를 열고 입찰 지침을 포함한 시공사 선정 계획을 결정한다는 방침인데 그 과정에서 입찰설명회는 연장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면서 논란이 됐다.

해당 사업지는 GS건설이 오랫동안 공들여 온 지역으로 후발 주자들은 차별화된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선 입찰 조건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조합은 조합원 로열층 우선 분양 제안 금지, 금융 조건 제한, 천재지변과 전쟁 등을 제외한 책임준공 확약, 조합원 분양가 할인 제시 금지, 대안설계 등 조항을 금지했다. 성수1지구의 경우 입찰보증금 1000억원 전액 현금 납부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확실한 입찰 조건으로 뛰어들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만약 4일 대의원회에서 기존의 입찰 조건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찰에서 제외된다.

성수3지구도 최근 설계안 심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성수3지구 재개발은 성수2가1동 572-7번지 일대에 공동주택 2213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최근 성동구청은 성수3지구 조합에 '설계자 선정 취소 명령 및 고발 예고' 공문을 보냈다. 조합이 선정한 설계안이 정비계획과 맞지 않다는 이유다. 조합이 선정한 설계안에는 50층 이상 주동 3개가 배치돼 있는데 정비계획은 50층 이상 랜드마크 타워 특화설계 전제로 1~2개 동만 허용하고 있다.

성동구청은 설계사 입찰 당시부터 해당 설계안이 지역 규정상 허용되는 최고층 주동 수를 초과해 승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조합측에 안내했다. 결국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설계사 선정을 취소를 결정하고 관련 공문을 조합에 전달했다. 오는 29일까지 설계자 선정 취소 등 결과를 통보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성동구청은 취소 명령 미이행 시 고발조치도 검토한다는 입장인만큼 조합은 다시 설계사 선정 절차와 설계 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사업 일정은 불가피하게 지연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정비구역과 형평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구청이나 서울시에서도 정비계획에 어긋나는 설계안을 받아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설계 공모부터 다시 진행하면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수3지구는 지난 2월 설계 및 디자인 공모를 진행해 이달 10일 설계자를 최종 선정했다. 5개월 이상 소요된 셈이다. 이에 내년 상반기로 조율 중이었던 시공사 선정 절차도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아직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가 나오지 않은 성수2지구와 성수4지구는 하반기 중 공고가 예정돼 있다. 두 지구 모두 중대형 단지로 개발될 계획이다. 2609규모의 성수2지구는 다음달 시공사 선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물산과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경쟁일 벌일 전망이다. 1592가구 규모의 성수4지구는 연말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시공 의향을 내비쳤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서울숲과 한강을 잇는 입지에 최근 성수동 일대 상권과 주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재개발에 따른 기대 수익 역시 높게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최근 수주전에 나선 대형 건설사들의 행보에 주목하면서도 각 지구별로 발생할 수 있는 절차상 변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특히 성수3지구 사례처럼 행정절차 상의 문제가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각 조합은 정밀한 법률 검토와 행정기관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의 경우 통합심의, 설계 기준, 사업 속도 등 다양한 행정 요인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속도전 속에서도 절차적 정당성과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