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이렇게 많았다니"…'될곳될' 청약시장
언론기사2025.09.03
'잠실 르엘' 특공·1순위에 10.6만명 몰려
'준서초 입지' 과천 디에이치 아델스타도 흥행
"대출규제, 고가 아파트 분양엔 영향 없어"
"될 곳은 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잘 표현하는 문장 중 하나다. 6·27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수요자들은 자산가치가 보장되는 핵심 입지로 시선을 옮겨가고 있다. 청약시장 또한 이러한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난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는 물론 이에 준하는 입지에서는 고분양가더라도 흥행가도를 달리는 모양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10억' 로또에 '10만명'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17-6 일대에 공급되는 '잠실 르엘'은 지난 1일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총 110가구 모집에 6만9476명이 몰려 모든 주택형이 해당지역(서울)에서 마감됐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106가구 대상 특별공급에 3만6695명이 신청한 점을 감안하면 10만명이 넘는 10만6171명이 청약통장을 던진 것이다. 평균 경쟁률은 특공 346.2대 1, 1순위 631.6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잠실 르엘은 잠실미성크로바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단지다. 분양가는 상한제가 적용돼 전용면적 3.3㎡당 평균 6104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시세를 고려하면 10억원 이상 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시장 평가였다.▷관련기사:"잠실 르엘 견본주택, 우리도 못 봐 아쉬워요"(8월19일)

다만 6·27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돼 있고, 입주예정일이 내년 1월로 중도금 및 잔금 일정이 촉박해 진짜 '현금부자'들만 청약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만명을 웃도는 인원이 당첨을 위해 줄을 섰다.

디에이치 아델스타 투시도./자료=현대건설 제공'과천'이지만 '서초'입니다

경기 과천시 주암동으로 주소가 찍히지만 서울 서초구에 맞닿아 '준서초 입지'라는 평가를 받았던'디에이치 아델스타' 또한 고분양가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디에이치 아델스타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총 159가구 모집에 8315명이 몰려 전 타입이 마감됐다. 하루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에는 189가구 모집에 3724명이 청약을 접수해 모두 1만2039명이 통장을 내놨다. 평균 경쟁률은 특공이 19.7대 1, 1순위가 52.3대 1이다.

주암 장군마을 재개발을 통해 들어서는 디에이치 아델스타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24억4600만원에 달해 분양가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59㎡ 또한 최고 17억6200만원으로 잠실 르엘 59㎡(최고 16억2790만원)와 비교하면 1억원 이상 비싸다.

그러나 주암동 내에서도 북측 끝자락에 위치해 서초구 양재동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서울과 다름없다'는 평가 속에 수요자들을 끌어모았다. 잠실 르엘보다 입주 시기는 늦지만 대출 규제로 인해 이 역시 사실상 현금부자들만 청약이 가능했다. 하지만 흥행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금호건설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대 분양한 '도곡 아테라' 또한 단 10가구 모집에 145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45.4대 1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도곡동547의1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이 단지는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일반공급 가구수가 10가구에 불과해 임의공급으로 진행됐다. 주택법에 따르면 30가구 미만일 경우 임의공급 절차가 적용된다. 분양가는 57㎡가 16억원, 76㎡가 20억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규제 능사 아냐…중산층이 더 피해"

6·27 대출 규제로 주담대를 통한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로 이른바 '갭투자'도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현금을 보유한 재력가들은 여전히 자산가치가 보장된 서울 핵심 입지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양새다.

윤지해 부동산R114 프롭테크리서치랩 랩장은 "서울에서도 강남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같은 '한강벨트' 등 희소성이 있는 지역에는 여전히 수요가 쏠리고 있다"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것)'을 해서라도 미래에 안전자산이라는 판단이 들면 여력이 되는 수요자는 다 들어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잔금 일정이 촉박했던 잠실 르엘의 경우 입주까지 기간이 2~3년 정도였다면 훨씬 더 많은 수요가 몰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청약시장에서도 규제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윤 랩장은 "청약시장은 명확하게 무주택자 중심의 실수요 시장"이라며 "서울 최선호 입지를 비롯한 근교에서는 여전히 수요가 차고 넘친다"고 바라봤다.

또 "현재의 규제는 오히려 중산층 이하 실수요자들이 더 피해를 많이 보는 구조"라며 "규제가 능사가 아닌 만큼 핵심지에 쏠리는 수요를 분산시킬 만한 다각적·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