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1지구, 입찰 지침 갈등 해소 ‘갈림길’…대의원회 D-day
언론기사2025.09.04
사업비 2조 한강변 재개발, 조합 강경 노선에 현건·현산 이탈 ‘삐걱’
‘시공사 선정 계획서’ 수정 안건 논의…결과 따라 경쟁구도 변화 주목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재개발 조합 사무실 외관. ⓒ 이호연 데일리안 기자[데일리안 = 이호연 기자] 올해 하반기 정비사업 핵심지로 꼽히는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일찌감치 다수의 건설사들이 수주 의사를 밝혔지만 조합이 내건 까다로운 입찰에 일부 건설사가 보이콧을 하면서 열리는 대의원회 결과에 따라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집중된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은 이날 오후 대의원회를 열고 시공사선정계획서(입찰지침서)를 논의한다. 최대 안건은 ‘입찰지침 완화’건으로 입찰 조건이 수정되면 현장설명회 등 절차가 처음부터 다시 진행돼야 한다.

이번 대의원회 개최는 조합의 지침이 과도하다는 조합원들의 불만에 따른 것이다. 조합 집행부의 강경한 입찰 조건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다는 논란이 일면서 경쟁입찰을 원하는 조합 대의원들이 총회 소집을 요청해 논의가 공식화됐다.

앞서 성수1지구 재개발에는 GS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여러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였다. 당초 GS건설과 현대건설, HDC현산의 3파전이 예상됐지만 현대건설과 HDC현산은 조합의 입찰 지침이 과도하다며 현장설명회에 불참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시공사 선정에 참여할 수 없다.

이들 건설사가 ‘독소 조항’이라고 지적한 지침은 ▲조합원 로열층 우선분양 제안 금지 ▲입주 시 프리미엄 보장 제안 금지 ▲조합원 분양가 할인 제시 금지 ▲과도한 책임준공 의무 강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00% 이내 이주비 제안 ▲대안설계 등 플러스 아이디어 제안 금지 등이다. 1000억원 상당의 입찰보증금도 도마에 올랐다.

두 건설사는 지난 18일 조합에 공문을 보내 입찰 제약사항에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조합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HDC현산 관계자는 “특정 사에만 유리하게 설정된 지침으로 각 사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고 판단돼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며 “입찰 지침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1000억원이나 되는 보증금을 내고 입찰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HDC현산이 성수1지구를 수주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야 하는 상황인데 입찰 지침이 까다로워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수1지구는 재개발 얘기가 나오기 10년 전부터 GS건설이 공을 들여온 곳이다. 경쟁사로선 로열층 우선 분양이나 금융 조건, 대안설계 등의 조건 없이는 승기를 잡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왜곡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로열층 분양 조건은 시공사엔 권한이 없고 되려 과도한 조건을 제안했다가 통합심의에서 지연되거나 분담금 추가 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의원회를 하루 앞둔 전날 기자가 방문한 성수1지구는 한산했지만 조합 사무실은 조합원들로 붐볐다. 조합 사무실 관계자는 “대의원 총회가 열리기 전이라 말해줄 것이 없다”면서도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재개발이 이뤄질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일대.ⓒ데일리안 이호연기자하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입찰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한 조합원은 “입찰 지침을 살펴보면 GS건설 수의계약을 위한 밑작업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입주권을 팔고 떠나는 주민들은 상관없겠지만 거주민으로서는 당연히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많은 것이 유리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다만 대의원 상당수가 오랜 기간 조합 집행부와 유대관계를 형성해 온 지역 토착민들이라는 점에서 이날 총회에서 입찰 조건 변경안이 통과될 지는 미지수다.

입찰 지침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GS건설에 유리한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고 만약 지침이 수정되면 현대건설과 HDC현산이 재참여하면서 경쟁입찰을 통한 수주전이 치열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 날 대의원회 개최에 맞춰 입찰 지침 변경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성수1지구는 성수동 1가 일대 한강변에 위치한 전략정비구역이다. 이번 재개발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69층, 17개 동, 3014가구로 재탄생한다. 총 공사비만 2조1540억원에 달하는 강북 재개발의 최대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