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공사 끝난 아파트 424가구 통째 공매로... 국토부 “지방 미분양 매입” 밝혔지만 해결책 될까 의문
언론기사・2025.09.04
424가구가 통째 공매로 나온 제주 애월읍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아파트 단지 전경./네이버지도지방 아파트 미분양 문제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 공사까지 끝마친 아파트 424가구가 통째 공매로 나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4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공매 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 위치한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제주’ 아파트 424가구에 대한 공매가 오는 8일부터 진행된다. 작년 12월 준공된 단지로, 전체 425가구 가운데 단 한 가구를 제외한 전체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가 통째 공매로 부쳐지는 것이다. 최저 입찰가는 4006억원이며, 유찰되면 5% 낮은 가격으로 다음 차수 공매가 진행된다. 15회차까지 유찰되면 가격은 2000억원으로 낮아진다.
지난 4월엔 대구 수성구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288가구가 공매에 부쳐졌다. 전체 394가구의 70%가 넘는 규모다. 최초 입찰가가 1721억원이었는데, 수차례 유찰되며 1255억원까지 가격이 떨어지자 JB자산운용에서 설립한 기업구조조정(CR)리츠가 매입했다.
지방 미분양 문제가 3년 넘게 이어지면서 지역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지난달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7057가구로 1년 전 (1만6038가구)에 비해 1만1019가구(68.7%) 늘었고, 건설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2년 5월(6830가구)과 비교하면 3년2개월 만에 약 4배로 늘었다. 지난달 악성 미분양 중 83.5%(2만2589가구)가 지방에 있다. 지방 악성 미분양 가운데 16.4%인 3707가구가 대구에 몰려있고, 경남(15.4%), 경북(14.3%), 부산(11.4%) 등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이 부산·경북권에 몰려있다. 전남(9.2%), 제주(7.1%)의 악성 미분양 문제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지방 미분양 주택이 너무 많으면 지역 건설 경기가 침체하면서 내수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도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작년 1월 ‘1·10 대책’을 통해 2년 한시로 1주택자가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85㎡·6억원 이하)을 구입하면 세금 산정시 주택 수에서 제외해주기로 했으며 1주택자가 인구 감소지역에서 주택을 신규 취득하는 경우 매각가 12억원까지 양도세를 면제해주는 1주택자 비과세 특례를 유지해주기로 했다. 올해 3월부터는 LH를 통해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3000가구였던 매입 규모를 8000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방 미분양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4일 ‘지방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정률 50% 이상의 지방 소재 주택 건설 사업장의 준공 전 미분양 주택에 대해 분양가의 최대 50%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이하 허그) 자금을 지원해 준 건설사는 준공 후 1년 내에 허그로부터 주택을 되사갈 수 있다. 분양 대금으로 치러야 할 공사 자금이 모자라 공사가 중단되거나 이미 분양받은 사람의 입주가 늦어지는 것을 막고, 준공 후 이를 되사간 건설사가 저렴한 가격에 집을 내놓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지방에 준공 후 1년이 넘도록 미분양 물량을 해결하지 못하는 단지가 많다는 것이다. 대구 등에서는 ‘1억 할인’ ‘최대 4억원 할인’ 등을 내세우는 곳까지 등장했지만 올해 7월 기준 3707가구의 악성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수조원 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만큼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허그에게 지방 건설 경기 악화의 부담을 모두 떠넘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3년간 미분양 안심 환매에 필요한 예산을 2조4000억원으로 정하면서, 허그에 2500만원의 예산 지원을 발표했다. 나머지 2조1500억원은 허그가 마련해 사업을 집행해야한다. 허그는 2022년 242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3년 3조9962억원, 2024년 2조1924억원의 손실을 냈다. 2020년 말부터 잇따른 전세 사기로 집주인 대신 전세 보증금을 내어주면서 재정이 악화한 것이다. 이 때문에 허그에 지방 미분양 아파트 부담까지 떠안기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