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꺼내든 첫 주택 공급카드…과거 정부와 다를까
언론기사2025.09.08
2000년 이후 정권별 부동산 주요 대책 및 공급/그래픽=최헌정 이재명 정부가 첫 주택공급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핵심은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으로 강화된 대출규제의 균형을 맞추는 충분한 주택공급이다. 수도권 중심 주택 수요와 공급 측면을 균형있게 고려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다.

7일 발표된 관계부처 합동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서울·수도권에 총 135만가구 신규 주택 착공 목표를 제시했다. 과거와 같이 단순 인허가 기준이 아니라, 실제 입주로 이어질 수 있는 '착공' 물량을 기준으로 제시한 점이 이례적이다. 인허가 기준은 정부 관리가 수월하지만, 실제 입주까지 6~8년 이상 걸리는 탓에 발표 시점과 공급 지연 현상이 빚어지고는 했다. 반면 착공 기준은 3~6개월 내 분양돼 소유자가 정해져 공급 체감도가 높고, 착공되고 나면 대부분 준공까지 되는 만큼 목표치 신뢰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공급 기조는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공급물량에 맞춰졌다. 정부는 수도권 연 27만 가구 이상 착공을 제시했으며, 이는 최근 10년 수도권 착공 장기평균(25만8000가구)을 웃도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전 정권처럼 '270만 가구'식 대규모 인허가 목표를 내놓고 집행이 뒤따르지 않았던 목표-실행 괴리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6·27 대책(주담대 6억 한도, 소유권 이전 전 전세대출 금지 등)으로 위축된 매수·전세 수요를 지속 가능한 공급 계획으로 상쇄하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2000년 이후 공급정책은 정권별로 온도차가 뚜렷했다. 김대중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주택시장 규제 완화와 건설경기 부양책에 집중했다. 분양가 자율화가 시행되고, 10년간 국민임대주택 50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가 수립됐다. 서울 강남 중심으로 재건축 기대감 등에 집값 상승세가 나타났다.

이후 등장한 노무현 정부는 이 같은 강남 집값 잡기에 주력했다.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되고, 1가구 1주택 장기보유 비과세 요건 등이 강화됐다. 공급 측면에서는 위례, 판교 등 수도권 신도시 개발에 주력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노무현 정부 시절 계획한 2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입주하고, 보금자리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서울·수도권에 주택공급이 대량으로 이뤄졌다. 2008년 금융위기 영향까지 겹치면서 집값은 안정화됐다.

박근혜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등 각종 주택 규제 완화에 힘을 썼다. 침체했던 건설경기는 수도권 재건축과 대구·부산 등 지방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유동성 확대가 주택가격을 자극했다. 수십차례의 크고 작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에도 관리가 어려웠다. '똘똘한 한채'로 대변되는 강력한 수요억제책도 오히려 가격 상승에 기름을 끼얹은 '악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수요억제책으로 집값이 안 잡히자 주택공급 정책으로 남양주, 하남 등 3기 신도시 공급계획을 내놨다.

집값의 주요 변수인 기준금리는 이명박 정부와 문재인 정부 모두 저금리 기조였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두 정부는 각각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고자 저금리 기조였으나, 주택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라는 다른 정책을 처방으로 상반된 결과를 불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두드러지게 하락한 정부는 이명박 정부(-3.1%)였던 반면 문재인 정부에선 62.4% 급등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56.5% 상승했다.

윤석열 정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 종부세 완화, 공시가 로드맵 재검토 등 공급·수요 규제 완화책으로 일관했다. 5년간 주택공급 목표를 역대급 수준인 270만가구로 제시했지만, 실제 공급은 크게 못 미쳤다. 한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충분한 공급과 적절한 규제가 균형을 맞췄을 때 실제 집값 안정 효과가 나타났다"며 "결국 주택시장 안정화 관건은 서울·수도권 주택 수요가 있는 곳에 충분한 공급 정책이 이뤄질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