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분양 해도 안돼”…민간이 손절한 LH땅 35만평에 집 더 짓나
언론기사2025.09.08
2022년부터 택지 해약 급증
9·7대책 따라 LH 직접 시행
대거 미분양 발생 가능성 커
“공공지원 민간임대 늘려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공급 확대방안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주형기자]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4년간 민간에 분양한 공공택지 가운데 35만평 규모 땅이 계약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9·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앞으로 LH가 직접 시행에 나서면 이만한 규모에 지을 주택이 2만1000가구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도 외면한 땅에 짓는 집이라 대거 미분양이 우려된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LH가 민간에 공급했다가 계약 해지된 공공택지는 인천 영종, 파주 운정, 화성 동탄, 양주 회천 등 45개 필지에 총 116만3244㎡(약 35만평)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조3486억원이며 이 택지에 공급할 수 있는 주택 물량은 2만1612가구다.

계약 해지는 2022년 2개 필지·2만1433㎡(383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2023년 5개 필지·14만7116㎡(3749억원), 2024년 25개 필지·68만5109㎡(2조7052억원), 올해 13개 필지·30만9586㎡(1조2303억원)로 급증했다.

이는 지난 정부 때 고금리와 부동산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경색으로 시행사나 건설사가 공공택지 분양대금을 내지 못했거나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을 포기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민간이 LH로부터 공공택지를 분양받아 개발한 뒤 주택을 공급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부동산 불황기에 공급 중단이나 지연이 발생하는 등 공급 안정성을 떨어뜨린다고 보고 LH가 택지 매각 없이 직접 시행을 맡는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7 [한주형기자]하지만 민간도 외면한 지역에 LH가 집을 지어 공급하면 미분양 발생 우려가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아울러 정부 발표대로 LH의 사업 구조를 공영개발 방식으로만 전환할 경우엔 LH 인력·실행 능력 부족 등에 주택 공급이 더 늦어질 수 있다.

이에 공공지원 민간임대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공지원 민간 임대의 경우, LH와 민간 건설사가 공동 지분을 갖고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같이 시행을 맡게 된다. 인허가 절차도 빠른데다 LH의 재무 부담을 줄이고 분양사업성도 제대로 평가 가능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자금 조달 애로 등으로 착공 지연 중인 수도권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자를 대상으로 기금 출자 지원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2만가구 이상 착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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