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노 도그존’ 논란…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박상길의 부동산톡]
언론기사・2025.09.14
기자가 거주하는 아파트에 공지된 반려동물 공공 예절 안내문.[박상길 기자]우리나라 인구 30%가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데, 아파트에 ‘노 도그 존’(No Dog Zone)을 설치할 수 있을까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개인 기준 반려동물을 기르는 한국인은 작년 말 기준 154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고, 반려동물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반려견 가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충남의 한 아파트에서 ‘노 도그 존’ 설치 논의가 벌어져 해당 아파트의 입주민은 물론이고 온라인상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졌습니다. 80%가 넘는 주민 투표에서 단 2표 차이로 ‘반려견 산책’이 금지되자 “이해 불가”라는 주장과 “금지당해도 할 말 없다”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지인들에게 ‘노 도그 존’에 대해 물었습니다. 대부분이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이들은 반려견 주인이 배변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점, 목줄을 잘 채우지 않아 발생하는 돌발상황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아파트 산책로와 잔디 광장이 개똥천지라 개 출입을 금지 시키자는 주민 의견이 많았고, 입주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습니다.
기자가 거주하는 아파트에도 최근 반려견 공공예절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안내문을 읽어보면 주의 사항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 엘리베이터나 복도 등 공용 공간에서는 혹시라도 동물을 무서워하는 이웃이 있을 수 있으니 반려견을 꼭 안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반려견의 돌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목줄을 달라는 것입니다. 산책을 나가게 돼 기분 좋은 반려견이 흥분하면 다른 사람을 물거나 낯선 이에 놀라 본능적으로 이를 드러내면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배변처리입니다. 반려견과 산책 시에는 배변 봉투, 위생장갑을 꼭 챙기라는 것입니다. 대변은 봉투와 휴지로 뒤처리하고 물을 뿌려 냄새를 없애라고 합니다. 소변은 물만 뿌리면 된다고 안내합니다.
‘노 도그존’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안전’을 가장 큰 이유로 듭니다. 반려견 주인이 목줄을 아예 착용하지 않거나, 목줄 길이를 규정대로 지키지 않아 돌발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가장 우려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갑자기 개가 달려드는 경우도 있고, 반려견이 짖는 소리에 노약자가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000건이 넘는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6건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주로 외출 시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은 반려견에 물려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권을 보장하려면 아파트에도 ‘노 도그존’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반려견 주인들은 일부의 몰지각함으로 발생하는 문제로 ‘노 도그 존’을 지정하는 것은 반려견주 전체에 대한 부당한 일반화이며 권리 침해라고 주장합니다.
양쪽의 입장이 첨예하지만 막상 아파트 안에 ‘노 도그 존’을 설치할 만한 제도적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공동주택 관리법에 따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규약을 통해 반려동물 출입을 제한할 수 있지만, 이 규약은 개별 입주민의 행복추구권과 재산권 행사 등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해결책은 결국 주민간 상호 배려와 관리 강화에 있습니다. 목줄 길이 2m 이내 준수, 배변물 처리 같은 ‘반려견 에티켓’을 철저히 지키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주민 커뮤니티와 협의체를 만들어 자율규약을 정해 위반 시 경고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합니다. 규약은 특정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공동주택 주민들의 피해를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며, 과태료 부과 시 법적인 근거 마련과 입주민들의 동의가 필수입니다.
‘노 도그존’ 논의는 아파트라는 공동체가 어떻게 공존과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것에 큰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예민한 이슈에 선을 긋고 대립하기보단 규칙을 만들고 서로 배려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29/00029819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