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미진, 제도 아닌 정부 의지 탓… 구조 전환이 걸림돌 될 수도”
언론기사・2025.09.14
3기 신도시 속도전도 실패
강제수용 등 역풍 ‘지지부진’
법·제도 손질 효과 안나타나
사업시 문제 해결역량 키워야
LH 진주 사옥. [LH 제공]
LH 직접시행의 허상 ④
정부가 빠른 주택 공급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공공 중심의 공급확대 방안을 내놨지만, 주택 공급 속도에 있어 새로운 제도 도입이나 전환이 만능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9·7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따르면, 공공주택법이나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조성 중이거나 조정 예정인 민간 매각 공동주택용지는 LH가 직접시행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LH법 개정 등을 통해 LH가 조성한 주택용지는 민간에 매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법제화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총 19만9000호의 공공 주택용지 중 LH 직접 시행으로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6만호를 착공할 계획이다. 공공주택 물량 증가를 감안해 공공주택법 시행령에 따른 공공분양 물량의 상한도 완화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급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주택을 빠르게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LH 내부와 업계에선 주택 공급 속도의 문제는 민간·공공 등 주체에 따른 문제나 기존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 설정과 사업 진행 단계별 역량 확보가 핵심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대표적인 예로 3기 신도시의 사업을 들 수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업 추진을 위해 공공주택특별법을 활용했다. 택지개발사업이 아닌 공공주택사업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주거난을 해소하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당시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르면 지구 지정과 계획에 대한 승인·변경 권한은 국토교통부가 행사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계획 승인 전 해당 지자체 의견을 듣도록 했으나 사업자가 통합심의를 통해 지구계획 승인을 받으면 시·도 심의는 받지 않아도 됐다. 지자체를 무시한 채 사업자와 국토부가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3기 신도시 사업은 주민과 지자체 반발로 역풍을 맞았고 결국 추진 속도도 더뎠다. 사업 추진 초기, 주민들은 강제 토지 수용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당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정부의 공공주택지구 지정으로 삶의 터전을 강제로 잃게 됐다며 강제수용 방식의 공공주택특별법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했으나 수십년간 그린벨트로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던 원주민들이 쫓겨나게 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토지 보상 또한 공시지가의 최대 2배 수준으로 이뤄졌는데, 이와 관련해 실거래가와 차이가 있고 토지 보상금에 적용되는 양도소득세도 높다는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지연됐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도 지구 지정·계획 전반에서 시·도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적다며 반발했다.
LH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이미 2018년 3기 신도시 사업 때 택지개발촉진법에서 정한 개발 절차를 효율적으로 조정해 더 빠른 사업시행을 가능하도록 공공주택특별법을 활용했다”며 “그러나 사업 발표 후 만 7년이 다 돼 가도록 주택 공급 공고는 미진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2기 신도시인 위례신도시는 제도 개선 전 택지개발촉진법으로 사업을 시행했어도 비교적 빠르게 추진됐다. 2006년 사업지구지정 공람공고 후 2008년 개발계획 승인고시가 났으며 2011년 주택 공급 공고 단계까지 막힘없이 진행됐다. 올해 7월 들어 첫 본청약에 나선 3기 신도시와 대조되는 흐름이다.
결국 주택 공급 속도전에 있어서 관련 법과 제도 손질이 만능책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또다른 LH 관계자는 “LH를 비롯한 대다수의 공기업은 정부 추진 의지에 따라 업무 우선순위를 결정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결국 3기 신도시는 정부 정책의 중요도에서 밀려 있었기 때문에 공급이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급 정책이 현실화하려면 제도 개선도 일부 필요하겠지만 핵심은 정부의 추진 의지”라며 “그 다음 토지 수용 과정에서의 분쟁 소지 등 절차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매번 새로운 제도 도입이나 개선에 치중하기보다 현실적으로 사업의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해결할 역량을 키우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강제수용 등 역풍 ‘지지부진’
법·제도 손질 효과 안나타나
사업시 문제 해결역량 키워야
LH 진주 사옥. [LH 제공]LH 직접시행의 허상 ④
정부가 빠른 주택 공급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공공 중심의 공급확대 방안을 내놨지만, 주택 공급 속도에 있어 새로운 제도 도입이나 전환이 만능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9·7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따르면, 공공주택법이나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조성 중이거나 조정 예정인 민간 매각 공동주택용지는 LH가 직접시행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LH법 개정 등을 통해 LH가 조성한 주택용지는 민간에 매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법제화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총 19만9000호의 공공 주택용지 중 LH 직접 시행으로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6만호를 착공할 계획이다. 공공주택 물량 증가를 감안해 공공주택법 시행령에 따른 공공분양 물량의 상한도 완화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급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주택을 빠르게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LH 내부와 업계에선 주택 공급 속도의 문제는 민간·공공 등 주체에 따른 문제나 기존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 설정과 사업 진행 단계별 역량 확보가 핵심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대표적인 예로 3기 신도시의 사업을 들 수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업 추진을 위해 공공주택특별법을 활용했다. 택지개발사업이 아닌 공공주택사업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주거난을 해소하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당시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르면 지구 지정과 계획에 대한 승인·변경 권한은 국토교통부가 행사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계획 승인 전 해당 지자체 의견을 듣도록 했으나 사업자가 통합심의를 통해 지구계획 승인을 받으면 시·도 심의는 받지 않아도 됐다. 지자체를 무시한 채 사업자와 국토부가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3기 신도시 사업은 주민과 지자체 반발로 역풍을 맞았고 결국 추진 속도도 더뎠다. 사업 추진 초기, 주민들은 강제 토지 수용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당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정부의 공공주택지구 지정으로 삶의 터전을 강제로 잃게 됐다며 강제수용 방식의 공공주택특별법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했으나 수십년간 그린벨트로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던 원주민들이 쫓겨나게 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토지 보상 또한 공시지가의 최대 2배 수준으로 이뤄졌는데, 이와 관련해 실거래가와 차이가 있고 토지 보상금에 적용되는 양도소득세도 높다는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지연됐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도 지구 지정·계획 전반에서 시·도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적다며 반발했다.
LH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이미 2018년 3기 신도시 사업 때 택지개발촉진법에서 정한 개발 절차를 효율적으로 조정해 더 빠른 사업시행을 가능하도록 공공주택특별법을 활용했다”며 “그러나 사업 발표 후 만 7년이 다 돼 가도록 주택 공급 공고는 미진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2기 신도시인 위례신도시는 제도 개선 전 택지개발촉진법으로 사업을 시행했어도 비교적 빠르게 추진됐다. 2006년 사업지구지정 공람공고 후 2008년 개발계획 승인고시가 났으며 2011년 주택 공급 공고 단계까지 막힘없이 진행됐다. 올해 7월 들어 첫 본청약에 나선 3기 신도시와 대조되는 흐름이다.
결국 주택 공급 속도전에 있어서 관련 법과 제도 손질이 만능책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또다른 LH 관계자는 “LH를 비롯한 대다수의 공기업은 정부 추진 의지에 따라 업무 우선순위를 결정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결국 3기 신도시는 정부 정책의 중요도에서 밀려 있었기 때문에 공급이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급 정책이 현실화하려면 제도 개선도 일부 필요하겠지만 핵심은 정부의 추진 의지”라며 “그 다음 토지 수용 과정에서의 분쟁 소지 등 절차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매번 새로운 제도 도입이나 개선에 치중하기보다 현실적으로 사업의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해결할 역량을 키우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29/00029819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