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집은 '현금부자' 신혼부부용?…대출규제에 서울시 뿔났다
언론기사・2025.09.24
올해 미리내집 물량 중 신혼부부전용 정책전세대출 불가 가구 수/그래픽=윤선정주택도시기금의 전세대출 기준 관련 권한을 쥔 국토교통부가 최근 서울시의 전세보증금 기준 상향 요구를 거절했다. 올해 공급 공고가 난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2) 중 약 69%가 정책대출 대상에서 벗어난 점을 고려하면 올 11월 공고될 미리내집도 상당수가 대출을 받지 못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시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서울시의 정책대출 기준 현실화 요구를 거절했다. 주택도시기금의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 대출이나 신혼부부용 버팀목 전세대출의 경우 해당주택의 임대보증금이 수도권은 4억원 이하, 그 외 지역은 3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에 서울시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전세 보증금 동반 상승에 따라 서울시의 기준을 올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국토부의 주된 거절사유는 서울시만 별개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근 정부가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대출도 틀어막는 상황에서 일부지역 규제를 완화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준이 지속 적용되면서 신혼부부용 정책 공급 주택을 이용할 때도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재차 발생한다. 서울시의 미리내집이 대표적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공급 공고가 났던 미리내집(비아파트형 제외)은 총 852가구로 4차 367가구, 5차 485가구다. 이 중 약 69%에 해당하는 588가구의 전세가가 4억원이 넘어 정책대출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11월 중 올해 마지막 미리내집 공급 공고가 남아 있는데, 기준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이 물량 중에서도 상당수가 정책대출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공급 물량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고, 물량이 정해지면 전세 보증금도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비판에 나섰다. 오 시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책대출인 버팀목대출은 보증금 4억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지만 서울에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단지는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집값 잡기와 무관한 '주거안정'은 오히려 적극 장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6.27 대출규제로 정책대출 한도가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줄어든 점에 대해, 집값 억제와 무관한 장기전세까지 묶어 신혼부부의 짐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서울의 집값이 지난 10년간 폭등하면서 전세가도 오른 만큼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단지는 기준을 만들었을 시점에 비해서도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체 거래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80.5%에서 2025년 15.8%로 급감했다.
국토부는 기준 완화는 어렵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디딤돌이나 버팀목 대출은 이정도가 주택도시기금이 감당할 수 있다던지 서민 지원으로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된다"며 "특정 임대주택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우니 높여달라는 것을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