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동떨어져”…파장 커진 민특법 합헌 [박상길의 부동산톡]
언론기사2025.09.28
한 시민이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재된 전·월세 매물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지난 25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 개정안에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주택 임대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을 인정한 판결이라지만 임대사업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2020년 7·10 부동산 대책에서 이어진 민특법 개정으로 아파트 및 단기임대 등록 전면 금지, 임대보증금 보증 의무화, 임대사업자가 직접 등기소에 등록임대주택 사업을 알리는 부기등기 의무화 등 과도한 규제가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세 임대인들까지 직업 선택 자유와 재산권, 평등권이 침해되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임대사업자의 자유가 제한되더라도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공익적 필요가 더 크다”고 밝혔다.

임대인들은 헌재의 민특법 합헌 판단이 임대 시장의 복잡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임대인들은 특히 민특법 소급 입법과 규제 강화가 불러온 시장 위축은 법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특법 개정은 2020년 7·10 부동산 대책 당시, 임대사업자들이 아파트를 매집해 매물이 잠기고 집값이 급등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그러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전체 임대주택 중 아파트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특법 개정에도 집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월세 가격은 오히려 크게 올라 임차인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역전세난과 보증보험 갱신 불능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임대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임차인은 안정된 거주지를 확보하지 못해 불안하고,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 유지 자체가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헌법소원의 기각은 법률 효력이 유지된다는 의미일 뿐, 제도 개선의 길이 닫힌 것은 아니다. 작년 11월 국회를 통과한 민특법 개정으로 올해 6월부터 단기임대주택 등록이 다시 가능해졌다. 아파트 임대 등록 정상화와 관련한 개정안도 여야에서 잇따라 발의되며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헌재의 판단과 별개로 입법을 통한 시장 보완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관건은 이번 합헌 결정이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하느냐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보험 의무화와 등록 제한으로 일정 부분 보호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전월세 상승과 매물 부족 현상은 여전하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규제에 따른 사업성 악화가 문제다. 임대 등록 제도가 위축되면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이 줄고, 이는 다시 시장 공급 축소로 이어지며 임차인들이 주거 불안에 내몰릴 수 있다.

임차인 보호와 임대인 권익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국회와 정부가 제도 개선을 통해 어떤 해법을 마련할지가 남은 과제다. 이번 헌재 결정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갈등을 고착화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제도적 해법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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