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갈 집 없어요" 전세 동난 이 동네…수요 폭증에 전셋값도 껑충
언론기사2025.09.30
자료=KB부동산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서울의 전세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은 급감해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광진구, 강동구, 송파구 등 강동권 재건축 이주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이 동이 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9월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286건이다. 지난 8월 1만501건, 7월 1만1630건과 비교해 급감했다. 아직 9월이 이틀정도 남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가을 이사철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상승세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지역별로 광진구, 송파구, 강동구, 용산구(0.16%), 노원구(0.16%)에서 전세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의 통계상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최근 142.9로 공급 부족을 의미하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광진구 광장동 일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광장현대아파트'의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일대 전세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세입자와 조합원 일부가 인근 지역에 임시 거처를 찾으면서 전세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광장동 광장자이 전용 125㎡ 기준 전세 가격은 직전 계약 대비 5000만원까지 높아졌다. 지난 3월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세계약의 경우 13억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5일 거래된 신규 전세 계약은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최근 3개월 전세 매물과 계약은 딱 1건에 불과했다는 점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장힐스테이트 역시 최근 3개월 사이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갱신 계약 이외에 신규 전세 매물이 거래된 건은 한 건도 없었다.

광진구 뿐만 아니라 인접한 송파구와 강동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재건축 이주 수요가 전세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송파구 오금동, 가락동 일대의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이주를 본격화하면서 인근 지역에 대한 전세 수요가 급증했다. 가락시장 주변의 다세대 주택과 준신축 아파트들은 이미 전세 물량이 바닥난 상태다.

강동구 둔촌동 역시 대단지 재건축(둔촌주공)의 입주를 마친 이후에도 후속 이주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둔촌동 일대 구축 아파트의 경우 대체 거주지로 주목받으면서 전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처럼 전세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은 제한적이다. 업계에서는 9월 이후부터 연말까지 수도권 입주예정물량은 3.8만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입주 예정인 신축 아파트 물량이 예년에 비해 적은 데다 금리 부담으로 인해 집주인들이 '월세 선호'로 돌아서면서 전세 매물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단기적으로 이 흐름이 쉽게 꺾이거나 반전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가을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요 지역의 전세가는 구조적으로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물량이나 정책이 미흡하다"며 "단순히 금리를 낮춘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매물을 유도할 수 있는 실거주 요건 완화 등 실효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