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월세 이동 빨라졌다…서울 평균 월세가격 103만원
언론기사2025.10.01
8월 전세 거래 7만2573건…전년比 17.7% ↓
월세 거래량은 14만1182건으로 16.4% 증가
기준금리 인하에 집주인, 월세 전환이 유리해져
전세 매물 감소도 월세 확대에 영향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뉴스1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전세의 월세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전세사기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세 물건 감소, 대출 규제 강화까지 더해지면서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10건의 임대차 계약 중 6건이 월세 형태인 셈이다. 월세화가 가속되면서 평균 월세 가격도 높아져 서울 지역의 월세는 100만원을 훌쩍 웃돌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전세 거래량은 7만257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세(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 거래량은 14만1182건으로 16.4% 증가했다.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확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임대차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은 62.2%를 기록했다. 최근 5년 평균 월세 비중은 49.4%로 매년 월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2023년 55.0%​에서 지난해 57.4%를 기록했다.

아파트의 월세 거래도 늘어나고 있지만 빌라나 오피스텔과 같은 비(非)아파트의 월세 증가 속도가 더욱 빠르다. 아파트의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2023년 43.6%→ 2024년 43.7%→2025년 8월 46.8%로 증가했다. 반면 비아파트의 경우 월세 비중이 2023년 65.9%→2024년 69.6%→2025년 8월 76.0%로 아파트보다 월세 확대 속도가 빨랐다.

그래픽=정서희
월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월 전국 가구당 평균 월세 가격은 80만7000원을 기록했다. 서울의 월세가 가장 높았다. 서울의 평균 월세는 103만1000원으로 강남권은 117만3000원, 강북권은 109만6000원을 기록했다.

월세 거래가 확대되는 현상은 기준금리 인하와 전세 물량 감소, 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맡겨도 받을 수 있는 이율은 연 2%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월세 전환이율(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 이율)은 5%대 안팎이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를 받는 것이 유리한 상황인 것이다.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월세 물량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주택 공급 부족에 따라 입주 물량이 줄어들고 전세계약 갱신권 청구 건수가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은 이전보다 감소했다.

여기에 6·27 대책으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하면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은 더 심화되고 있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은 분양을 받은 사람이 전세보증금으로 매매대금 또는 분양잔금을 납입할 때 활용되는 전세대출이다. 수분양자가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매매 대금이나 분양 잔금을 마련하는 방식이 금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세 보증금을 줄이는 대신 월세를 받는 형태의 매물이 늘어났다.

아울러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축소되면서 보증금을 대출로 마련하지 못한 경우 월세를 지불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인하돼서 지금 약 1%포인트 금리가 인하됐다”며 “은행에 1년 만기 예금을 넣어봐야 연 2.4~2.5%의 이율인 반면 전월세 전환 이율은 5%대 안팎이다. 보증금을 내줄 여력만 있다면 월세를 받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했다.

함 랩장은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 갱신권 청구 건수 확대 등으로 시장에서 회전되는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러한 점도 월세 거래량이 수도권, 비수도권, 아파트, 비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늘어나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함 랩장은 “대출 규제도 영향이 있는데 전세 보증 비율이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줄어들면서 종전보다 전세대출 총액이 감소했다”며 “현재 임대차를 유지하고 싶으면 보증부 월세로 돌릴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