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은 불장, 평택은 한파…수도권 내에서도 부동산 시장 양극화 극심
언론기사・2025.10.01
경기 분당과 과천은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기 평택과 양주 등 일부 지역에는 미분양 주택이 집중되고 있다. 같은 수도권이라 해도 공급량과 교통 등에 따라 부동산 시장 상황이 다르지만 규제는 함께 받고 있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모습./뉴시스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서 시작된 부동산 상승세가 한강 벨트는 물론 경기 분당과 과천 등으로 퍼지고 있지만, 경기 양주와 이천, 평택 등 수도권 외곽엔 여전히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부동산 호황기때 밀어내기 식으로 추진했던 대규모 아파트들의 입주가 본격화되며 물량 폭탄이 쏟아지는 반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예정됐던 교통망 구축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처럼 미분양 매물이 쌓이고 분양권에 ‘마이너스피’가 붙고 있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로 전주 대비 0.64% 상승했다. 경기 과천시도 0.23% 오르며 서울 도심권(종로·중구·용산)만큼 증가했다. 반면 평택(-0.16%), 이천(-0.13%), 양주(-0.02%) 등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평택과 이천 등은 지방만큼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지만 분당 등과 함께 수도권으로 묶이며 불필요한 규제를 적용 받고 있다”고 했다.
◇공급 폭탄에 평택·양주 등 미분양 속출
지난 8월 말 평택 화양지구에 문을 연 1468가구 규모 평택화양휴먼빌퍼스트시티는 입주가 시작된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이미 매매 매물이 200여 개 쌓여 있다. 대부분 분양가 대비 5000만~6000만원씩 낮게 나온 마이너스피 매물이다. 지난달 1063가구 규모 e편한세상평택라씨엘 입주가 시작됐고 내년 초까지 포레나 평택화양,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 등 신축 대단지 입주가 이어지면서 집값 하방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평택의 미분양 아파트는 8월 4197가구로 전월 대비 715가구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공장 등 양질의 일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택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는 이유는 공급 과잉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평택의 연간 주택 적정 수요는 3020가구지만, 두 배 넘는 6600가구 이상이 지난 3년간 매년 쏟아졌다. 2019년 정부의 반도체 벨트 조성 계획이 나오고 2020~2021년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자 건설사들이 ‘묻지 마 분양’에 나섰던 게 시차를 두고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인근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는 “초대형 개발 사업인 브레인시티도 2년 뒤부터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당분간 미분양이 해결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양주도 마찬가지다. 타운하우스로 조성된 라피아노 스위첸 양주옥정은 기존 분양가보다 2억원 저렴한 5억원대에 할인 분양 중이다. 인근 힐스테이트 양주옥정 파티오포레와 함께 타운하우스가 대규모 공급되면서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청에 따르면 양주 미분양 물량은 지난달 1499가구로 올해 1월(730가구)의 두 배로 늘었다. 지난 3년간 적정 수요(1470가구)의 18배 규모 공급 폭탄이 터진 여파다. 도봉산과 옥정을 연결하는 지하철 7호선과 GTX-C 노선 개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입주를 시작하는 단지마다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이 밖에 경기 광주와 이천에서도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광주는 지난달 미분양이 614가구로 전월 대비 353가구 증가했으며, 이천은 1667가구로 전월 대비 477가구 늘었다. 마찬가지로 수요 대비 너무 많은 공급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수도권 외곽엔 규제 아닌 지원을”
경기 평택, 양주, 이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미분양 주택이 집중되면서 정부 부동산 정책이 ‘역차별’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직접 매입하고, 인구 감소 지역 주택을 구입할 때는 세금 부담을 낮추기로 했지만, 이러한 조치는 수도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미분양이 쌓여가고 있지만 대출 규제는 서울 등 인기 지역과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주택 경기가 침체된 지역에까지 대출 규제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방에만 적용되는 LH 악성 미분양 매입 사업을 수도권 일부 지역에도 확대하는 등 핀셋형 규제와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9·7 공급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미 공급이 넘치는 경기 지역 시장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 공급 대책이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 집중되면 평택·양주 등 미분양 물량이 더욱 적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GTX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해 서울 접근성을 높이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