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오르는 줄 알았더니… KTX 뚫린 지방 부동산도 들썩
언론기사2025.10.07
KTX가 개통 됐거나 예정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뉴스1
수도권 외 지방권 아파트 매매가가 1년 10개월 넘게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는 가운데, 경북 영주와 문경 등 일부 지역 아파트는 수도권 못지않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KTX가 개통되거나 예정돼 서울과의 직주근접성이 높아지면서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것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9월 다섯째 주 경북 문경의 매매 가격 지수는 103.7, 상주는 103.1로 집계됐다. 문경의 매매 가격 지수는 올해 초(97.01)에 비해 6.9% 오르며 같은 기간 과천(12.7%)과 분당(9.9%)을 제외한 경기 대부분 지역의 상승세를 뛰어넘었다. 이 밖에도 상주 5.2%, 영주 4.2%, 진주 2.3%, 논산 1.4% 등 지방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가 대부분 하락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통망 개선으로 지방 부동산 들썩

아파트 매매가가 오른 지방 도시들의 공통점은 최근 KTX 등 철도망이 개통됐거나 개통 예정 지역이라는 점이다. 서울·수도권 등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실거주 수요는 물론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아파트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다. 역 주변으로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면서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경북 문경은 지난해 11월 KTX 중부내륙선 충주~문경 구간이 개통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이루고 있다. 문경의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는 2023년 5월 다섯째 주부터 약 2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해 1월 셋째 주에는 무려 0.72%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KTX 문경역이 문을 열면서 문경에서 경기 성남시 판교까지 시외버스로 3시간 수준이던 이동 시간이 1시간 30분대로 단축돼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문경역을 중심으로 역세권 도시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문경모전코아루노블 전용 80㎡는 지난 7월 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문경영풍마드레빌 전용 84㎡도 올해 초 대비 3200만원 오른 3억4200만원에 매매됐다.

경북 상주시도 2030년 KTX 상주역이 예정되면서 지난해 12.4%에 이어 올해에도 5% 넘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냉림동 북천대림다미아 아파트 전용 84㎡가 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경신하기도 했다. 영주시도 올해 5월 셋째 주를 제외하고 매매 가격 지수가 지난 3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영주는 작년 12월 중앙선 철도 안동-영천 구간 복선화가 완료되기도 했다. 착공 이후 9년 만에 서울 청량리에서 부산 부전역을 잇는 이른바 ‘제2의 경부선’이 경북 내륙을 관통하게 된 것이다. 영주에서 서울까지 1시간 30분, 부산까지 2시간 10분 대에 이동 가능해지면서 가격 상승세에 힘을 주고 있다.

이 밖에도 경북 진주는 지난해 거제와 진주를 통해 김천까지 연결되는 남부내륙철도가 2027년 착공에 들어가면서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 남부내륙철도가 향후 서울까지 연결될 것으로 보이며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 논산은 호남선 고속화가 구체화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가 서서히 오르고 있다. 호남선 고속화는 논산에서 대전까지 철길을 직선화하고 육군 훈련소까지 KTX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2032년 완공이 목표다.

◇교통망으로 수요 분산

지방 부동산 시장이 서울과의 직주근접성에 따라 요동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선 서울과의 접근성 개선 등을 통해 수도권에 쏠린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방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도 평택과 양주 등 일부 주택 공급 과잉을 겪고 있는 지역에도 광역 철도망을 통해 접근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서울로 쏠린 아파트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도권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교통망 개선이 ‘첫 단추’라면, 교육·의료·문화 시설 확충과 기업 유치 같은 정주 여건 강화가 장기적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이다. 전북 전주에서 기존 전주역을 중심으로 MICE 산업 인프라 조성에 나서면서 아파트 가격이 뛰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교통을 통해 지방으로 주택 수요를 분산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