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유세율, OECD 평균 절반”…보유세 인상 탄력?
언론기사2025.10.09
2023년 보유세율 0.15%…30개국 중 20위
보유세 올리면 불평등 완화·부동산 투기 차단
정부 세제 강화엔 신중…공시가격 현실화율 방법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개최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데일리안 = 이호연 기자] 부동산 정책 수장인 국토부 장관이 사견으로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데 이어 한국의 보유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친다는 보고서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유세 인상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비영리 연구단체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비교 가능한 OECD 30개국 중 20위에 그쳤다. OECD 평균이 0.33%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전년도(0.18%)와 비교해도 0.03%포인트(p) 감소했다.

연구소는 보유세 실효세율이 낮아진 배경으로 윤석열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조치를 꼽았다. 종부세는 주택 보유세의 일종으로 시가표준액(공시가격)을 일정 이상 초과하는 고가주택 보유자,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윤 정부는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종부세 과세 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대폭 인하하고 공제액을 상향한 바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종부세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2018년부터 매년 5%씩 높여 지난 2022년에는 95%까지 올려놓았다.

연구소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국내 보유세 실효세율은 매우 낮다며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진수 토지+자유연구소 연구위원은 “부동산 보유세는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를 발휘한다”며 “부동산 투기 차단 차원에서도 보유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거주 목적이 아닌 부동산을 보유하는 이유는 기대되는 수익률이 다른 자산보다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보유세 강화는 기대수익률을 직접적으로 줄인다”며 “시세차익과 임대소득의 규모를 축소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건물과 토지를 분리해서 건물이 아니라 토지에 집중해서 보유세를 과세할 것을 제안한다”며 “정부가 목표 실효세율을 제시하고 목표치에 맞춰 점진적으로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토지+자유연구소이러한 보고서의 내용은 김윤덕 국토부 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라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세에 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장관 입장이 아닌, 인간 김윤덕 입장으로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추가로 나올 수 있는 주택 정책 가운데 세제 강화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국토부 장관이 세제 문제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와 1주택자에 대한 세금 혜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지배적이고 해당 지역의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만큼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기존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만큼 세금 인상은 거센 반발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세 부담 강화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섣부른 부동산 세법 개정은 자칫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법 개정 없이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 조정하면 보유세를 높일 수 있어 정책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은 범위 내에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