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툭’하면 파업에 원자재도 딸려···공공주택 ‘하세월’
언론기사2025.10.09
전국 LH 아파트 395개 현장
4곳 중 3곳은 공사 기한 연장돼
1년 이상 지연된 건설현장 36곳
레미콘 대란·화물연대 파업 등 영향

9월 11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창릉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지구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도의 공급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올해 준공된 LH 아파트 10곳 중 7곳이 공사 지연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수급 지연, 토지 보상 지연, 파업 등이 주된 원인인데, 건설현장에 대한 추가 규제가 예고되면서 공급이 더욱 지연되는 것 아니나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LH를 통해 받은 ‘전국 LH 아파트 공사 지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5년 9월 5일까지 준공된 전국의 LH 아파트 건설공사 총 395개 현장 중, 공사 기한이 지연된 곳이 301곳(76.2%)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현장을 지연 기간별로 살펴보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99곳(32.9%),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93곳(30.9%),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73곳(24.3%) 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31곳(10.3%) 24개월 이상 5곳(1.7%)로 나타났다. 평균 지연기간은 4개월이다.

공사 기한이 2년 넘게 지연된 현장도 5곳에 달했다. 화성 남부 화성향남2·대구읍내 행복주택·세종조치원 행복주택은 공사가 29개월이나 지연됐는데 추가 공사와 인허가 변경 기간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경북도청 행복주택은 보상 지연으로 공사 기한이 2년 연장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건설현장 지연율이 92.9%이었다. 올해 준공된 아파트 14곳 중 잠실 행복주택을 제외한 13곳이 공사 지연을 겪은 것이다. 경기에서는 152곳 중 107곳(70.4%), 인천 26곳 중 23곳(88.5%)이 지연됐다. 수도권 건설 현장 지연율은 74.5%다.

비수도권은 건설 현장 203곳 중 158곳(77.8%)가 지연됐다. 제주(100%), 부산·울산(93.3%), 경남(88%), 대구·경북(83.3%), 광주·전남(81%), 세종(77.8%), 강원(72.7%), 대전·충남(70.6%), 전북(68.4%), 충북(66.7%) 순으로 지연율이 높았다.

건설이 지연되는 원인은 다양했다. 원자재 수급 지연으로 공사가 지연된 곳이 50곳인데, 이중 19곳은 레미콘 수급 지연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들은 주로 2023년~2024년 준공된 아파트로 시멘트·레미콘 대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파업 등 노동쟁의로 준공이 지연된 곳도 19곳이었다. 14곳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공사가 지연됐다. 성남판교대장 A10BL 아파트는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로 공사 기간이 9개월 연장됐으며, 양주회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도 건설 노조의 현장 점거로 공사가 연장됐다.

이밖에도 공법 변경, 사업계획 변경 및 추가 공사, 부지 인수인계 지연, 폭염 및 폭우, 코로나19로 인한 공사장 폐쇄, 공사 중 오염토 발견, 문화재 발굴 조사, 도급업체 파산 등의 이유로 공사가 지연됐다. 보상 절차가 지연되며 공사기간이 늘어난 현장도 12곳이었다.

정부는 9·7 공급대책에서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로드맵을 내놓았다. 토지 보상 시 협조하는 토지주에게는 ‘협조 장려금’을, 퇴거 불응자에게는 금전적 제재를 가하고, 보상 착수 시기도 지구 지정 이후가 아닌 이전으로 조기화해 이주 및 철거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업 전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최근 통과된 노란봉투법으로 파업이 빈번하게 이뤄지면 공사 기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을 할 수 있게 됐고 쟁의행위 범위도 확대됐는데, 노조나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는 제한되면서 파업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LH 주도로 주택 공급을 신속하게 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이미 모순이다. 노란봉투법 통과로 공급 차질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민간 시장 재건축 활성화와 노란봉투법 개정안 논의 등의 본원적 접근없이 부동산 문제 악순환은 극복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