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론자마저 돌아섰다…채찍도 당근도 안 통하는 집값 폭주
언론기사・2025.10.10
[MT리포트]혼돈의 부동산 시장(下)[편집자주] 6·27 대출규제와 9·7 공급방안. 정부의 당근과 채찍에도 시장의 오름세가 심상찮다. 추세적인 상승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추가 규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시장간 '힘겨루기' 양상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추석 연휴 이후 불안한 부동산 시장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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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론자마저 "집값 오른다"…부동산 규제? 완화? 李정부 성패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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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서울 집값이 1주 전보다 0.27% 오르며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0.19%→0.27%)은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 4주 연속 상승폭이 커지며 전국의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9월1일 0.08%→9월8일 0.09%→9월15일 0.12%→9월22일 0.19%→9월29일 0.27%로 상승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2025.10.02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냐, 완화냐' 갈림길에서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벌써 세 번째 대책 마련을 예고할 정도로 시장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표적 하락론자로 꼽히던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조차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채 대표는 그동안 '집값 하락론자'로 불리며 시장에서 독특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올해 6월 27일과 9월 7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그는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정책은 시장 수급 현실과 괴리돼 있고, 결국 공급 부족과 수요 왜곡이 맞물려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그의 발언 직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불장(불붙은 장세)' 분위기가 확산됐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8% 상승하며 단독주택 대비 7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 14개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8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반등이 아니라, 규제와 공급정책의 한계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구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부동산은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출범 초기 민생 과제로 부동산 안정을 내세웠지만, 실제 시장 흐름은 정책 효과가 미미했음을 방증한다. 특히 집권 5개월 만에 벌써 세 번째 대책 마련이 거론된다는 점은 시장 불안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경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권에선 집값 안정 여부가 국정 평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가장 큰 딜레마는 규제만 하다 끝난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다시 밟을 수 있단 우려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집권 5년 동안 20여 차례의 규제 대책을 쏟아냈지만, 결과적으로 집값은 폭등했다. 다주택자 세금 강화, 대출 규제, 청약 강화 등 온갖 규제가 쏟아졌지만 오히려 매물 잠김과 공급 부족을 불러오며 가격 상승의 도화선이 됐다.
이재명 정부 역시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 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지난 9월 정부가 내놓은 공급대책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신규 주택 물량 확대, 공공·민간 협력 모델 도입,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됐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단순 규제 강화나 장기적 공급 청사진만으로는 단기 수급 불균형과 가격 불안을 잡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대출 규제 완화에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건설사 임원은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완화, 세제 조정, 정비사업 속도 조절 등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지금처럼 미온적인 공급 대책만으로는 집값 상승 압력을 꺾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권 전문가도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은 계속 어려워지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또 다른 가격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회복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이번에도 규제 일변도 정책을 내놓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 방안을 병행한다면 정책 신뢰 회복과 함께 시장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은 단순한 주거 문제를 넘어, 민생과 경제 전반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며 "출범 5개월 차 이재명 정부가 어떤 선택을 내놓을지에 따라, 향후 시장의 방향뿐 아니라 정권의 성패까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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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내성 생긴 부동산시장…"공급 부족·지연 구조적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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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 전문가 진단/그래픽=이지혜정부의 규제·공급대책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천장 없이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 공급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과열 양상이 진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휴 이후에도 과열 흐름이 지속될 경우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부동산 규제가 나오더라도 영향력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시장 흐름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집값 상승세가 서울 강남권 등 한강벨트, 입지 조건이 좋은 신축 대단지에 국한되고, 다른 지역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집중되는 일부 지역 외에 다른 수도권·지방 지역은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와 대출 규제 외에 주목할 변수로는 유동성·거래량·연체율·환율 등 복합적인 지표를 꼽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추석 이후 시장 심리 변화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았다. 서울 송파구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가 사실상 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은 "과거에는 대책이 발표되면 매매가격과 거래량이 곤두박질쳤지만, 요즘은 양상이 다르다"며 "장기 실거주 목적 수요가 주도하다 보니 고강도 대책이 나와도 시장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만약 추석 연휴 이후에도 거래량과 심리지표가 진정되지 않으면 규제지역 추가 지정이나 대출 총량 규제와 같은 후속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시기는 10월 중순~11월쯤이 유력하고, 마포구와 성동구 같은 급등지역은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시장 과열에 대해 구조적인 주택 공급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공급 확대 신호에도 착공에서 준공까지 시간이 길어 체감상 공급 절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매수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며 "서울에서는 신축·준신축 아파트 가격이 전고점을 넘는 등 과열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한 채를 산다면 서울을 산다'는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바뀌면서 주거비가 올라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더 좁아지고 규제지역 확대 가능성에 대한 불안까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 이후 가장 중요한 시장 지표는 거래량 변화를 꼽았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추석 이후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월 1만건 이상으로 회복하는지 여부가 이후 시장 방향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인천·경기와 지방은 보합세를 보이면서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며 "매매와 전셋값은 서로 연동되므로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규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 같은 규제는 단기적으로만 효과가 있을 뿐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한강벨트' 등 수요 집중 지역을 위주로 한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한강벨트와 경부축 등 핵심 지역을 거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까지 가격 상승이 확산할 수 있다"며 "거래량은 줄어도 공급 부족과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이 있고, 정부 규제가 해당 지역 수요층의 매수 시점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반기 금리 인하 여부보다 실제 유동성 흐름이 중요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주담대 신규 취급액과 가계부채 연체율이 시장의 체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며 "미국 장단기 금리차와 원·달러 환율도 글로벌 자금이 한국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지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단순한 금리 수준보다 실제로 돈이 풀리고 있는지, 멈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를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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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론자마저 "집값 오른다"…부동산 규제? 완화? 李정부 성패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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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서울 집값이 1주 전보다 0.27% 오르며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0.19%→0.27%)은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 4주 연속 상승폭이 커지며 전국의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9월1일 0.08%→9월8일 0.09%→9월15일 0.12%→9월22일 0.19%→9월29일 0.27%로 상승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2025.10.02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냐, 완화냐' 갈림길에서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벌써 세 번째 대책 마련을 예고할 정도로 시장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표적 하락론자로 꼽히던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조차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상황이다.채 대표는 그동안 '집값 하락론자'로 불리며 시장에서 독특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올해 6월 27일과 9월 7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그는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정책은 시장 수급 현실과 괴리돼 있고, 결국 공급 부족과 수요 왜곡이 맞물려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그의 발언 직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불장(불붙은 장세)' 분위기가 확산됐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8% 상승하며 단독주택 대비 7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 14개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8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반등이 아니라, 규제와 공급정책의 한계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구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부동산은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출범 초기 민생 과제로 부동산 안정을 내세웠지만, 실제 시장 흐름은 정책 효과가 미미했음을 방증한다. 특히 집권 5개월 만에 벌써 세 번째 대책 마련이 거론된다는 점은 시장 불안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경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권에선 집값 안정 여부가 국정 평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가장 큰 딜레마는 규제만 하다 끝난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다시 밟을 수 있단 우려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집권 5년 동안 20여 차례의 규제 대책을 쏟아냈지만, 결과적으로 집값은 폭등했다. 다주택자 세금 강화, 대출 규제, 청약 강화 등 온갖 규제가 쏟아졌지만 오히려 매물 잠김과 공급 부족을 불러오며 가격 상승의 도화선이 됐다.
이재명 정부 역시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 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지난 9월 정부가 내놓은 공급대책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신규 주택 물량 확대, 공공·민간 협력 모델 도입,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됐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단순 규제 강화나 장기적 공급 청사진만으로는 단기 수급 불균형과 가격 불안을 잡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대출 규제 완화에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건설사 임원은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완화, 세제 조정, 정비사업 속도 조절 등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지금처럼 미온적인 공급 대책만으로는 집값 상승 압력을 꺾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권 전문가도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은 계속 어려워지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또 다른 가격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회복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이번에도 규제 일변도 정책을 내놓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 방안을 병행한다면 정책 신뢰 회복과 함께 시장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은 단순한 주거 문제를 넘어, 민생과 경제 전반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며 "출범 5개월 차 이재명 정부가 어떤 선택을 내놓을지에 따라, 향후 시장의 방향뿐 아니라 정권의 성패까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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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내성 생긴 부동산시장…"공급 부족·지연 구조적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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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 전문가 진단/그래픽=이지혜정부의 규제·공급대책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천장 없이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 공급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과열 양상이 진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휴 이후에도 과열 흐름이 지속될 경우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부동산 규제가 나오더라도 영향력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최근의 시장 흐름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집값 상승세가 서울 강남권 등 한강벨트, 입지 조건이 좋은 신축 대단지에 국한되고, 다른 지역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집중되는 일부 지역 외에 다른 수도권·지방 지역은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와 대출 규제 외에 주목할 변수로는 유동성·거래량·연체율·환율 등 복합적인 지표를 꼽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추석 이후 시장 심리 변화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았다. 서울 송파구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가 사실상 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은 "과거에는 대책이 발표되면 매매가격과 거래량이 곤두박질쳤지만, 요즘은 양상이 다르다"며 "장기 실거주 목적 수요가 주도하다 보니 고강도 대책이 나와도 시장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만약 추석 연휴 이후에도 거래량과 심리지표가 진정되지 않으면 규제지역 추가 지정이나 대출 총량 규제와 같은 후속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시기는 10월 중순~11월쯤이 유력하고, 마포구와 성동구 같은 급등지역은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시장 과열에 대해 구조적인 주택 공급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공급 확대 신호에도 착공에서 준공까지 시간이 길어 체감상 공급 절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매수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며 "서울에서는 신축·준신축 아파트 가격이 전고점을 넘는 등 과열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한 채를 산다면 서울을 산다'는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바뀌면서 주거비가 올라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더 좁아지고 규제지역 확대 가능성에 대한 불안까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 이후 가장 중요한 시장 지표는 거래량 변화를 꼽았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추석 이후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월 1만건 이상으로 회복하는지 여부가 이후 시장 방향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인천·경기와 지방은 보합세를 보이면서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며 "매매와 전셋값은 서로 연동되므로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규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 같은 규제는 단기적으로만 효과가 있을 뿐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한강벨트' 등 수요 집중 지역을 위주로 한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한강벨트와 경부축 등 핵심 지역을 거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까지 가격 상승이 확산할 수 있다"며 "거래량은 줄어도 공급 부족과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이 있고, 정부 규제가 해당 지역 수요층의 매수 시점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반기 금리 인하 여부보다 실제 유동성 흐름이 중요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주담대 신규 취급액과 가계부채 연체율이 시장의 체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며 "미국 장단기 금리차와 원·달러 환율도 글로벌 자금이 한국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지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단순한 금리 수준보다 실제로 돈이 풀리고 있는지, 멈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를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