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민심’ 들끓자 후속대책 패키지 만지작
언론기사2025.10.10
정부, 추가 부동산 대책 물밑 협의
DSR강화·규제지역 확대 유력 거론
세제강화는 ‘공시가격 현실화’ 무게



6·27 대출규제에 이어 9·7 공급대책이 발표됐음에도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가 후속 대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더 낮추고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부동산 세제 강화 카드도 나올 지 주목된다. 앞서 정부는 부동산 세제 관련 규제는 신중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출 더 조이고, 규제지역 확대하나=1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은 추가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물밑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추석 전에도 대응이 필요한 거 아니냐는 의견도 (내부에서)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장관은 당시 “전전 정부(문재인 정부)가 단발적 대응을 발 빠르게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서 “발 빠른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지만 큰 틀의 입장은 종합대책을 기본으로 가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혀 ‘종합대책’을 예고하기도 했다.

먼저 정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체계 내에서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다양하게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행 체계에서 금융권 DSR은 40%를 초과할 수 없는데, 이를 35%까지 낮추는 안을 검토중이다. DSR은 차주의 연간 소득 대비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이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금융당국은 그간 “소득의 40%를 대출 원리금 갚는데 쓰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디딤돌·버팀목 등 그동안 예외가 적용되던 정책대출까지 DSR 대상에 포함시키는 안 등도 검토 중이다. 이 사안은 이번 정부가 출범할 때부터 국정기획위원회가 검토한 유력한 국정과제 사안이기도 하다. 현재는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전세대출도 이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한도를 더 조이는 방안도 언급된다. 이재명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인 6·27 대출규제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지만, 서울과 경기도 주요 지역은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다. 이에 6억원에서 4억원으로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간 것으로 전해진다. 규제지역에 대한 대출 한도만 4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핀셋 규제’의 가능성도 언급된다. 문재인 정부가 시행했던 것처럼 주택이 특정가격을 초과할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를 적용, 대출을 일체 내주지 않는 안도 거론되지만 특정 가격선을 기준으로 규제할 경우 오히려 선수요를 자극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돼 우선순위에서는 다소 밀린 분위기다.

규제지역 확대도 유력한 방안 중 하나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돼 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피해 그 풍선효과가 미치고 있는 서울 성동구와 마포구까지 규제지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 과천시와 성남시 분당구 등도 주요 후보지다.

특히 국토부가 9·7 공급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에 대한 LTV 제한을 더욱 강화하면서 추가 지역 선정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기과열지구는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곳(1.5배)을 대상으로 지정 가능하며, 조정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 이상이면 지정 대상이 된다. 서울 내 대부분의 자치구는 이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규제지역에 더해 정부가 직권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을 추가 지정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토허구역에서 주택을 매입하면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갭투자가 차단되는 효과가 있다. 다만 토허구역 지정권자를 국토부 장관으로 확대하는 관련법 개정안은 일러야 내달 이후에나 국회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현재 시장 상황에 즉시 적용할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

▶‘보유세 강화’ 신중검토…현실화율·공정비율 상향조정 거론=대출규제와 규제지역 확대 외에도 국토부와 금융당국은 ‘보유세 강화’의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정작 주무 부처인 세제 당국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등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세제를 섣불리 꺼냈다가는 오히려 부동산값 폭등을 자초하면서 정권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계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실패한 근저에 ‘종합부동산세’가 자리 잡고 있다는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가능하면 세제는 부동산 시장에 쓰는 것을 신중히 추진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때문에 공시가격 현실화율 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간접적인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행령 개정 사안이어서 세법 개정 없이 가능하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