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부동산 대책, 전세대출마저 더 조이면?
언론기사・2025.10.14
대출 한도 낮췄지만 한강벨트 급등
"전세대출 조이면 주거비 부담 커져"
공급 대책은 오히려 시장 자극
규제 외에 유동성 분산 해야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 6월27일 가계대출 규제와 지난달 7일 내놓은 공급 대책에 이은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넉 달 만에 3번째 부동산 대책이 예고된 것이다.
공급 대책 이후 한 달 만에 추가 부동산 대책을 예고한 배경에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깔려있다. 이 같은 상승세가 서울 외곽과 경기도 등 주변 지역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규제 지역 확대와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및 전세 대출까지 잠그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출 규제가 오히려 시장 전반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세 대출을 잠근다면 임차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주거비 급등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주요 지역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대출 한도 줄여도 집값 올랐는데…전세 대출 잠그면?
14일 국토교통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확대, 대출한도 축소 등을 담은 종합적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관련기사: 김윤덕 "규제지역 확대 불가피…이번 주 대책 발표 목표"(10월13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주택을 매수할 때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은 40%다. 비규제지역에서의 LTV는 70%다.
정부는 대출한도를 더 조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현행 40%에서 35% 수준으로 내리는 방안이다. 아울러 수도권 전역의 주택담보대출한도는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이고 고가주택의 LTV는 0%까지 낮추는 규제안도 따지고 있다.
정부는 앞서 6.27 대책을 통해 강남3구와 용산구를 규제지역으로 묶고 수도권 전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다. 그럼에도 서울 고가주택 밀집지역의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더 강하게 규제를 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6·27 대책 발표 이후인 6월 다섯째 주부터 9월 다섯째 주까지 14주간 서울의 아파트값은 2.32% 올랐다. 이 기간 규제지역으로 묶인 용산구는 3.3%가 뛰었고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의 평균 상승률은 3.6%다. 서울 전체 상승률보다 높았다. 한강과 인접한 비규제지역인 성동구는 5.79%가 올랐다.
정부는 이 같은 집값 상승 배경에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전세대출도 DSR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전세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이동해 급격한 주거비 상승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의 목소리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 랩장은 "전세대출을 제한하면 관련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고 이는 급격한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는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을 만들겠다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는데 이걸 또 4억원으로 낮추면 오히려 실수요자 부담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이명근 기자 qwe123@규제 대상은 곧 똘똘한 놈, 유동성 분산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당장의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대출 규제 외에는 내놓을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와 시가 연달아 발표한 공급 대책은 되려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정부가 내세운 공공 중심의 9·7공급 대책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집값 상승세가 강해지면서 9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08%포인트 오른 0.27%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대책 비웃는 '서울 불장'…연휴 뒤 더 뜨거워졌다(10월11일)
서울시는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내세웠으나 이는 단기적인 집값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신축과 한강변 주거지에 대한 선호가 큰 탓이다.
집값의 단기 안정을 위해 수요 규제는 불가피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매수 신호로 받아들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규제 지역이 곧 미래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인식돼 자산가들이 몰리고 가격 상단을 더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에 규제 외에도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몰린 유동성을 분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추진부 수석전문위원은 "언제든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수 있는 단기유동자금 비율(M1/M2)은 지난 7월 기준 30%인데 이는 최근 3년 평균치(32.5%)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그런데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건 그쪽으로만 돈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특정 지역을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면 세금이나 대출에서 불이익이 있는데 시장에서는 '오를 만하니까 규제한다'는 인식이 퍼졌다"면서 "명확하고 일관된 신호 체계를 세워 이 같은 왜곡된 인식을 차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규제지역을 확대하다보면 결국 서울 전체의 진입장벽을 높인다"면서 "지금 지방의 자산가들은 서울에 집을 사지 않으면 큰일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규제 지역 확대는 서울 전체의 가격을 끌어내리기보다는 오히려 '똘똘한 한 채'의 위상을 공고히 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대출 조이면 주거비 부담 커져"
공급 대책은 오히려 시장 자극
규제 외에 유동성 분산 해야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 6월27일 가계대출 규제와 지난달 7일 내놓은 공급 대책에 이은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넉 달 만에 3번째 부동산 대책이 예고된 것이다.
공급 대책 이후 한 달 만에 추가 부동산 대책을 예고한 배경에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깔려있다. 이 같은 상승세가 서울 외곽과 경기도 등 주변 지역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규제 지역 확대와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및 전세 대출까지 잠그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출 규제가 오히려 시장 전반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세 대출을 잠근다면 임차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주거비 급등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주요 지역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대출 한도 줄여도 집값 올랐는데…전세 대출 잠그면?14일 국토교통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확대, 대출한도 축소 등을 담은 종합적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관련기사: 김윤덕 "규제지역 확대 불가피…이번 주 대책 발표 목표"(10월13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주택을 매수할 때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은 40%다. 비규제지역에서의 LTV는 70%다.
정부는 대출한도를 더 조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현행 40%에서 35% 수준으로 내리는 방안이다. 아울러 수도권 전역의 주택담보대출한도는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이고 고가주택의 LTV는 0%까지 낮추는 규제안도 따지고 있다.
정부는 앞서 6.27 대책을 통해 강남3구와 용산구를 규제지역으로 묶고 수도권 전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다. 그럼에도 서울 고가주택 밀집지역의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더 강하게 규제를 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6·27 대책 발표 이후인 6월 다섯째 주부터 9월 다섯째 주까지 14주간 서울의 아파트값은 2.32% 올랐다. 이 기간 규제지역으로 묶인 용산구는 3.3%가 뛰었고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의 평균 상승률은 3.6%다. 서울 전체 상승률보다 높았다. 한강과 인접한 비규제지역인 성동구는 5.79%가 올랐다.
정부는 이 같은 집값 상승 배경에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전세대출도 DSR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전세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이동해 급격한 주거비 상승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의 목소리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 랩장은 "전세대출을 제한하면 관련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고 이는 급격한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는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을 만들겠다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는데 이걸 또 4억원으로 낮추면 오히려 실수요자 부담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이명근 기자 qwe123@규제 대상은 곧 똘똘한 놈, 유동성 분산해야전문가들은 정부가 당장의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대출 규제 외에는 내놓을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와 시가 연달아 발표한 공급 대책은 되려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정부가 내세운 공공 중심의 9·7공급 대책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집값 상승세가 강해지면서 9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08%포인트 오른 0.27%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대책 비웃는 '서울 불장'…연휴 뒤 더 뜨거워졌다(10월11일)
서울시는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내세웠으나 이는 단기적인 집값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신축과 한강변 주거지에 대한 선호가 큰 탓이다.
집값의 단기 안정을 위해 수요 규제는 불가피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매수 신호로 받아들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규제 지역이 곧 미래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인식돼 자산가들이 몰리고 가격 상단을 더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에 규제 외에도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몰린 유동성을 분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추진부 수석전문위원은 "언제든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수 있는 단기유동자금 비율(M1/M2)은 지난 7월 기준 30%인데 이는 최근 3년 평균치(32.5%)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그런데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건 그쪽으로만 돈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특정 지역을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면 세금이나 대출에서 불이익이 있는데 시장에서는 '오를 만하니까 규제한다'는 인식이 퍼졌다"면서 "명확하고 일관된 신호 체계를 세워 이 같은 왜곡된 인식을 차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규제지역을 확대하다보면 결국 서울 전체의 진입장벽을 높인다"면서 "지금 지방의 자산가들은 서울에 집을 사지 않으면 큰일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규제 지역 확대는 서울 전체의 가격을 끌어내리기보다는 오히려 '똘똘한 한 채'의 위상을 공고히 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