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가려던 사람 동탄 가죠…15억 이하 아파트 더 오른다” [헤럴드머니페스타 2025]
언론기사2025.10.20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
“정책이 끊임없는 풍선효과 낳을 것”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다시 규제의 시대, 정비사업 지연”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지금 비싼 아파트, 더 비싸진다”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머니페스타 2025’에서 김인만(왼쪽)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대표, 김제경(가운데)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임세준 기자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머니페스타 2025’에서 김인만(왼쪽)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대표, 김제경(가운데)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임세준 기자“수원 장안구까지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으니, 광교에 가려던 사람은 동탄에 갈겁니다. 중랑구 사려고 했던 사람은 구리로 가고, 은평구·강서구 가려던 이는 김포나 일산으로 가겠죠. 정책이 끊임없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습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

헤럴드경제가 16~17일 양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주최한 ‘헤럴드머니페스타 2025’에서는 하루 전인 15일 발표한 정부의 주택 시장 안정 대책 때문인지, 부동산 투자 관련 강의에 유독 사람이 많이 몰렸다. 자리를 꽉 채워 뒷자리에 서서 듣는 청중도 있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은 정부의 새 대책에 따른 시장 변화에 대한 설명이 길어지면서 당초보다 강연 시간을 늘리기도 했다.

▶김인만 대표 “지방 자산가, 짐싸서 강남 온다”=‘2026년 살아남을 부동산 성공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인만 대표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지정한 ‘10·15 부동산 대책’이 서울 과밀 현상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지방 자산가가 서울에 갭 투자를 했지만, 앞으론 올라와서 살게 될 것”이라며 “굳이 강남에 살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까지 올라와 살게 되면 ‘살 집’은 더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풍선효과도 우려했다. 그는 “서울서 대출을 받아 18억원 규모 아파트 매수 계획이 있던 이들은, 대출 한도가 줄면서 15억 이하 아파트를 찾아갈 것”이라며 “규제지역 내에서도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2026년까지 시장은 ▷한강벨트 가치 공고 ▷경기도 경부 축 라인 강세 ▷수도권 강세 ▷지방 광역사 상위 20% 5분위 생존 등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2기 신도시 중에선 이외에도 광교, 동탄, 위례, 송도, 청라, 검단을 주목하라고 제언했다. 3기 신도시로는 교산, 왕숙, 창릉, 대장, 계양 등을 언급했다.

생애주기별로는 30대 때부터 소극적 내 집 마련을 시작하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40대는 적극적 내 집 마련, 50대는 포트폴리오를 수익형 부동산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60대에는 수익형 부동산을 확대한 뒤 70대에는 보유 부동산을 정리해 현금화하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김제경 소장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안될 것”=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성과 정비사업 시장의 영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김 소장은 “이번 ‘10·15 부동산 대책’ 발표로 ‘규제의 시대’가 다시 시작됐다”고 평가하면서 “정부가 서울 25개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3중 규제’를 적용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의지가 있었다면 정비사업 규제 도구인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피했어야 하지만, 오히려 확대 지정했다”고 비판했다. 도시정비법에 따라 투기과열지역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재당첨 제한 ▷조합원당 주택 공급 수 제한을 동시에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재건축 구역과 관리처분인가 단계를 넘은 재개발 구역은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게 된다. 거래는 가능하지만, 매수인은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고 현금 청산 대상이 돼 매수 실익이 사라진다.

김 소장은 “조합원 지위가 현금 청산으로 끝나면 해당 구역의 주택을 사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5년간 조합원 분양 재당첨 제한 조치도 정비사업 지연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서울에 정비사업 물건을 여러 채 보유하면 한 채는 분양 신청을 할 수 없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현금청산을 피하려면 한 채를 제외하고 모두 팔아야 하지만 전매 제한 때문에 매도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손발 묶어놓고 강제청산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합 운영의 어려움뿐 아니라, 구조적으로 공사비가 폭등하면서 정비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과거엔 평당 공사비가 500만~600만원 수준이었다면 이제 신규 수주는 평당 900만원부터 시작하며, 곧 평당 1000만원 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핵심 사업지를 제외하고 정비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조합원들에게 한강 조망 임대를 요구하는 등 과도한 ‘소셜믹스’ 강요도 정비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힌 건 사실상 정비사업을 추진할 의지를 꺾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국 교수 “100세 시대 부동산, 투자 아닌 생존”=‘브·역·신·뷰·초·평·대(브랜드·역세권·신축·뷰·초품아·평탄성·대장주)’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나도 상급지 가고 싶다’는 주제로 연 강연에서 집을 고르는 조건으로 이렇게 7개 기준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자산관리와 연계된 부동산 강의를 맡고 있으며, ‘책사컨설팅컴퍼니’에서 부동산 전문위원과 소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투자전략과 세금전략’이라는 저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규제 환경이 초래한 시장 왜곡을 짚으며 “결국 시장은 특정 지역만 살아남는 초양극화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경제학적 관점에서도 ‘상급지로 가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통화량은 2001년 이후 5배 늘었고, 돈의 가치가 떨어진 만큼 실물자산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했다”며 “서울 아파트는 10년마다 두 배씩 올랐다. 상급지는 계속 오르고, 더 많이 오르는 게 시장의 구조적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0년 전 1억원 아파트와 4억원 아파트의 차이는 현재 8억원과 32억원으로, 3억원 차이가 24억원으로 8배 이상 벌어졌다”고 했다.

이 교수는 “서울에서 ‘어디 사느냐’가 사회적 자산 가치의 기준이 된다”며 “면적보다 입지, 평형보다 브랜드와 역세권이 중요하다”며 “지하철역에서 내려 걸어도 숨이 차지 않을 정도의 거리·평탄한 지형·지역의 대장주 아파트가 상급지의 핵심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부동산원 홈페이지의 ‘부동산테크’를 참고하면 전국의 시·군·구·동 별 아파트 평균 가격이 나온다”며 “이를 토대로 지역의 상위 10개 아파트를 비롯한 대장아파트를 확인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실질적인 조언도 건넸다.

이 교수는 평형보다 입지를 우선하는 ‘다운사이징 전략’도 강조했다. “최근 지인이 구리역 인근 59㎡(이하 전용면적) 아파트를 팔고 잠실 리센츠 27㎡로 갈아탄 사례처럼, 평형 욕심을 내려놓고 상급지로 이동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집의 크기가 아니라 지역이 주는 가치가 자산의 기준이 된다”고 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한 30대 청중은 “부동산 규제가 많아도 늘 길은 있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다. 시장 변화 속에서도 구체적인 대안과 방향성을 제시해 현실적인 조언이 됐다”며 “2년 뒤 김포에 청약이 된 상황인데, 갭투자를 하고 평촌으로 이사를 가고 싶었으나 규제로 막힌 상황에서 작전을 다시 짤 용기가 생겼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끝으로 “100세 시대의 부동산은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며 “무주택자는 주택 매수에 적극 나서고, 다주택자는 상급지 갈아타기에 집중해야 한다. 언제 사느냐보다 어디에 사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승희·정주원·박로명·윤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