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수십억원 아파트 보유해놓고, 대출 말라고?”…‘내로남불’ 고위직에 ‘성난’ 민심
언론기사2025.10.22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지난 19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부읽남TV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번 대책을 주도한 정책 설계자들이 정작 본인들은 대출이나 전세를 끼는 등의 수법으로 강남에 수십억대 아파트를 보유해 ‘내로남불’ 논란이 일고 있다. 서민들에게는 대출을 자제하고 투기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자신들은 이미 이런 식으로 막대한 시세 차익을 얻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민심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1일 “국민에게는 ‘대출은 투기’라고 훈계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수십억 원대의 부동산을 보유하는 노골적인 위선과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유튜브에 나와 “돈 모아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고 밝힌 국토교통부 이상경 1차관이 대표적인 논란의 중심 인물이다.

이 차관은 배우자가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매하는 이른바 ‘갭 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차관의 배우자는 33억5000만원에 판교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현재 시세는 약 40억원으로, 1년 만에 6억원 가까운 차익을 냈다.

서민들에게는 ‘대출을 통한 매수는 투기’라며 경고한 이 차관 본인이 사실상 갭투자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으로 이번 10·15 부동산 대책 마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동산 정책 총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서초구 ‘서초래미안’ 146㎡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김 실장은 미국 워싱턴에 있는 세계은행에 선임이코노미스트로 부임하기 직전인 2000년 부부 공동명의로 극동아파트재건축 조합원 입주권을 4억원대에 구입한 뒤 이후 실거주하지 않았다. 지금은 금지된 ‘재건축 입주권’을 사들인 것이다.

이후 서초래미안 아파트로 재건축됐고 현재 이 아파트 같은 평수는 30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김 실장은 “완공시 국제기구 근무로 실거주가 불가능해 월세를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최근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의 집값 과열에 대응하고자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규제지역 지정 효력은 16일부터 발생한다. 사진은 1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이 밖에도 구윤철 경재부총리는 비슷한 시기에 서울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를 사서 수십억원대 차익을 봤다. 구 부총리는 2018년까지 대출을 끼고 최대 4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가 문재인 정부 시절 고위 공직자 대주택 처분 권고에 따라 이 중 3채를 매각했으며, 매각 대금만 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같은 단지를 대출 및 전세를 끼고 매입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2013년 개포동 주공1단지 아파트를 8억5000만원에 매입했으며 당시 전세를 끼고 3억5000만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40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민에게는 ‘빚 내서 집 사지 말라’며 훈계하면서, 자신들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부동산 자산을 불린 것은 노골적인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정책 책임자들이 서민의 내집 마련 기회를 막는 동시에, 본인들은 고가 아파트 시세 차익을 챙기는 구조가 돼버렸다”며 “도덕적 정당성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정책 따로 행동 따로인 현 상황에서는 어떤 대책도 시장에 통하지 않는다”며 “집값 안정의 키는 서민의 희생이 아닌 정책의 진정성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모(42)씨는 “아파트 투기꾼들이 정책을 맡고 있는데 아파트 가격 급등을 막을 수 있겠냐”며 “자기들은 시세차익 얻어놓고 국민들에겐 집 사지 말라면 누가 믿고 따르겠느냐”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