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억 내리면 팔릴까요?” 강북 재건축 성산시영, 규제 직격탄 [부동산360]
언론기사2025.10.25
조합설립 이후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19일까지 급하게 거래 체결 후 가격 떨어져

23일 찾은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의 모습. 윤성현 기자

““19일(일요일)까지 인근 부동산 다같이 열기로 합의 봤어요. 급하게 팔아야 될 분들이 워낙 많았어요”서울 마포구 성산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정부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특히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주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지가 영향을 받고 있다. 그 여파로 재건축 추진이 한창인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에서도 최고가 대비 2억원 이상 낮은 ‘급매’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성산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5일부터 급매도와 급매수 수요가 맞아떨어져 거래가 쉬지않고 잇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소유주 가운데 다주택자가 많아 처분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곧 있을 조합설립 인가 전에 매매 절차를 마쳐야 했기 때문에 시세보다 낮게 나온 물건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산시영아파트는 규제 적용 직전인 15일 하루에만 10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재건축의 경우 조합설립 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돼 사실상 매매가 불가능하다.

성산시영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추진위원회 단계에 있지만, 오는 11월 2일 조합설립총회를 열고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조합설립이 인가되는 이후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막히는 만큼, 사실상 ‘막차 거래’를 서둘렀던 것이다.

A대표는 “성산시영아파트는 평형대별로 성산유원, 성산선경, 성산대우 등으로 나뉘어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이 중 59㎡(이하 전용면적)로 가장 넓은 성산유원의 미신고 최고가가 16억원이었지만, 15일에는 14억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0㎡ 규모의 성산선경과 성산대우 역시 이전 최고가가 각각 13억5천만원, 13억원이었는데, 같은 날 11억원선으로 하향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성산시영아파트 단지 내 걸린 시공사 홍보 플래카드. 성산시영아파트는 오는 11월 2일 조합설립총회를 앞두고 있다. 윤성현 기자

성산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또 “11월 2일 조합설립총회 이후 인가가 신속히 날 가능성이 높아,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으려면 그 전에 잔금을 모두 치러야 한다”며 “최근에 매수한 사람들이 통상 2~3개월 걸리는 잔금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마무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씨는 “규제 발표 이후에도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는 20일 전까지는 갭투자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가가 약 3억원 수준인 반면 매매가격은 13억원 안팎이라, 최소 10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했다”며 “실제 거래의 대부분은 여유 자금을 보유한 30·40대 젊은 투자자들이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성산시영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단지 내 거래량이 크게 늘고, 시세도 기존 대비 30% 이상 상승하며 신규 유입된 조합원이 많다”며 “마포구가 규제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을 미리 인지하고, 소유주들과 인근 공인중개업소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매매 계약을 사전에 준비하고 유의사항을 알리는 등 혼선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8월 이후부터 10월 24일까지 성산시영아파트의 신고된 매매 거래 건수는 총 99건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조정대상지역 지정일인 16일 이후에 취득할 경우, 다주택자는 2주택일 때 취득세 8%, 3주택 이상이면 최대 12%까지 중과된다”며 “양도세 비과세를 받기 위해선 2년 실거주 요건도 의무화되는 등 세제상 유인이 15일에 거래가 집중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김 소장은 “규제지역 내 재건축은 조합원 1인당 1주택만 공급이 가능해 다주택자의 경우 현금청산 위험까지 있어, 결국 15일에 거래가 몰릴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