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품귀에 치솟는 전·월세가…임대차 시장 불안정 심화 전망
언론기사2025.10.25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줄고 가격 상승
보증부 월세 증가, ‘전세의 월세화’로 월세가 상승
전문가들 “‘입주 가뭄’ 서울 아파트 전·월세 더 오를 것”

“2년 전 서울 강서구 일대 전용 84㎡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5억원대 정도였는데, 지금은 매물이 줄었고 시세도 6억~7억원대까지 올랐어요. 대신 보증금 1억원당 월세를 40만원으로 전환하는 보증부월세(반전세) 거래가 많이 늘었어요.”(서울 강서구 A 부동산중개법인 대표.)

“4년 전 월세로 임차 계약을 맺고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2년 연장해서 살고 있었는데 집주인으로부터 최근 월세를 올려서 새 계약서를 쓰자는 연락을 받았어요.”(서울 영등포구 주민 B씨)

지난 1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 매물이 잠기고 향후에도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임차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759건이다. 지난해 10월 23일 3만1397건의 전세 매물이 나왔던 것에 비하면 약 21.1%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2년 연속 상승세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2~2025년 실거래가 기준 아파트 평균 전세금액 현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2022년 5억3710만원에서 2023년 5억3580만원으로 내린 뒤 지난해 5억7480만원, 올해 5억9040만원으로 2년 연속 올라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이 맞물려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지난 6월 28일부터 청년층이 이용하는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를 청년의 경우 2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신혼부부(수도권)는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각각 줄였다. 수도권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90%에서 80%로 낮췄다. 지난 10월 15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10·15대책)에서는 그동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제외됐던 1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자 상환액을 반영하도록 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연립·다주택 등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발생한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시장 수요가 아파트로 집중됐다”며 “2017~2018년 등록임대사업자 활성화 대책에 따라 8년간의 의무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시기가 올해부터 내년에 몰리기 때문에 전세가격은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전세 수요 유입을 제한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반전세 매물이 증가하고,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가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서울의 경우 본격적인 입주 가뭄 시기에 접어들었고, 10·15대책으로 전세 보증금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갭투자)도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전세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은 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보증금 제외 표본 가구 기준)은 144만3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134만3000원)과 비교하면 7.4% 오른 것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도 역대 최고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9.7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전세 대출 규제 강도를 높이는 등 전세 시장을 위축시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며 “향후 금리 인하로 전세 대출 금리가 내려가면 다시 월세로 몰렸던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특히 입주 물량이 적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형석 교수는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은 매물이 얼마 없기도 하고, 향후 계약갱신청구권이 최대 9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는 생각에 집주인들이 전세 가격을 대폭 올릴 것”이라며 “결국 전·월세 임차인의 주거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