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주거 사다리…노원·중랑·도봉·금천구 전세매물 반토막
언론기사・2025.10.26
'규제지역 임차료 최저' 경기 수원 장안구도 전월세 신고가 속출
버팀목·디딤돌 실행액 1년 새 14조원 증발…"사다리 정상화해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와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초강력 주택 수요 억제책으로 평가받는 6·27대책과 10·15대책으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가 흔들리고 있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대책에 이어, 서울 25개 구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묶은 10·15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더욱 줄며 무주택 실수요자라고 하더라도 자가 구매가 요원해졌다.
또 6·27대책은 신혼부부 등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 대출인 디딤돌(주택구입자금대출)·버팀목(전세자금대출) 한도마저 축소했고, 수도권·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도 하향하며 일반 전세 수요에 대한 대출 문턱도 높였다.
여기에다 10·15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함께 묶여 세를 낀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자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월세화가 가속하며 전월세값 동반 급등세가 심화하고 있다.
계층간 사다리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아파트 전세 매물 2년 새 서울 23%·경기 45% 감소 26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의 전세 매물은 2만4천898건으로, 2년 전인 2023년 10월 25일 3만2천242건 대비 22.8% 줄었다.
특히 노원구(-55.1%), 중랑구(-54.6%), 도봉구(-51.8%), 금천구(-51.3%) 등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외곽 지역에서 매물이 50%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의 전세 매물 감소율은 서울보다 2배가량 높은 44.6%로 집계됐다.
현재 규제지역 37곳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와 전월세값이 가장 저렴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경우 이 기간 전세 매물이 982건에서 278건으로 71.7% 급감했다.
아울러 10·15대책 발표 이후 규제지역에서 전월세 가격 불안도 현실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화서역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107.74㎡는 지난 18일 보증금 8억3천만원(5층)에 전세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이 면적 전셋값 역대 최고가로, 2023년 4월 18일 계약된 전세 보증금 7억100만원(5층) 대비 2년 6개월 새 약 1억3천만원 오른 금액이다.
같은 지역에서 단지별로 월세도 솟구치고 있다.
화서역현대벽산 전용 59.95㎡는 지난 18일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110만원(5층)으로, 수원SK스카이뷰 전용 122.689㎡는 지난 21일 보증금 7천만원에 월세 230만원(36층)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같은 단지 내 동일 면적의 월세 기준으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은 "매매 자금 대출 한도 축소에 따라 당분간 임대차 시장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토허구역 지정으로 세를 낀 매물을 팔지 못하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월세 가격을 올려 임차인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이는 결국 임대차 시장의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1∼3분기 정책대출, 작년 동기 대비 3분의 1 사라져 무엇보다도 정책대출의 한도 축소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약화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3분기(1∼9월) 버팀목·디딤돌 대출 실행액은 작년 동기 대비 13조9천554억원(33.2%) 감소했다.
1년 새 정책대출의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이는 정부가 6·27대책을 통해 정책대출을 연간 공급 계획 대비 25%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두드러졌다.
버팀목 대출은 작년 3분기(7∼9월) 6조113억 원에서 올해 3분기 2조8천771억 원으로 52.1% 급감했다.
디딤돌 대출은 같은 기간 7조7천405억원에서 4조7천251억원으로 38.9% 줄었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한 주민은 "2년 전 청년 버팀목 전세대출을 받아 입주했으나 은행에서 목적물 담보 부족을 이유로 기한 연장을 거절했다"며 "결국 비싼 월세를 계약하고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를 믿고 주거 사다리에 올라탔지만, 2년 만에 걷어찬 느낌"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책대출은 서민 실수요자 대상이라 주택 가격 상승과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국은행 등은 '유동성 공급이 주택시장 전체를 밀어 올린다'는 분석을 내놨다"며 "결국 국토부는 시장 관리 차원에서 정책대출을 일정 부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금융 논리가 주거 정책의 목적을 압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정책대출 공급만은 다시 기회의 사다리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자금대출((CG)
[연합뉴스TV 제공]
redflag@yna.co.kr
버팀목·디딤돌 실행액 1년 새 14조원 증발…"사다리 정상화해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와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초강력 주택 수요 억제책으로 평가받는 6·27대책과 10·15대책으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가 흔들리고 있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대책에 이어, 서울 25개 구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묶은 10·15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더욱 줄며 무주택 실수요자라고 하더라도 자가 구매가 요원해졌다.
또 6·27대책은 신혼부부 등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 대출인 디딤돌(주택구입자금대출)·버팀목(전세자금대출) 한도마저 축소했고, 수도권·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도 하향하며 일반 전세 수요에 대한 대출 문턱도 높였다.
여기에다 10·15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함께 묶여 세를 낀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자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월세화가 가속하며 전월세값 동반 급등세가 심화하고 있다.
계층간 사다리 (PG)[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아파트 전세 매물 2년 새 서울 23%·경기 45% 감소 26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의 전세 매물은 2만4천898건으로, 2년 전인 2023년 10월 25일 3만2천242건 대비 22.8% 줄었다.
특히 노원구(-55.1%), 중랑구(-54.6%), 도봉구(-51.8%), 금천구(-51.3%) 등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외곽 지역에서 매물이 50%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의 전세 매물 감소율은 서울보다 2배가량 높은 44.6%로 집계됐다.
현재 규제지역 37곳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와 전월세값이 가장 저렴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경우 이 기간 전세 매물이 982건에서 278건으로 71.7% 급감했다.
아울러 10·15대책 발표 이후 규제지역에서 전월세 가격 불안도 현실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화서역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107.74㎡는 지난 18일 보증금 8억3천만원(5층)에 전세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이 면적 전셋값 역대 최고가로, 2023년 4월 18일 계약된 전세 보증금 7억100만원(5층) 대비 2년 6개월 새 약 1억3천만원 오른 금액이다.
같은 지역에서 단지별로 월세도 솟구치고 있다.
화서역현대벽산 전용 59.95㎡는 지난 18일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110만원(5층)으로, 수원SK스카이뷰 전용 122.689㎡는 지난 21일 보증금 7천만원에 월세 230만원(36층)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같은 단지 내 동일 면적의 월세 기준으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은 "매매 자금 대출 한도 축소에 따라 당분간 임대차 시장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토허구역 지정으로 세를 낀 매물을 팔지 못하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월세 가격을 올려 임차인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이는 결국 임대차 시장의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1∼3분기 정책대출, 작년 동기 대비 3분의 1 사라져 무엇보다도 정책대출의 한도 축소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약화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3분기(1∼9월) 버팀목·디딤돌 대출 실행액은 작년 동기 대비 13조9천554억원(33.2%) 감소했다.
1년 새 정책대출의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이는 정부가 6·27대책을 통해 정책대출을 연간 공급 계획 대비 25%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두드러졌다.
버팀목 대출은 작년 3분기(7∼9월) 6조113억 원에서 올해 3분기 2조8천771억 원으로 52.1% 급감했다.
디딤돌 대출은 같은 기간 7조7천405억원에서 4조7천251억원으로 38.9% 줄었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한 주민은 "2년 전 청년 버팀목 전세대출을 받아 입주했으나 은행에서 목적물 담보 부족을 이유로 기한 연장을 거절했다"며 "결국 비싼 월세를 계약하고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를 믿고 주거 사다리에 올라탔지만, 2년 만에 걷어찬 느낌"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책대출은 서민 실수요자 대상이라 주택 가격 상승과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국은행 등은 '유동성 공급이 주택시장 전체를 밀어 올린다'는 분석을 내놨다"며 "결국 국토부는 시장 관리 차원에서 정책대출을 일정 부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금융 논리가 주거 정책의 목적을 압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정책대출 공급만은 다시 기회의 사다리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자금대출((CG)[연합뉴스TV 제공]
redflag@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