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4000만원씩 나가요"…직장인 연봉이 월세 된 아파트 [돈앤톡]
언론기사2025.10.27
"매달 직장인 연봉만큼 나간다"…초고가 월세 확산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올해 월세 최고가
일반 시장서도 '전세의 월세화' 가속…"부담 확대"
서울 성동구 성수동 고가 주택들의 모습. 왼쪽부터 갤러리아포레,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사진=한경DB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초고가 월세가 확산하고 있다. 핵심지 초고가 아파트 중에선 월세가 무려 4000만원으로 책정된 사례도 나왔다. 매달 직장인 연봉 수준의 금액이 나가는 셈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이달 24일 기준)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월세는 8만936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월세 1000만원을 웃도는 거래는 187건에 달했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맺어진 월세 계약은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갤러리아포레'에서 맺어졌다. 이 단지 전용면적 241㎡는 지난 6월 보증금 1억원, 월세 4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이 면적대는 2023년 62억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진 이후 임대차 계약이 없었다.

갤러리아포레는 2008년 분양 당시 3.3㎡(평)당 4535만원으로 최고 분양가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2011년 입주했고 전용 167~271㎡ 대형 면적으로만 구성됐다. 현금자산 100억원 이상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마케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트리마제,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더불어 성수동 초고가 시장을 이끄는 '3대장' 아파트 가운데 한 곳이다. 배우 김수현, 가수 지드래곤 등 다수의 연예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포레에 이어 다음으로 높은 가격에 월세 거래가 이뤄진 곳은 같은 동에 있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다. 이 단지 전용 198㎡는 지난 4월 보증금 5억원, 월세 37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또 이 단지 전용 200㎡는 보증금 5억원, 월세 3000만원 계약이 3월 다수 이뤄졌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배우 전지현이 사들이기도 한 아파트다. 전지현은 2022년 9월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64㎡를 130억원에 사들였다. 전지현 말고도 배우 손지창·오연수 부부, 주상욱·차예련 부부, 이제훈, 가수 샤이니 태민 등이 이 아파트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06㎡ 보증금 10억원·월세 3000만원 △용산구 한강로3가 '센트럴파크' 전용 237㎡ 보증금 3억원·월세 2500만원 △서초구 반포동 전용 181㎡ '래미안원펜타스' 보증금 4억원·월세 2400만원 등 성동구와 용산구, 서초구, 강남구 등을 중심으로 초고가 월세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을 신고한 근로자 1인당 평균 급여는 4332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119만원(2.8%) 늘었다. 근로자들의 1년 급여가 매달 주거비로 들어가는 셈이다.

초고가 월세 시장은 통상적인 월세 시장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자산가들의 전략적인 선택과 맞물려 맺어지는 계약이 많아서다. 큰 자금이 전세 보증금으로 묶이는 데 따른 비효율성, 고가 주택을 여러 가구 보유하는 데 따른 세금 부담 회피 등이 월세를 선택하는 이유다. 또 개인보다는 법인이 주로 월세를 활용한다는 의견도 많다. 임직원 체류비 등 비용처리가 가능한 부분이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월세 시장은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부동산 시장에선 특이한 영역이라고 봐야 한다"며 "월세 상승으로 주변 지역에 영향은 줄 수 있겠지만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로 일반 실수요자들의 시장에서도 월세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830건(24일 기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1435건에서 6605건(21.01%)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는 1만8415건에서 2만231건으로 1816건(9.86%) 늘었다.

임차인이 최대 9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까지 발의됐다. 범여권은 계약갱신청구권 횟수를 기존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갱신 시 임대차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해 최대 9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최대 4년(2+2년)인 임대차 기간을 최대 9년(3+3+3년)으로 확대하는 데 있다. 이를 두고 집주인들은 "한 번 세를 주면 10년을 줘야 하는데 대체 누가 전세를 놓겠느냐. 전세를 없애려는 법안 아니겠나"라고 푸념하고 있다.

계약갱신 기간이 늘어나면 전세 거래가 낮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계약갱신청구권(4년 보장) 도입 직후 전·월세 거래량은 평균 25% 감소했다. 특히 전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졌다. 신규 전셋값도 약 9~11% 급등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갭투자(전세 낀 매매)를 막겠다는 취지로 전세대출 등에 제동을 걸면서 전세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다"며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할수록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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