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강북 최대 사업지 '적신호'…삐걱대는 성수2지구, 전망은
언론기사・2025.10.30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조감도/ 사진=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서울 강북권 최대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이하 성수2지구)가 시공사 선정 첫 관문에서 좌초했다. 당초 삼성물산·DL이앤씨·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으나 입찰이 무산되면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성수2지구 시공사 선정 입찰에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조합의 강도 높은 입찰 조건과 내부 갈등이 겹치며 대형사들조차 참여를 포기했다는 관측이다. 재입찰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사비와 분담금 상승 등 조합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656번지 일대에 위치한 성수2지구는 서울숲과 한강변을 아우르는 강북권 핵심 주거지 개발 프로젝트다. 약 13만㎡의 부지면적에 지하 5층~지상 65층, 2609가구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1조7800억원 규모로 '강남 못지않은 한강 조망권 랜드마크'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물산,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 '3강 구도' 속에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되며 시장의 기대감이 컸다. 지난 9월 개최한 현장설명회 당시만 해도 삼성물산,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9개 건설사가 참여해 '흥행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입찰 마감 직전 주요 대형사들이 잇따라 불참을 통보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입찰 포기를 공식화했고 나머지 주요 건설사들도 잇달아 발을 뺐다. 여기에 조합 측에서 단독수의계약 방식을 금지하고 경쟁입찰 원칙을 내세우면서 마지막까지 입찰 의지를 보였던 DL이앤씨도 결국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제2지구 정비사업개요/그래픽=윤선정이번 입찰이 무산된 배경에는 조합이 제시한 과도한 입찰 조건이 꼽힌다. 조합은 △입찰보증금 1000억원 전액 현금 납부 △컨소시엄 불허 △책임준공 확약 등을 의무화했다. 통상 대형 재개발 사업의 보증금 규모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고강도 조건'이라는 평가다.책임준공 확약 조항 역시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자재비·인건비가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공사비 인상분을 조합이 보전하지 않는 구조라면 손실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면서 리스크가 크거나 조건이 과도한 사업은 외면당하는 추세다. 압구정 등 강남권 대형 사업지에서도 입찰 포기 사례가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조합 내부 갈등도 변수였다. 일부 조합원들은 입찰 지침과 선정 절차를 둘러싸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이 내홍을 겪으면서 '불안정한 사업 환경'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건설사들의 리스크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보증금 1000억원을 현금으로 묶는 것은 원금 뿐 아니라 이자까지 고려했을 때 자금 운용상 부담이 크다"며 "성수지구의 사업성은 여전한 만큼 보증금 정책과 책임준공 조건을 일부 조정하고 컨소시엄을 허용하는 등 현실적인 접근을 열어준다면 다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합은 내부 검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재입찰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합 재정비, 입찰 조건 완화와 공사비 재조정, 시공사 제안서 검토 등 후속 절차를 고려하면 이미 최소 수개월 이상 지연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성수2지구 물론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구역 전체 개발 흐름에도 안갯 속이다. 최근 성수 1지구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역시 기존 입찰 공고 취소 후 재입찰 공고를 내는 등 혼선을 빚고 있고 성수3지구 역시 조합이 선정한 설계안이 정비계획과 맞지 않아 관할 지자체로부터 '설계자 선정 취소 명령 및 고발 예고' 공문을 받는 등 잡음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금융권 신용 평가나 향후 분양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에 한 부동산 중개인은 "조건을 강화해 조합원 이익을 지킨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이 멈춰버렸다"며 "이대로면 전체 일정이 1년 이상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