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또 집 팔아라?” 부동산 시장 불안에 ‘다주택 승진 제한’ 또 거론
언론기사・2025.10.31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고위 공직자 주택 논란
국감서 다주택 승진 제한·부동산 백지신탁 검토 등 언급
이 대통령 경기도지사 시절 다주택자 인사 감점
재산권 침해·실효성 등 해결할 문제 있어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 단지./뉴스1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확산되자 다주택 공직자의 승진 제한 카드가 5년 만에 다시 소환됐다. 최근 주택 정책을 입안하는 공직자들의 갭투기(전세를 낀 매매) 논란 등이 불거지자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주택 공직자의 승진을 제한하라는 지적이 야당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다만 재산권 제한, 실효성 등을 고려할 때 다주택 공직자의 승진 제한 또는 부동산 백지신탁 제도 도입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9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의 “다주택 공직자 승진 제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에 얘기했다”라며 제도 도입을 검토해보라는 질의에 대해 “당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정책 반영 여부는 의견 수렴한 후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이 “이 대통령이 2020년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요청했고, 심지어 입법까지 요청한다고 했다”며 “정부입법으로 추진해보겠나”라고 질의한 데 대해 김 장관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부동산 백지신탁제도는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 등이 주거용 1주택을 제외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다만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항공의 날’ 행사장에서 다주택 공직자 승진 제한이나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등은 국토부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주택 공직자 승진 제한과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이 언급된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에 따른 것이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실수요자조차 대출 등을 통해 집을 구매하기 어려워지면서 이번 정책을 마련한 고위 공직자들의 주택 보유 과정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은 대출이나 갭투자 등을 통해 고가 주택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역풍을 맞았다. 결국 이 전 차관은 갭투자 논란과 “시장이 안정화되면 집을 사라”는 발언으로 사임했다. 이후 야당에서는 “정책 입안자들이 갭투자나 대출을 통해 집을 사놓고서 서민들을 보고 투기꾼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다주택 공직자 승진 제한이 거론된 것은 5년여 만이다. 2020년 집값 급등기에도 정부에서는 다주택 공직자의 주택 매각을 권고했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주택이 여러 채일 경우 승진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정책을 만드는 공직자의 청렴성을 강화해 정책의 신뢰도를 높여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결정이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연이은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은 물론 국장급 공직자들까지 주택 매각을 권고했다. 당시 정 전 총리는 “금방 지나갈 상황이 아니다. 심각한 상황이고 고위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꼭 필요한 시기가 됐다”며 “다주택자는 하루빨리 매각하도록 조치하라”고 한 바 있다.
당시 지자체에서도 다주택자 승진을 제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인 2020년 ‘다주택 인사감점’을 선언한 바 있다. 경기도는 2021년 1월 1일자 4급 이상 승진 인사에서 다주택자를 단 한 명도 승진시키지 않았다. 다만, 현재 경기도는 다주택자의 승진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서울시 역시 지난 2021년 다주택자, 위장전입 및 범죄경력자 등에 대해 원칙적으로 고위공직자 승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성범죄, 음주운전 등은 공직사회의 도덕성 및 시민 신뢰와 직결돼 있어 한층 엄격한 인사 검증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다주택자 공직자 승진 제한을 언급했지만 이를 재도입하기까지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의 청렴성 강화를 통해 부동산 정책의 설득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겠지만, 일괄적으로 공직자의 재산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5년 전 고위 공직자에 대한 다주택 처분 권고가 있었을 당시 집을 처분하지 않은 공직자들도 다수 있었던 만큼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백지신탁 등 공직자의 주택 처분을 강제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 때문에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주택자 승진 제한 등을 통해 주택 매각을 독려하거나 권유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직보다 집을 택할 가능성이 있고 유능한 인재들이 관직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국감서 다주택 승진 제한·부동산 백지신탁 검토 등 언급
이 대통령 경기도지사 시절 다주택자 인사 감점
재산권 침해·실효성 등 해결할 문제 있어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 단지./뉴스1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확산되자 다주택 공직자의 승진 제한 카드가 5년 만에 다시 소환됐다. 최근 주택 정책을 입안하는 공직자들의 갭투기(전세를 낀 매매) 논란 등이 불거지자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주택 공직자의 승진을 제한하라는 지적이 야당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다만 재산권 제한, 실효성 등을 고려할 때 다주택 공직자의 승진 제한 또는 부동산 백지신탁 제도 도입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9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의 “다주택 공직자 승진 제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에 얘기했다”라며 제도 도입을 검토해보라는 질의에 대해 “당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정책 반영 여부는 의견 수렴한 후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이 “이 대통령이 2020년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요청했고, 심지어 입법까지 요청한다고 했다”며 “정부입법으로 추진해보겠나”라고 질의한 데 대해 김 장관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부동산 백지신탁제도는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 등이 주거용 1주택을 제외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다만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항공의 날’ 행사장에서 다주택 공직자 승진 제한이나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등은 국토부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주택 공직자 승진 제한과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이 언급된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에 따른 것이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실수요자조차 대출 등을 통해 집을 구매하기 어려워지면서 이번 정책을 마련한 고위 공직자들의 주택 보유 과정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은 대출이나 갭투자 등을 통해 고가 주택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역풍을 맞았다. 결국 이 전 차관은 갭투자 논란과 “시장이 안정화되면 집을 사라”는 발언으로 사임했다. 이후 야당에서는 “정책 입안자들이 갭투자나 대출을 통해 집을 사놓고서 서민들을 보고 투기꾼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다주택 공직자 승진 제한이 거론된 것은 5년여 만이다. 2020년 집값 급등기에도 정부에서는 다주택 공직자의 주택 매각을 권고했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주택이 여러 채일 경우 승진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정책을 만드는 공직자의 청렴성을 강화해 정책의 신뢰도를 높여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결정이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연이은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은 물론 국장급 공직자들까지 주택 매각을 권고했다. 당시 정 전 총리는 “금방 지나갈 상황이 아니다. 심각한 상황이고 고위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꼭 필요한 시기가 됐다”며 “다주택자는 하루빨리 매각하도록 조치하라”고 한 바 있다.
당시 지자체에서도 다주택자 승진을 제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인 2020년 ‘다주택 인사감점’을 선언한 바 있다. 경기도는 2021년 1월 1일자 4급 이상 승진 인사에서 다주택자를 단 한 명도 승진시키지 않았다. 다만, 현재 경기도는 다주택자의 승진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서울시 역시 지난 2021년 다주택자, 위장전입 및 범죄경력자 등에 대해 원칙적으로 고위공직자 승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성범죄, 음주운전 등은 공직사회의 도덕성 및 시민 신뢰와 직결돼 있어 한층 엄격한 인사 검증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다주택자 공직자 승진 제한을 언급했지만 이를 재도입하기까지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의 청렴성 강화를 통해 부동산 정책의 설득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겠지만, 일괄적으로 공직자의 재산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5년 전 고위 공직자에 대한 다주택 처분 권고가 있었을 당시 집을 처분하지 않은 공직자들도 다수 있었던 만큼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백지신탁 등 공직자의 주택 처분을 강제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 때문에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주택자 승진 제한 등을 통해 주택 매각을 독려하거나 권유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직보다 집을 택할 가능성이 있고 유능한 인재들이 관직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