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아니고 전셋값이라고?” 서울 아파트 전세 3년 만 최고치 [부동산360]
언론기사2025.10.30
서울 전세 중위가격 5.7억으로 상승
서울 전세 수급지수도 4년 만에 최고치

서울 노원구 수락산역 인근 한 부동산.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닿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연이어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대출을 묶고 실거주 의무를 부여했는데 결과적으로 임대차 시장 유통물량 감소를 가져온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 입주 물량 감소로 이미 전세 매물이 급감한 상황에서, 부동산 대책 여파로 전세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평균 5억7333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5억6833만원) 대비 503만원 오르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 동기(5억4667만원)와 비교하면 4.9%(2666만원) 올랐다. 이는 2022년 11월(5억7667만원)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중위가격은 아파트 전세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위치한 값으로, 고가·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에 비교적 덜 영향을 받는 지표다. 지난 3월까지 보합 수준이었으나 4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서더니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곧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전세를 찾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중위 전세가격 상승은 강남 11개구 아파트 단지들이 주도했다. 이달 강남 11개구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6억5167만원으로, 전월(6억4833만원)과 비교해 334만원 상승했다. 전년 동기(6억1833만원) 대비로는 5.4%(3334만원) 뛰었다. 지난 3월(6억2417만원)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문제는 앞으로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도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전세 매물 부족을 드러냈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이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7.7로 전달(154.2)보다 3.5포인트 올라 2021년 10월(162.2)이후 가장 높다. 전세수급지수(0~200)는 100을 기준으로 클수록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세 매물을 구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지난 ‘6·27 대책’으로 수도권 전세퇴거자금대출 한도가 1억원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불가능해 전세 물건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신규 입주 물량이 부족한 현상이 심화하고, 아파트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집에 머물려고 하는 전세 안주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은 이미 예고돼 있으며, 이에 따른 반전세와 월세 전환 경향은 점차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혼부부 등 신규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신규 입주 물량 감소까지 겹쳐 전세시장 수급 불균형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