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부동산 정책 어떻게 된단 거야?” 국토부·서울시·정치권 엇박자 [부동산360]
언론기사2025.10.31
국토부·서울시, 토허구역 견해차 ‘지속’
재초환 폐지 입장도 여당 내부서 엇갈려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 명확하고 일관돼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초고강도 수요억제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의 엇박 행보가 지속되며 시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대출규제 적용 대상 등 주요 정책과 관련한 주체 간 메시지가 엇갈리는가 하면, 일부 정책은 시행 기준이 번복되는 등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토허구역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민원에 대해 “현재 정부의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대출규제 정책 및 그 기준의 수립, 시행은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 중앙정부에서 실시해 시 차원에서 직접 해결하기 어렵다”며 “시 차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토허구역 운영 형평성 등 부동산 대책에 대해 필요시 국토부 등 관계부처에 건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 전역 및 경기 12개 지역에 대한 토허구역 지정은 중앙정부 차원의 판단이었다고 재차 선을 그은 것이다.

부동산 정책 방향을 같이 해야 할 중앙정부와 서울시는 대책 발표 직후부터 대립각을 세워왔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 전역 토허구역 지정을 국토부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8일 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노·도·강,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강서·중랑구 등 집값 상승률이 높지 않은 지역에 대해선 토허구역 해제를 건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토허구역 지정 대상을 둘러싼 정부와 지자체 간 견해차가 여전해 혼선을 부추기는 양상이지만 정책 공조의 당사자인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식 면담은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일전에 (오 시장과의 면담)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시장에게 급한 일정이 있어 다음 달로 연기했다”며 “서울시장과 만나 대화를 해본 뒤 구청장들과 만나는 계획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2026년도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조만간 국토부 장관과 만나 서울시와 긴밀히 호흡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같은 날 김 장관과 오 시장이 각각 성동구 성수1구역, 구로구 가리봉2구역 정비사업 현장을 찾았지만 공급 방안에 대한 정부여당과 서울시 간 시각차가 또 한 번 드러났다. 김 장관과 함께 성수1구역을 찾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유휴부지 공급 및 그린벨트 해제’ 등을 언급한 반면, 오 시장은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재초환 폐지 여부에 대한 여당과 정부의 입장도 며칠 새 뒤바뀌며 정책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당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는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확정된 건 아니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재초환을 대폭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다”고 열린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28일 전 수석최고위원이 “일부 의원의 개별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한 데 이어 김 장관은 전날 ‘재초환 폐지는 투기 광풍을 불러올 조치’라는 지적에 대해 “많은 부분 공감한다”고 했다.

더욱이 ‘집값 떨어지면 사면 된다’는 발언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의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논란과 더불어 고위 관료들의 부동산 보유 여부가 정쟁의 대상이 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실질적 공급책에 대한 고민은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 정치권, 지자체가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국민 입장에서는 서울시든 정부든 모두 같은 국가기관”이라며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한 목소리여야 혼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대처하되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또한 “결국 부동산 시장은 불안감과 신뢰의 문제인데 수급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엇박자가 나니 국민들 입장에선 ‘어떤 방향으로 가려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이 부동산 대책의 방향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갖고 공급을 꾸준히 하되 최대한 시장 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