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화, 청년층에 직격탄… 전세 씨말리는 정책 중단해야
언론기사・2025.11.03
국토부 장관도 ‘월세 시대’ 인정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확산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에 대해 “상당히 오랜 기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 사기와 임차 수요자의 선호 변화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대출 한도 축소나 실거주 의무화 같은 정부 정책의 부작용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시장의 흐름이라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 시절만 해도 여권 인사가 월세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정도로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이제는 부동산 정책 주무 부처 장관마저 ‘월세 시대’를 공식화하기에 이른 셈이다.
실제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율은 2020년 40% 수준에서 최근 62.6%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급격한 월세화가 초래할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다. 전세는 집주인에겐 사실상 무이자 대출 역할을 해 주택 공급 활성화에 기여했다. 임차인에겐 목돈을 묶어두는 일종의 강제 저축 효과를 제공해 내 집 마련으로 가는 사다리 역할을 했다. 전세의 월세화는 이 사다리를 붕괴시켜 결국 주거 초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박상훈
◇주거비 지출, 월세가 전세의 2.5배
통계청의 최신 가계 동향 조사(2023년)에 따르면, 전체 소비 지출에서 주거비 비율은 자가 및 전세 거주 가구는 8.5%인 반면, 월세 거주 가구는 21.5%로 배 이상 높다. 똑같이 100만원을 쓴다고 가정할 때, 전세로 사는 사람이 매달 13만원씩 주거비 측면에서 이득인 셈이다. 월세 거주자는 그만큼 자산을 형성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는 전체 지출의 19.7%를 주거비로 쓰는 반면, 상위 20%(5분위)는 주거비 비율이 8.5%였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전세의 월세화 추세는 2023년 이후로도 계속 됐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월세로 옮기는 순간 청년들은 종잣돈 모으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계층 상승의 희망을 잃게 된다고 경고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같은 정책으로 인해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아파트 월세가 치솟는다”며 “시장 양극화로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게 되면서 경제 활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확대·바우처 투 트랙 전략 필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시장적 정책으로 전세 소멸을 더 이상 가속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특히 전세 사기 위험이 낮은 서울 등 인기 지역의 아파트까지 전세 공급을 옥죄는 정책을 남발하면 상대적으로 소득 여유가 있는 가구도 월세로 밀려나 주거 불안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공급을 유지시켜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계층에겐 주거 사다리를 복원시키고, 그보다 취약한 계층은 주거비를 보조해주는 식의 ‘투 트랙’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과거에도 대출 규제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 적은 없다”며 “전월세 시장만 자극하는 이 규제들은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거 급여(바우처) 제도가 있다. 하지만 실제 임차료와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현금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월세 폭탄을 맞은 취약 계층에겐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등 선진국은 실질 소득과 임차료를 기준으로 정률 지원하는 방식이다. 김경민 서울대 교수는 “미국처럼 주택 관련 예산의 절반을 주거비 지원 바우처에 편성하는 등 공적 지원 규모를 혁신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확산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에 대해 “상당히 오랜 기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 사기와 임차 수요자의 선호 변화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대출 한도 축소나 실거주 의무화 같은 정부 정책의 부작용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시장의 흐름이라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 시절만 해도 여권 인사가 월세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정도로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이제는 부동산 정책 주무 부처 장관마저 ‘월세 시대’를 공식화하기에 이른 셈이다.
실제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율은 2020년 40% 수준에서 최근 62.6%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급격한 월세화가 초래할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다. 전세는 집주인에겐 사실상 무이자 대출 역할을 해 주택 공급 활성화에 기여했다. 임차인에겐 목돈을 묶어두는 일종의 강제 저축 효과를 제공해 내 집 마련으로 가는 사다리 역할을 했다. 전세의 월세화는 이 사다리를 붕괴시켜 결국 주거 초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박상훈◇주거비 지출, 월세가 전세의 2.5배
통계청의 최신 가계 동향 조사(2023년)에 따르면, 전체 소비 지출에서 주거비 비율은 자가 및 전세 거주 가구는 8.5%인 반면, 월세 거주 가구는 21.5%로 배 이상 높다. 똑같이 100만원을 쓴다고 가정할 때, 전세로 사는 사람이 매달 13만원씩 주거비 측면에서 이득인 셈이다. 월세 거주자는 그만큼 자산을 형성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는 전체 지출의 19.7%를 주거비로 쓰는 반면, 상위 20%(5분위)는 주거비 비율이 8.5%였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전세의 월세화 추세는 2023년 이후로도 계속 됐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월세로 옮기는 순간 청년들은 종잣돈 모으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계층 상승의 희망을 잃게 된다고 경고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같은 정책으로 인해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아파트 월세가 치솟는다”며 “시장 양극화로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게 되면서 경제 활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확대·바우처 투 트랙 전략 필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시장적 정책으로 전세 소멸을 더 이상 가속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특히 전세 사기 위험이 낮은 서울 등 인기 지역의 아파트까지 전세 공급을 옥죄는 정책을 남발하면 상대적으로 소득 여유가 있는 가구도 월세로 밀려나 주거 불안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공급을 유지시켜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계층에겐 주거 사다리를 복원시키고, 그보다 취약한 계층은 주거비를 보조해주는 식의 ‘투 트랙’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과거에도 대출 규제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 적은 없다”며 “전월세 시장만 자극하는 이 규제들은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거 급여(바우처) 제도가 있다. 하지만 실제 임차료와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현금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월세 폭탄을 맞은 취약 계층에겐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등 선진국은 실질 소득과 임차료를 기준으로 정률 지원하는 방식이다. 김경민 서울대 교수는 “미국처럼 주택 관련 예산의 절반을 주거비 지원 바우처에 편성하는 등 공적 지원 규모를 혁신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