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해제는 언제?… 전문가들 “집값 상승률 낮은 지역 당장 해제해야”
언론기사2025.11.03
내년 말 지정 기간이지만 해제 가능성 ‘요원’
송파구 15% 오를 때, 도봉구 0%대 상승
법적으론 지자체장 요구시 해제할 수 있어
“유동성·공급부족에 집값 안정 쉽지 않아"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업계는 해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내년 12월 31일까지로 지정기간을 명시했지만, 해제 그 이후의 혼란을 생각하면 토허구역이 그때 풀릴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집값이 낮은 일부 지역에서는 즉시 해제를 주장하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최대한 빨리 조치하지 않으면 토허구역 해제가 요원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3일 서울시구청장협의회와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구청장협의회가 지난 22일 정부에 ‘토지거래허가제 전면 재검토’를 공식 요청하는 공동 성명을 낸 이후 토허구역 해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당시 구청장협의회는 15개 자치구의 구청장이 사인한 성명문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성명에는 강남·서초·송파·용산·마포·광진·양천·영등포·동작·강동·동대문·중·종로·서대문·도봉 등의 자치구가 참여했다.

그래픽=손민균
다만 구청장협의회 차원에서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경기 의왕시 역시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허구역 지정을 모두 재검토해달라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의 주택 매수자는 계약 후 4개월 안에 잔금, 등기, 입주를 모두 마쳐야 하며 최소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토허구역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적용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토허구역 지정은 투기적 거래가 늘거나 개발계획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의 경우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면 전국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누적상승률은 5.66%로 전국(0.11%)과 격차가 크다.

다만 서울시 내 구별로 누적상승률의 격차는 더욱 크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송파구 15.22% ▲ 반면 누적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곳은 ▲도봉구 0.42% ▲중랑구 0.44% ▲금천구 0.78% 등으로 0%대에 머문다. 강남3구가 서울시의 전체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지역자체단체장이 요구하면 토허제 해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행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지자체장이 허가구역 해제 또는 축소를 요청할 경우, 정부가 그 사유를 인정하면 지체 없이 해제하거나 축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는 토허구역이 일단 지정된 이상 해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국정감사에 출석해 “토지거래허가제는 지정은 쉽지만 해제는 매우 어렵다. 지정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해제를 추진하면 시장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서울시 올해 2~3월 강남3구 일부 지역에 지정됐던 토허구역을 해제하면서 잠실동, 대치동 등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던 사례가 있다.

지난 26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역 인근 한 부동산 안내판이 비어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승률이 미미한 지역을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토허구역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토허구역의 가격 제한 효과가 미미한데다, 상승률 격차가 큰 지역에 모두 똑같은 규제를 거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기 전 구리시와 고양시, 김포시, 화성시(동탄) 등도 토허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했지만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토허구역을 걸 만큼 높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더군다나 토허구역 지정기간인 내년 말 이를 해제할 정도로 서울 전역의 집값이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시중 유동성은 늘고, 아파트는 공급부족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은행은 네 차례에 걸쳐 연 3.50%였던 기준금리를 2.50%까지 내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4만6738가구에서 내년 2만8614가구로 40% 가량 줄어든다. 2027년에는 8516가구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금 당장 토허구역을 축소 조정하는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말 토허구역 연장 여부를 재검토 하겠지만 한번 지정한 이상 풀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아파트에 대한 토허구역 지정이 효과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주택 실수요자한테는 내 집 마련 기회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상승률이 미미한 지역에 한해 토허구역을 빨리 해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다만 풍선효과를 고려해 서울 전역의 집값 안정세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남3구, 용산구에 대한 토허구역 지정으로 마포구, 광진구, 강동구 등 여타 한강벨트 지역에 수요가 몰렸던 만큼 전반적인 집값 안정세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허구역은 집값 상승률이 확인이 됐기 때문에 지정이 된 것인데, 이 요건이 일단 해소가 돼야 한다”면서 “여론이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을 해제해야 한다고 해서 풀어준다는 건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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